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마라톤 06. 항공편과 메트로 등
방금 전 구입한 찰리패스를 리더기에 가까이 가져가니 삑 소리가 나며 지하철 개찰구가 열린다. 엑스포장을 나와 숙소로 이동할 때 가장 먼저 구입했던 건 7일짜리 무제한 교통카드인 찰리패스였다. 2024년 4월 현재 기준 $35. 터치리스 신용카드가 있다면 찰리패스 구입이 필요 없는데, 내가 가진 카드는 터치리스 기능이 있지만 오랜 기간 사용으로 IC칩 등 고장인지 먹통이라 찰리패스를 구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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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2호선이 생각나는 그린 라인을 주로 이용하여 숙소와 대회장을 다녔는데, 그린 라인 전철 생김새가 지하철보다는 샌프란시스코의 케이블카 트램과 같은 모양에 더 가까웠다. 속도는 느리고 공간은 비좁지만 휴먼스케일이 느껴지는 내부 분위기는 묘하게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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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시내는 찰리패스를 이용하여 대부분 편리하게 이동 가능하다. 첫날 숙소 이동, 대회 하루 전 하버드 캠퍼스 투어와 이탈리안 식당가 이동, 홀푸드마켓, 대회 당일 셔틀버스 탑승장으로 가는 것과 숙소 복귀, 그리고 보스턴 마지막날 암트랙 탑승 장소인 사우스 스테이션으로 이동까지 보스턴 전철은 매우 유용하고 찰리패스는 필수이다. 보스턴 내 이동은 별 것 없다. 패스를 준비하고 구글맵을 이용해 인근 정거장과 환승 정보 등을 검색하는 아주 조금의 수고만 한다면 전혀 어려움 없이 돌아다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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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비행 편은 나의 경우 뉴욕 인, 뉴욕 아웃으로 뉴욕 왕복 직항을 예매하였다. 어리덩님은 나와 비슷하게 역시 뉴욕 인, 아웃으로 예매하였고 다만 어리덩님은 아시아나 항공, 나는 에어프레미아 항공을 이용하였다. 에어프레미아를 선택한 건 가격과 뉴욕 동선 때문이었다. 우리 팀은 보스턴 일정 후 뉴욕으로 이동하여 나머지를 보내고 귀국하는 것이었고 대부분 보스턴 인, 뉴욕 아웃으로 예약하였다. 나는 뉴욕 인, 아웃으로 에어프레미아를 이용하는 것이 보스턴 인, 뉴욕 아웃의 편도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왕복권 구입이 가능하여 이것으로 선택했다. 항공사 마일리지가 쌓이는 카드를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아내와 아이를 놔두고 혼자 마라톤 여행을 온 것이라 나의 편의를 위해 돈을 쓸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제한된 예산에 조금이라도 아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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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아 항공을 예매할 때는 처음 들어보는 항공사라 외국 장거리 저가 항공사인줄 알았다. 잘못된 소문을 듣고(?) 기내식도 없는 것으로 착각하여 대회 앞두고 반강제로 체중 감량 되겠다고 생각하였는데, 그건 근거 없는 정보였고 블로그 등을 찾아보니 뉴욕 노선은 편도마다 2회 식사 제공하는 멀쩡한(?) 항공사였다. 뒤늦게 알았는데 국내 항공사라고 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과정에서 독과점 이슈로 미항공당국 인허가 문제가 걸려있어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항공사였다. 태생적인 배경과 신생 항공사라는 특성 때문에 굉장히 공격적인 가격으로 마케팅이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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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아 이용 편의성은 개인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웠다. 이코노미 좌석인데도 좌석 간격이 넓어 장시간 비행에도 불편하지 않았다. 이 정도 좌석 간격도 불편하다 생각하는 분이라면 어쩔 수 없이 돈 많이 벌어서 비즈니스나 퍼스트 클래스를 이용하셔야 할 듯하다. 뉴욕 노선의 경우 식사 2번 제공되고, 많지는 않지만 영화와 TV 프로그램들도 준비되어 있어 구색은 잘 갖추어져 있다. 