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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축플래너 Aug 26. 2022

내 인생을 바꾸는 황금열쇠

스타크래프트

내 인생의 황금 열쇠를 찾는데 왠 뜬금없이 스타크래프트 게임 제목이 나왔냐고? 내 배틀넷 아이디는 [TorBo]-Jung 6,000천 승 1,000패의 전적을 가지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게임 고수였다. 나는 버블버블 같은 예전 추억의 오락실 아케이드 게임에서부터 인터넷 온라인 게임을 포함하여 바둑이나 장기 같은 잡귀에 능했다. 그런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로 사회생활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을 받았으며, 소중한 친구를 얻었다. 하찮은 온라인 게임이라도 활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우연한 기회에 인생의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그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스타크래프트란 1998년 겨울 미국의 블리자드사가 만든 인터넷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대한민국의 PC방 문화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온라인 게임이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으며, 그때 당시 활약했던 일부 프로게이머들은 지금도 유튜브를 통하여 실시간 게임 영상을 제공하며 활동하고 있다. 




나도 한 때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빠져서 소위 말하는 고수의 반열에 올랐으며, 단골이던 PC방 사장은 내가 게임하는 것을 보고 프로게이머로 전향할 의향은 없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인터넷 상에서 서로 얼굴도 나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만나 팀을 이루어 협력하면서 상대팀하고 전투를 벌인다는 것은 1998년 당시에는 정말 온라인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획기적인 게임이었다.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게임에 접속할 때 나타나는 괴물 같은 저그 종족의 여성 모델의 첫 장면에 웅장함을 더한 음악이 "두 둥"하고 울릴 때면 긴장과 설렘으로 가슴이 뛸 정도였다. 게임에 얼마나 몰입을 하였으면 자다가 다크 템플러에게 가위를 눌렸던 적도 있었다. 아무튼 천안 쌍용동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근무할 때였는데 현장일이 끝나자마자 함께 근무했던 건축 기사들과 PC방으로 다시 출근을 하였고 게임은 12시까지 계속되었다. 이후 시간은 흘러서 점차 스타의 인기도 시들해지고 바쁜 직장생활로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거의 잊고 지냈다. 




2008년 도에 강원도 원주 연세대 기숙사 신축 현장에 발령을 받아 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건축 설계와 공사 감리는 우리나라에서 3대 건축 설계회사인 간삼 건축에서 맡고 있었다. 기숙사 신축 공사가 진행된 지 6개월이 지나서 내가 현장에 투입이 되었는데 시공자인 우리 회사와 공사 감리를 맡고 있는 간삼 건축과의 사이는 공사 진행 중에 여러 가지 사연으로 인하여 틀어져 있었고, 그로 인해 공사 진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상황이었다. 간삼 건축의 건축 감리자를 알아보니 나하고 나이가 같은 갑장이었고, 공사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서로 친해질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했다. 그 다리를 놓아준 게 바로 스타크래프트 게임이었다. 공사 현장에 근무한 지 한 달 정도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스타크래프트 게임 이야기가 나왔다. 건축 감리자는 자기가 스타 고수라며 한 때 날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녁내기로 5판 3 선승제를 하자고 제의하였다. 그날 현장 일을 마치고 시공사 vs 감리 회사 타이틀로 저녁 내기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진행하였고, 결과는 5판 5승으로 끝났다. 




대한민국에 건축 감리자한테서 저녁과 술을 얻어먹은 시공사가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라. 그것도 자연산 회에 2차 노래방까지 풀코스로 접대를 받은 적은 아마 없을 것이다. 게임으로 술자리까지 이어졌지만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오해가 있는 부분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여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타지에서 같은 건축 기술자가 한 현장을 위해 만났으니 앞으로 남은 공사기간 동안 서로 힘을 합치기로 하였으며 친구가 되기로 하였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서로의 진실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었고, 서로 건축 기술적인 문제에 있어서 힘을 합쳐서 잘해보자는 대화의 장을 열어준 것이다. 기숙사 신축 현장은 그날 이후로 준공할 때까지 감리 회사와 협력하여 무사히 완료할 수 있었다. 그리고 건축 감리는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서로 공사에 대한 자문을 구하며 친구로 지내고 있다. 




나에게 지금까지 했던 온라인 게임 중에서 어떤 게임을 가장 좋아하냐고 물어본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스타크래프트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게임을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온라인 게임이 내 인생에 소중한 친구와 인생에 도움을 주었듯이 게임이 되었든 사소한 지식이나 기술이 되었든 우연한 기회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잘 활용하라는 것이다. 개똥도 언젠가는 쓸모가 있듯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하찮은 능력도 사용하기 나름이다. 좋은 책을 읽어도 마음속에만 간직하고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기억에만 남아있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처럼 자신이 가진 능력을 잘 활용하여 인생을 바꾸는 원동력이 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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