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봄을 달린다 03

보스턴마라톤 03. 보스턴마라톤의 시작과 끝은 Boylston 거리

by 아이언파파

뉴욕에서 출발한 암트랙 기차가 보스턴 시내로 진입하였다. 우리가 하차할 곳은 South Station인데, 이전 정거장인 백베이 Back Bay 역에서 마라톤 참가 복장 사람들 대부분 먼저 하차 준비를 하고 있었다. 뒤늦게 구글맵을 다시 확인하고서야 알았다. 배번 수령 장소와 엑스포가 위치한 하인스 컨벤션 센터 Hynes convention center는 백베이 역에서 더 가깝다는 것을. 우리는 대회장이 아니라 숙소와 가까운 사우스 스테이션으로 예약했다는 것을. 백베이 역에서 내리는 것은 예약 상 문제될 것은 없는데 이미 기차가 출발하여 움직인 이후였기 때문에 우리는 예약한 그대로 사우스 스테이션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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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서 내려 구글맵을 켜고 보일스톤 Boylston 거리를 따라 컨벤션센터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서 이동하였다. 대중교통을 탈 수도 있었지만 이 거리를 따라 대회 주요 장소들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미리 훑어보며 걷기로 하였다. 걷고 뛰는 체력은 괜찮은 편이라고 적어도 우리 스스로는 생각하였다. 대회 당일 출발지 홉킨튼으로 이동하는 셔틀버스를 탑승하는 장소인 보스턴 커먼 Boston Common을 지나며 탑승 지점을 미리 눈에 담고 대회일 아침 동선을 상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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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마라톤 여정 중 대회 일정의 시작은 하인스 컨벤션 센터이다. 참가자들이 선수 등록을 하고 배번 및 경기 용품 수령, 엑스포 기념품 구입 등 이루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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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스톤 거리는 보스턴 마라톤의 시작과 끝이 함께 하는 대회 최고의 하이라이트이다. 보스턴 커먼을 지나 거리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면 짐 보관 장소와 피니쉬 물품을 수령하는 장소가 나오고, 조금 더 이동하면 코플리 Copley역에 피니쉬 라인이 있다. 이곳에는 26.2마일 42.195km를 쉼 없이 달려온 마라토너들이 경기를 마치고 자랑스럽게 개선하며 들어올 수 있는 게이트가 설치되어 있는데, 지금까지 그 어떤 대회에서 봤던 피니쉬 게이트보다 더욱 크고 웅장하다. 대회 이틀 전이지만 이미 보일스톤 거리 상당 부분은 차량 통제가 이루어지고 참가자와 시민들 모두 자유롭게 차도를 걸어 다니고 있었다. 서쪽으로 계속 이동하면 러닝 용품들을 오랫동안 판매해 온 보스턴 고인물(?) 분위기의 마라톤샵 Marathon Shop이 보인다. 엑스포가 아님에도 대회 공식 기념품들을 판매하는 곳이다. 거리 곳곳에는 올해 기념 재킷뿐만 아니라 이전 연도 보스턴 마라톤 재킷을 자랑스러운 듯 착용하고 돌아다니는 마라토너들도 많이 보였다. 이 거리를 이미 뛰어본 마라토너들 그리고 월요일 처음으로 이곳을 달릴 마라토너들. 보일스톤 거리는 마라토너들의 기대와 설렘, 기쁨과 환희로 이미 축제 분위기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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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하버드 대학교 관광을 하며 방문했던 하버드 아트 뮤지움 Harvard Art Musium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 Ward Nicholas Boylston은 보스턴, 매사추세츠 지역에서 활동했던 기업인이자 자선가였고 하버드대학 후원자였다. John Singleton Copley는 후원을 통해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화가였고, 말년에는 보스턴에서 런던으로 이주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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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당일 우리는 이곳을 달려 레이스를 마칠 것이다. 보일스톤 거리의 넓은 도로 양쪽에는 건물과 가로수가 줄지어 있어 사람들의 응원소리가 더욱 크게 울려 퍼진다. 대회일 이곳을 가득 채운 관중들의 함성이 얼마나 어떻게 울려 퍼질지 이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코플리 역에 설치된 피니쉬를 통과하는 우리는 얼마나 가슴 벅찬 감동을 느끼게 될지 아직 알 수 없었다. 지역의 역사와 의미를 담고 있는 뜻깊은 장소이다. 대회에 참가하고 보스턴의 봄을 달리는 우리 마라토너들에게도 의미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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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보스턴으로 막 도착한 일행들과 컨벤션 센터 앞에서 만났다. 매주 보던 분들이지만 이곳에서 이렇게 만나니 더욱 반갑다. 컨벤션 센터 입구에는 등록과 배번, 기념품 수령 그리고 엑스포 입장을 위해 줄 지어 기다리는 사람들이 가득하였다.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 우리는 먼저 점심 식사를 하였다. 이미 근처 식당 대부분 대회 참가자들이 가득하여 식당마다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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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스톤 거리에서 뉴베리 Newbury거리로 가는 골목길에 멕시칸 식당이 있었다. 까사 로메로 Casa Romero. 구글 맵을 찾고 빈자리가 있는지 물어가며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타코 퀘사디아 등을 주문하였다. 시장이 반찬이라 오랜 시간(?) 굶주린 우리는 무척 맛있게 먹었는데, 가격 대비 요리의 결과물과 식사의 후기를 생각했을 때 다시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뛰어난 곳은 아니었다. 맛은 평범하지만 가격은 우리 환율과 식당 물가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비싸다. 짧은 기간이지만 보스턴, 뉴욕 여행을 하며 깨닫게 된 사실인데, 대부분 식당이 이런 느낌이었다. 딱히 맛있지는 않은데 나중에 식비 정산하기가 겁나고 두려울 정도로 비싸다는 그런 느낌. 어찌 됐든 배를 채우고 나니 조금은 편안해진 마음으로 다시 컨벤션 센터로 향하였다. 보일스톤 거리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다행히 컨벤션 센터 입구에 줄 지어 있던 대기줄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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