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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영욱 Sep 20. 2023

추파춥스

(2021년 시산맥 신인문학상 당선작)


입술이 달려간다, 


사랑을 받으러 

혀를 밀고 들어간다, 


맛의 자기장으로 

추파! 


불알을 꼭 쥐고 

두드리는 

수, 금, 지, 화, 목, 토, 천, 해, 


한 옥타브

실로폰의 행성들 


살살 녹는 이것은 사탕이 아닌 사랑

색깔로 흥행을 점치는 이것은 사탄이 아닌 사랑


발상의 궤도부터 다른 

삐딱한 달리*처럼  

입자가속기에 태양계를 넣고 

돌린다


혓바닥의 미뢰로 떨어진

별똥별은 

쪽, 쪽, 터져  

운석들의 달달한 스캔들은 

은하수로 

쫙쫙~

퍼져


두 볼이 부푼다,


젖꼭지를 빠는 힘으로 

알을 삼킨

아이들의 꿈이 팽창한다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여름 들판의 사탕수수처럼 

사르르 녹는 사카린의 핵융합으로

붉은 데이지의 꽃술과 고양이 성운의 푸른 눈에 

침을 바른 거짓말로 완벽하게 포장되는  


삼킬 수 없는 추문! 

살릴 수 없는 추락!


명왕성의 심장이 두 쪽으로 갈라진다 

이빨 빠진 아이들이 문상 온 날, 


이것은 끈끈한 설탕의 죽음

이것은 뼈대만 남은 태양의 주검 


실눈 뜬 아이들 머리 위로 

개미떼가 몰려든다 









*막대사탕 ‘추파춥스’의 포장지 로고를 데이지 꽃으로 디자인한 살바도르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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