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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덕부자 되고 싶어요.

그가 변하였다 2

by 버츄리샘

"대희야~ 선생님 진짜 감동해서 울컥했어."


9월 말 운동회를 앞두고

계주 반대표를 뽑는 날입니다.

아이들이면 대부분 너무나 되고 싶어 하기에

적절하게 수준을 나눠 예선을 치르고

결선에서 한 명을 뽑아 나름 공정한 방법으로 진행합니다.

그런데 이 날 대희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희는 줄넘기나 달리기를 잘 못합니다.

그래서 그 시간이 되면 얼렁뚱땅 넘어가거나

배가 아프다며 달리기를 피하곤 하였지요.

그러던 대희는 미덕으로 조금씩 용기와 끈기의 미덕을 꺼내 줄넘기시간에도 예전보다는 열심을 내었습니다.

그런 대희가 참 대견해서 칭찬해 주었고요.

그런데 이번 계주 반대표 뽑는 예선에서

대희가 뛰기 시작할 때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운동화도 아닌 크록스를 신고 뛰는 대희가

예선 1등의 뒤를 바짝 쫓아가는 게 아니겠습니까?

저만 놀란 게 아니더군요.

아이들도 놀라

"선생님 대희가 ㅇㅇ이를 거의 따라잡았어요~~"

하며 놀란 눈으로 대희를 바라보았습니다.

오늘 대희는 우리가 알던 대희가 아니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뛰어가는 대희 뒷모습을 보는데

얼마나 가슴이 울컥하던지요.

"와 우리 대희는 미덕을 꺼내서 또 자신을 변화시켜나가고 있구나. 진짜 우리 반 미덕 VIP가 맞았네."


얼마 전 일기에서 미덕 카드를 주제로

일기를 썼는데 아이는 본인의 대표(잘 꺼내는) 미덕도 잘 알고 있었고 성장(꺼내야 할) 미덕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부족한 끈기의 미덕을 꺼내야겠다더니

바로 실행에 옮기는 멋진 친구였습니다.


자존감 수업에서도 아이는 하루의 목표에 미덕부자 되기라고 쓸 정도로 미덕교육을 사랑하고 노력하는 아이입니다.


그런 모습에 저는 항상 감동받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대희의 변화들의 근간을 보면 결국 스스로 자신을 믿어주고 용기 내어 미덕을 꺼냈던 순간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아이의 모습은 미덕교육이 얼마나

영혼을 만지고 소생케 하는 교육인지 또 깨닫게 됩니다.


대희가 3학년 마치는 날까지 또

어떤 미덕들을 꺼내 저희를 놀라게 해줄까요?

저는 매일매일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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