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노후 준비의 3가지 필수 체크리스트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이미 전체 가구의 40%에 육박하며, 특히 고령 1인 가구의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우리는 이 흐름을 '혼자 사는 삶'이 보편화되는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내 주변만 보더라도 가족과 친척 중에 독거(獨居)하는 분이 적지 않다. 이 즈음에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최근 뉴스에서 1인 가구의 노후 준비 현실을 들여다보면, '괜찮다'라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노후 준비가 잘 돼 있다는 답변 비중이 부부 가구는 26.6%였던 반면, 1인 가구는 12.9%에 불과했다. 즉, 10명 중 6명 이상의 1인 가구는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고 스스로 느끼는 것이다.
혼자 맞는 노후는 재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적, 신체적인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 두려움은 '대비'라는 무기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1인 가구가 홀로 맞이할 노후를 보다 안정적이고 존엄하게 준비하기 위해 지금 당장 체크해야 할 3가지 필수 대비 영역을 함께 살펴보자.
1인 가구 생활비는 2인 가구의 절반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1인 가구의 생활비가 2인 가구의 절반일 것이라고 오해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주거비, 공과금, 통신비 등 고정 지출은 인원수에 비례하여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부 가구의 주거비가 월 100만 원이라면, 1인 가구는 월 50만 원이 아닌 70만~80만 원이 들 수 있다. 혼자 살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필수 생활비는 인원에 관계없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1인 가구는 줄일 수 없는 고정 지출을 더욱 보수적으로 계산하고,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재정 안정의 핵심이다.
노후 적정 생활비는 월 350만 원이지만, 실제로 조달 가능한 금액은 평균 월 230만 원에 그친다. 1인 가구는 이 부족분을 메울 배우자나 가족의 지원이 없기 때문에, 현금 흐름의 안전망을 '2중'으로 구축해야 한다.(SBS Biz 등)
1인가구 재정적 안전망을 위한 핵심 전략
첫 번째는,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3층 이상의 연금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는 사망할 때까지 끊기지 않는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심리적으로 강력한 지지가 된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최대한 연장하고 필요한 경우 추잡(추가 납부)를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연금저축, IRP 등 세액공제 혜택과 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을 120% 활용하는 노력을 장기간 해보자.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나의 사촌형은 미국에서 결혼하지 않고 30년간 공무원 생활을 했다. 은퇴 후 현재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본인의 취미 생활과 지인들을 만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지낸다. 생활비의 원천은 우리의 퇴직(연)금에 해당하는 401K와 공무원 연금 그리고 개인적으로 납부했던 연금 형태의 투자상품이다. 형은 노후 생활비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걱정한다.
"너는 은퇴하면 어떻게 살려고 하니?"
두 번째는 응급상황에 대비한 목돈을 마련하는 것이다. 살다 보면, 특히, 노후에는 예상치 못한 의료비, 주거 환경 개선 등 비정기적으로 목돈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런 때를 대비해서 유동성이 높은 안전 자산에 목돈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그 규모는 년간 생활비의 3년 치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변동성이 높은 주식 등에 단기간 넣어두는 것은 실제로 필요한 경우에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1인 가구의 보루인 '집'을 활용한 주택연금을 생각할 수 있다. 살던 집을 평생 연금으로 전환하여 강력한 안전망을 꾸리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마지막에 활용할 방법이라 생각한다. 집 한 채가 나에게 효도하는 마지막 찬스로 활용하는 것도 염두에 두자.
혼자 사는 노년기에서 가장 큰 공포 중 하나는 '아플 때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대비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돌봄이 가능한 환경을 미리 구축하는 것이다. 최근 노후 준비 지수에서 '건강' 영역은 다른 영역 대비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건강 관리 인식이 높다는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1인 가구는 여기에 '돌봄 시스템'을 결합해야 한다. (출처: HANA THE NEXT, 하나은행)
돌봄 연계형 주거 준비
현재의 집을 '나이가 들어도 살기 편한 집(유니버설 디자인)'으로 리모델링하거나, 의료 시설 및 생활 편의 시설이 가까운 곳으로 이주를 계획한다. 장기적으로는 '실버타운' 등 돌봄 서비스가 연계된 주거 시설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치매·장애 대비' 자산 신탁
또한 인지 능력의 저하로 금융 거래가 막히거나 자산 관리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최근 언론 기사 등에 보면 유언대용신탁이나 치매 안심 신탁과 같은 금융 상품을 통해 미리 자산 관리자를 지정할 수 있는 상품들도 많이 나와있다. 스스로 돌볼 수 있는 여력이 상실된 후에 나를 위한 생활비와 의료비가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1인 가구에게 가장 취약한 부분은 바로 '관계'이다. 은퇴 후 고립감은 우울증이나 인지 기능 저하를 가속화할 수 있다. 노후 준비는 '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서 완성된다.
직업을 넘어선 커뮤니티 활동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관계 자본'이다. 단순한 '용돈벌이'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일(혹은 취미 활동)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노후에 스스로를 돌보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다. 특히 타인을 위한 봉사 활동은 많은 사람들을 통해 '나를 위한 경험이었다.'라고 회자되며, 삶의 의미를 찾는 소중한 활동으로 피드백되고 있다. 그 외에도 동호회, 평생교육원 등 정기적으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을 은퇴 전부터 준비해서 좋은 관계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대 간 공유
나이가 들수록 젊은 세대와의 소통이 삶의 원천이 된다. 과거를 회상하며 추억을 공유하는 모임과 관계도 좋지만, 후배나 자녀 세대와의 소통은 새로운 원동력을 얻는 기회가 된다. 특히, 자녀들과의 원만한 관계와 소통 채널은 삶의 마지막 여정에 든든한 뒷배가 된다. 서로 간의 관심사, 생활 여건, 재정적 준비 등을 서로 상의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가 된다면, 그 무엇보다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힘이 될 것이다. 또한, 자녀와 부모 간에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서로 간의 부담을 덜어내고 독립적이면서도 협력적인 부모와 자녀 간의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혼자 맞는 노후는 '두려움' 그 자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의 실체를 제대로 인식하고 미리 준비할 때 우리는 그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1인 가구일수록 경제, 건강, 관계의 세 바퀴를 동시에 굴려야 안정적인 노후라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1인가구노후준비 #독거노인 #나홀로돌봄 #노후최소생활비 #세대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