승무원 모두 한국 분이고 친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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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아 뉴욕 노선은 뉴어크/뉴왁 공항을 이용한다. Newwark, 이걸 에어 프레이마 홈페이지에는 뉴어크라고 표기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뉴왁이라고도 써놓았는데 뭐가 맞는지 몰라 그냥 뉴어와(ㄹ) 크라고 읽었더니 나 자신도 틀리지 않은 것 같아 기분 좋고 미국 사람들도 알아들으니 여러모로 좋았다. 역시 짬뽕과 짜장면 뭘 먹고 싶을지 모를 때에는 짬짜면. 후라이드 양념 반반은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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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왁 공항은 뉴욕이 아닌 바로 옆동네 뉴저지에 위치해 있다. 공항에서 뉴욕 맨해튼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NJ trasit 뉴저지 트랜싯 열차를 이용한다. 뉴왁 리버티 인터내셔널 에어포트 트레인 스테이션(여기서는 줄여서 트레인 스테이션이라고 한다)에서 NJ trasit을 이용하여 뉴욕 펜스테이션 Penn station으로 이동하는데 편도 $16이다. 블로그에서 봤던 내용으로는 불과 몇 달 전 15.6으로 봤는데 여기도 인플레이션 물가 공포가 가득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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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아 탑승/도착이 이루어지는 뉴왁 공항 터미널 B에서 트레인 스테이션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에어 트레인 Air Train이라는 공항 내 순환열차를 이용한다. 무료이다. 터미널 B에서 트레인스테이션으로 가기 위해서는 터미널 C 정거장과 P4(4번 주차장) 정거장을 거쳐서 가는데, 에어트레인마다 어떤 건 터미널 C까지만 가고 어떤 건 P4까지만 가는 것들도 있다. 플랫폼에 있는 직원에게 트레인 스테이션으로 간다고 말하면 이번에 타면 될지 다음에 타면 될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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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트레인은 거의 24시간 동안 촘촘한 배차 간격으로 운행된다. 터미널 B에서 트레인 스테이션까지는 대략 10분 정도 소요된다. 트레인 스테이션에서 NJ transit을 이용해 뉴욕 펜스테이션으로 가는 건 편도 $16이고, 빨간 노선 또는 파랑 노선 열차를 타고 뉴욕으로 가면 되는데, 평일에는 5 시대부터 첫차가 있지만 주말 공휴일에는 6시 조금 넘어 첫 차가 있으니 확인해야 한다. 에어트레인 + NJ transit 조합은 뉴왁공항과 뉴욕(맨해튼)을 왕복할 때 가격 대비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시간이 급하거나 불편을 감수할 수 없다면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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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J transit을 이용하여 30분 정도 이동하니 뉴욕 펜스테이션에 도착하였다. 보스턴으로 가는 암트랙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여기 펜스테이션이 아닌 바로 길 건너 모이니한 트레인홀 Moynihan Train Hall로 이동하여야 한다. 다만 NJ transit에서 내릴 경우 지하로 바로 연결되어 있어, 금방 트레인홀 출구로 나갈 수 있었다. 카톡으로 주고받으며 어리덩님과 만나기로 약속한 트레인홀 대기 장소에 도착하였다. 모이니한 트레인홀은 비교적 새 건물이라 건물 내부가 매우 깔끔하고 깨끗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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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보스턴으로 이동하는 암트랙은 코치 클래스로 예약하였는데, 지정 좌석이 없는 자유석 등급이다. 암트랙은 출발 10분 전쯤에야 몇 번 탑승장으로 가야 하는지 트랙 정보가 확인된다. 트랙 정보 공지에 맞춰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몰리는 것도 볼만하였다. 암트랙 탑승. 뉴욕에서 보스턴은 4시간 조금 넘게 소요되었다. 암트랙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탑승 날짜가 다가옴에 따라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다. 미리 예약하길 잘했다. 뉴욕 왕복 항공권과 뉴욕 보스턴 왕복 암트랙, 맨해튼 공항 이동 왕복 비용, 보스턴 7일 찰리패스 그리고 뉴욕 7일 매트로 패스 등 교통비 총합계 160만 원 정도 지출하였다. 아내와 아이를 남겨두고 화려한 외출을 시도한 황당한 남편으로서는 줄이고 줄인 예산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