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아플 때, 홀로 사는 나는 누가 돌볼까?
혼자서 맞이하는 노후를 위해 3가지 필수 체크리스트를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그중에서도 다른 요소보다 치명적이고, 더 근원적인 두려움인 '나 홀로 돌봄'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고독사'라는 단어는 나이를 듦에 따라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미국 CNN 방송에서도 'godoksa'라고 언급할 만큼 한국의 노후 불안과 고독사 이슈는 중요한 문제이다. 결혼과 출산의 감소는 향후 1인 가구의 증가에 직접적인 원인이 될 것이다. 이런 변화를 대비해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돈, 건강, 관계 등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더 이상 홀로 정상 생활을 이어갈 수 없는 정도가 되었을 때 도움의 손길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연 이런 1인 가구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지금 우리가 점검해야 할 4가지 '나 홀로 돌봄' 시나리오와 현실적인 대비책을 살펴보자.
고령층은 이전에 비해 질병에 노출되고, 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런 경우 진료비와 함께 걱정되는 것이 바로 '간병비'다. 배우자나 가족이 있어도 병실에서 24시간 간병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1인 가구는 모든 간병 비용을 오롯이 외부 서비스에 의존해야 한다. 간병비는 노후 파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이다.
각종 자료들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일(24시간) 간병비는 통상 12만 원~15만 원 정도이다. 이는 한 달을 기준으로 했을 때 400만 원을 훌쩍 넘기는 수준이다. (참고: 한국경제 등, 2024년 1월) 2014년 8만 원대였던 간병비가 10년 만에 급등한 것을 고려하면, 노후 간병비 상승률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치명적이다.
- 간병인 보험의 '가족 대안' 활용
1인 가구는 배우자 간병을 대체할 '간병인 사용 일당'이 보장되는 보험이 필수다. 치매나 노인성 질환으로 장기요양 등급을 받을 경우 현금을 지급하는 장기요양보험(LTC, Long Term Care Insurance)이나, 입원 시 간병인을 직접 보내주거나, 고용 비용을 현금 일당으로 지원하는 '간병인 사용 일당' 특약이 있는 보험 중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하여 가입하는 방법이 있다.
- '돌봄 비용' 충당을 위한 현금흐름 (주택연금/신탁 연계)
간병이 시작되면 정기적인 수입 활동이 어렵거나 불가능해진다. 생활비와 간병비를 동시에 충당하기 위해 주택연금의 조기 수령을 계획하거나, '치매신탁' 또는 '유언대용신탁' 등 신탁 계좌를 통해 간병비 지급 전용 자금을 미리 분리해 두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우리 엄마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나이 들어서 넘어지면 안 돼!"
이런 경우 회복 기간도 많이 걸리고, 다른 질병이 걸릴 수 있는 확률도 높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특히 1인 가구에게 가장 공포스러운 상황은 집 안에서 넘어져 장시간 방치되는 '고독사 직전의 상황'이다.
- 지자체 연계 '응급 안전망' 활용
'독거노인 응급안전안심서비스'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공적 서비스이다. 화재 감지, 활동량 감지 센서 등을 설치하여 위급 상황 발생 시 119나 응급 관리 요원에게 자동으로 연결된다. 나이가 들수록 신청 기준에 부합하는지 미리 확인하고, 사생활 침해를 걱정하기보다 생명줄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 '3단계 비상 연락망' 지정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 '긴급전화 연락처'를 명시하고, 평소 가까운 이웃, 사회복지사, 지인 등 최소 3명 이상을 비상 연락망으로 지정한다. 상대방에게 내 긴급번호에 지정이 되어있음을 알려주고, 정기적인 안부 연락을 통해 최소한의 '활동량 감시자' 역할을 부탁하는 것도 필요하다.
치매 등으로 인지 능력이 저하되면 통장 거래가 막히고, 재산 관리가 불가능해진다. 이때 나를 대신해 돈을 관리하고 돌봄 계약을 해줄 법적 대리인이 없으면 모든 것이 멈춘다. 나의 판단력을 잃었을 때를 대비하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 '유언대용신탁' 활용
대부분 우리가 생각하는 성년후견제도는 절차가 복잡하고 내 뜻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 치매 안심 신탁 등의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하면 조금 더 명확하게 내 의사를 대리할 수 있다. 건강할 때 신탁 계약을 맺고 금융기관 등에 내가 아플 때 생활비, 병원비 등을 지출하도록 미리 세팅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고 힘들어지는 상황이 되면, 온전히 판단하지 못할 경우가 생긴다. 또한, 가족 등 후견인을 내세우는 경우, 그들의 판단으로 나의 의견에 따라 의사결정이 되지 않을 우려도 있다. 신탁은 이에 대한 대비책이 될 수 있다.
입원하는 동안 간병을 대비하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퇴원 후에도 그 어려움은 지속될 수 있다. 치료가 잘 끝나서 퇴원하더라도 혼자서 빨래, 청소, 식사 준비 등의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
-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적극 이용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는 생활 교육, 식사 배달, 안부 확인, 가사 지원 등을 포괄한다. 소득과 건강 상태에 따라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아프기 전, 내가 거주하는 지역의 복지 센터를 통해 어떤 서비스가 제공되는지 미리 파악하고, 필요할 때 바로 신청할 수 있도록 준비해 보자. 이런 '정보의 격차'가 곧, '돌봄의 격차'가 될 수 있다.
1인 가구는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두려움을 구체적인 '대비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에 '부모 봉양'의 개념이 흐려져가는 현실을 생각하면, 꼭 1인 가구가 아니더라도 위와 같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필요하다. 간병 보험과 신탁은 재정적 방패이며, 응급 안전망과 돌봄 서비스는 물리적 생명줄이다. 이 시스템들이 바로 홀로 남은 우리를 지켜줄 '나만의 보호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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