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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파파 Mar 29. 2023

그 해 겨울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다

그 해 겨울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그리고 자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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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마치고 논술시험을 위해 처음 학교를 방문했던 날, 지하철역에서 시험장인 공학관으로 올라가는 길에 쌓인 눈과 질척이던 도로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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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새터 참석으로 이모 집 잠실주공 3단지에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걸어갔던 석촌호수 보행로와 산처럼 쌓여있던 눈. 그리고 입학식이 열린 체육관 화단에 쌓인 하얀 눈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던 배우 김민정을 기억한다. 실제로 보니 화면보다도 훨씬 더 얼굴은 작고 눈은 큼지막했다. 옆에 걸어가던 같은 과 동기는 올해 우리와 함께 최지우 배두나 김민정 이동건 버거소녀 양미라 등등이 입학했다고 얘기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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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열리고 개막을 앞둔 3월 말 저녁. 분명 봄인데 음 지금 봄 맞는데, 하숙집에 앉아 TV를 틀고 창밖을 보니 진눈깨비 같은 눈발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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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서울은 눈이 많이 내리는 도시. 시간이 지났지만 눈 내리는 날에는 그때 공기 질감과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올해 겨울은 눈이 자주 내리고 날씨도 유난히 추워서 예년보다 자주 스무 살 그 해가 생각난다. 그때는 몰랐다. 이모 집에서 코엑스 방향으로 차 타고 가며 봤던 종합운동장이 그저 올림픽유산이 아니라, 나 같은 사람이 지금처럼 날마다 운동하는 곳일 줄은. 그리고 눈 내리는 날에는 아무 계획과 일정 없이 즐겁게 뛸 수 있어 더 좋다며 함박눈과 함께 조깅하고 행복해할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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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고, 경험해야 할 여행이란다.”(Life ia a journey to be experienced, not a problem to be solved.)

<Winnie the Pooh, 곰돌이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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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늘은 30분 조깅과 1000m 5회. 분명 훈련 플랜이 있지만, 의지만 있다면 실내 트레드밀에서도 뛸 수 있지만, 오늘만큼은 숙제와 프로그램은 잊어버리고 그냥 밖에서 즐거워하며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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