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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 D Dec 22. 2022

오늘은 아빠꿈꿨으면.

2022년 12월 21일의 일기



나 닮아서 호나 둘 다 비염과 알레르기가 있는데 부쩍 추워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감기까지 겹쳐서 

재채기 콧물이 엄청나다.

정규수업 후 호 나를 픽업해 늘 다니던 병원으로 갔는데 진료를 안 하는 날이라고...

호연이에게 미리 예약 안 해서 닫힌 줄도 몰랐냐며 잔소리를 들었다. 쳇.

다른 병원을 갔더니 앉을 곳도 없이 사람들이 꽉 차서 감기 안 걸린 사람도 거기에 있으면 걸릴 것만 같았다.

더군다나 지금 접수하면 대기 2시간 이라며 접수하시는 분이 피곤에 절은 얼굴로 말하시는데 알았다고 하고 그냥 나왔다.

마지막으로 간 병원은 대기 1시간이라서 그냥 기다리기로 했는데 호나는 잽싸게 와이파이 비번을 찾아 넣고 게임을 얼마나 재밌게 하든지.

기다리는 건 한 시간인데 진료는 둘이 합쳐 2분... 실화인가.


호나 크리스마스 선물 배송 온 걸 포장하다가 문득 내가 6학년 때 아빠에게 선물 받았던 도장이 생각났다.

그때 아빠는 도장 파기에 푹 빠져 있으셨다.

아빠가 하시던 작은 공장 사무실 안 아빠 책상 위에는 여러 가지 조각도와 나무조각을 잡아주는 클램프, 한쪽눈에 끼던 돋보기 등이 있던 게 생각난다.

아빠는 독학으로 가족들에게 도장을 파서 주셨는데 받고 어린 마음에 이게 뭔가 실망했었지만, 학교에 가져가 우리 아빠가 파줬다면서 도장을 여기저기 찍으며 자랑했었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살 수 있는 요즘, 딸에게 주기 위해 도안을 그리고 직접 나무에 새기고 찍어보고 수정하고 찍어보고 수정하고 다듬어서 선물해 주신 아빠의 하나뿐인 도장은 너무나도 사랑이 가득한 선물이었다.

오래전 하늘나라 가신 아빠가 무척 보고 싶어졌다.


하루종일 작업실에 있다 보면 커피나 차를 자주 마시는데 3~4잔이 넘어가면 그날은 잠을 잘 자지 못한다.

차를 디카페인류로 사다 놓긴 하지만 은근히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오늘도 아무 생각 없이 먹다가 4잔이나 먹었는데 아무래도 밤에 일찍 잠들긴 힘들 것만 같다ㅜㅜ


오늘은 

호 나와 병원투어를 했고 호나 크리스마스선물을 포장하다가 아빠가 보고 싶어 졌고 카페인과다로 오늘밤 잠이 들긴 힘들 것 같다.

잠들면 꿈에 아빠 나왔으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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