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봄을 달린다 05

보스턴마라톤 05. 숙소가 이렇게 비싸다니

by 아이언파파

숙소에서 창 밖을 내다보면 건물들 너머로 찰스강이 살짝 보인다. 고가도로 나들목 등이 뒤엉켜 있는 곳인데 일행 한 분이 마치 신도림 같다고 하였다. 듣고 보니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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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스턴 마라톤을 참가하며 우리 일행 모두 공통으로 생각했다. 보스턴 마라톤은 가족을 동반한 여행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는 것. 많은 이유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대회 기간 지나치게 비싼 숙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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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참가자의 경우 보스턴 마라톤 대회 중 보스턴에서는 3박 정도 하는데, 토요일(선수등록/배번수령), 일요일(대회 하루 전 각 브랜드 셰이크아웃 런 등 이벤트 참가, 보스턴 관광 등), 월요일(보스턴 마라톤 대회 당일) 그리고 화요일 귀국 또는 타 지역으로 이동, 이런 식이다. 3박 기준으로 보스턴 시내에서 숙소를 잡을 경우 최소 평균 25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말이 좋아 평균이지 사실 1박당 거의 100만 원을 훌쩍 넘는다고 봐야 한다. 보스턴이라는 도시가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기 때문에 마라톤 대회 기간 동안 수많은 선수와 갤러리 등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숙박시설이 많지 않고, 다른 대도시들처럼 숙박 업소끼리 경쟁도 딱히 이루어지지 않는 듯하다. 대회 기간 중 바가지요금이 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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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의 경우 가족 일정으로 참가한 1명을 제외하고 6명이서 숙소를 잡았고 인원이 많아 더 비싼 방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6명이서 분담하였기 때문에 줄일 수 있었음에도 그래도 보스턴 3박 만을 위해 1인당 100만 원 정도의 숙박비가 필요하였다. 우리 모두 참가 기준 기록 퀄리파잉 통과를 예상하고 작년 9월에 일찌감치 예약을 진행했는데 사정이 이러하였다. 이미 작년 신청기간인 9월부터 대부분 숙박 시설이 매진되었고 높은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비싼 것은 둘째고 방을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여행사를 통한 단체 관광이 아니고 본인 기록이 여유 있게 퀄리파잉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참가 신청이 이루어지는 9월 이전 최대한 일찍 숙소를 예약해야 한다. 딱히 볼거리가 많지 않은 보스턴 지역 특성상 마라톤 대회만을 위해 가족을 동반하여 지나치게 비싼 숙박비와 불편한 이동 동선 등을 감당할 수 있는 마라토너들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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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숙소 자체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 대회 주요 장소가 모여있는 곳에서 지하철 그린 라인으로 이동 가능한 Lechmere 역 인근에 위치해 있었고, 넉넉한 휴식 공간과 주방, 화장실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홀푸드마켓이 있어 먹거리들을 구입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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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마라톤은 퀄리파잉 기록만 통과한다면 입출국 항공과 암트랙 또는 국내선 항공 등 미국 내 교통, 숙박을 우선 예약하는 것으로 대부분 할 일을 다 한다. 나머지 도시 내 이동을 위한 교통수단이나 식당 등 먹을 것들은 어렵지 않게 해결 가능하다. 특히 지금은 구글맵과 각종 페이 시스템/터치리스 신용카드 등을 통해 더욱 쉽고 편리하고 안전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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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숙소는 찰스강이랑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대회 다음 날 회복을 위한 조깅을 하기에도 무척 좋았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터프츠 대학 근무 시절을 말했던 것과 같은 그런 풍경과 감상들을 똑같이 우리도 느끼고 경험하는 것처럼 즐거운 기분으로 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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