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 3. 글을 마치며
'송당일경' 제주 프로젝트를 마치고 꿈꾸던 삶을 즐기고 있다. 새소리에 눈을 뜨고 세화 해변의 한 카페에서 에메랄드 빛의 바다를 보며 모닝커피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가끔은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착각마저 든다. 1년 전만 해도 빽빽한 빌딩 숲과 교통 체증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현장으로 향했는데 어느새 빌딩들은 온데간데없고 초록색의 나무 숲과 멀리 바다가 보이는 돌담 길 사이로 막힘없는 도로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성산일출봉이 코앞에 있는 작은 포구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 같다. 일몰 무렵 주변에 어둠이 깔리고 하늘이 오렌지 색으로 붉게 물들어 갈 때면 제주도 태초의 원시적인 풍경이 이랬을까 하는 상상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삶이 내 인생에 있어서 잠깐 동안이 아닌 앞으로 계속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과 함께 '송당일경' 건축 이야기라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5월 건축 공사를 마무리하고 준공 서류를 준비하면서 글쓰기 도전을 시작하였는데 역시 건축 엔지니어인 나에게는 어려운 도전이었다. 하지만 제주에 내 열정과 진심이 담긴 첫 프로젝트인 '송당일경'에 대한 추억을 글로 남기고 싶었다. '송당일경'에 함께한 모든 작업자들을 하나하나 떠올리고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글을 쓰게 한 원동력은 제주를 사랑하여 제주에 집을 짓는 모든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여기에 내 속마음 속의 한 가지 바람을 추가하자면 제주에 짓는 모든 집이 제주스러움을 담고 제주에 어울리는 집으로 지어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그 지역에 어울리는 건축이 가장 아름다운 건축이다.'라는 말은 세계의 유명 건축가들이 내는 한 목소리다. 따라서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제주에 가장 아름다운 자신의 집을 짓기를 바란다. 끝으로 제주도에 첫 프로젝트로 인연을 맺어준 '송당일경' 주인장 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또한 '송당일경' 집짓기 작업에 참여한 모든 작업자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특히 제주도의 강풍, 비바람, 폭설 등 최악을 경험한 골조 김팀장에게는 고마움을 넘어 미안한 마음이다. '송당일경'이라는 제주도 농어촌 민박업을 위한 펜션이 제주를 찾은 여행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추억을 안겨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제주도를 사랑하여 제주도에 집을 짓고 제주도에서 꿈꾸던 삶을 원하는 모든 분들에게 늘 행운이 함께하시길 바라며 제주도 집 짓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집을 짓는 건축가로서 가장 감동을 받을 때는 그 집에 주인들이 처음 입주하여 행복한 표정을 보여줄 때입니다. 농어촌 민박업은 제주를 찾은 여행객들을 위한 숙소입니다. '송당일경' 여행객이 남긴 방문록에서 저는 보람과 행복을 느낍니다. 그중에 하나의 글을 소개하며 '송당일경' 건축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송당 송당..... 이름도 이쁜 송당일경.
평화롭고, 조용하고,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힐링되는 곳이었습니다. ♥
하나하나 신경 쓰신 게 온몸으로 느껴지는 공간.....
제주에 오면 꼭 꼭 꼭 다시 오려구요...
그때까지 지금처럼만 있어다오 송당일경~~~~
이곳에 오시는 분들 모두 이쁜 추억 마니 만드시고 행복하세요 ♥ 24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