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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천사 Sep 05. 2024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어차피 살 거라면,

새로이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

이름하여 <슬로리딩>


천천히 함께,

정해진 분량만큼 읽고✔

BEST 1줄 사진 인증✔

1일 1 단어 사전 찾기 인증✔ 까지 하면 미션완료다.

(이번이 세 번째 책으로 혼자라면 어려웠을 책을 여기서 다 읽어내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이 모임에서 반가운 책을 만났다.

8월 초에 개정증보판으로 출간되어 친정아버지께 선물드렸던 바로 그 책.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독서모임을 위해 나는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했고, 이미 다 읽으셨을 아버지께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조심스레 부탁드렸다. (하루하루 지나면서 눈이 침침하시기에.)  



그리고 어제 늦은 시간 아버지께 반가운 연락이 왔다.

서평과 함께.


아버지의 친필 서평입니다.

"100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인생 칠십 고래희'라는 말을 들으면서 자랐는데 이제 잘만하면 90,100을 사는 시대가 왔다.

고도로 발달한 의술의 힘과 국가의 부가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다 싶다.

인간의 최고수명이 125세가 정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실제로 110세 이상의 노인들을 많이 보고 있잖은가.

하지만 이제는 축복받아야 할 장수수명이 너무 급속화 하여 역으로 사회공동체가 무너지고 부모자식 관계가 헝클어져 노인자살률까지 늘어나는 현상은 정말 위기 상황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안정된 직장과 기반으로 비교적 여유 있는 삶을 살아왔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다가온 노화는 막을 수 없고, 90 고령이면 본인이 실토한 대로 이제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으며 생활이 불편할 정도인데도 정신과 교수 출신답게 매사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은 존경 스럽고 부럽다.

인생과 일상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한수한수 가르쳐 주면서 '오늘 하루' 방점을 찍고 유쾌하게 살기 위한 방법까지 제시한 것은 너무 고맙다.

인생선배의 체험적 훈수를 깊이 새겨야겠다.




 '人生七十古來稀 - 인생 칠십 살기는 예부터 드문 일이라네'

 

예로부터 사람이 칠십을 살기는 드문 일이라는 뜻.

人 : 사람 인
生 : 살 생
七 : 일곱 칠
十 : 열 십
古 : 옛 고
來 : 올 래
稀 : 드물 희


당(唐) 나라의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곡강시(曲江詩)〉 일절이다.

조정에서 돌아와 하루하루 춘의를 잡혀 [朝回日日典春衣],
매일 강두에서 취하여 돌아오네 [每日江頭盡醉歸].
술빚이야 가는 곳마다 흔히 있지만 [酒債尋常行處有],
인생 칠십은 고래로 드물도다 [人生七十古來稀].

젊은 날의 두보는 각지를 방랑하였다. 그러다 나이 30세가 넘어 장안(長安)으로 돌아와 벼슬길에 나서기를 희망하였다. 그러나, 뜻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허탈한 나날을 보내던 중, 안녹산(安祿山)의 난이 일어났다. 황제 현종(玄宗)이 난을 피해 쓰촨[四川]으로 가는 등 나라가 온통 뒤흔들렸다. 두보도 난을 피하여 새로 즉위한 숙종(肅宗)이 있는 영무(靈武)의 행재소(行在所)로 가려다가 반군에게 붙잡혔다. 9개월 동안 갇혀 있다가 탈출하여 봉상(鳳翔)의 행재소로 갔는데, 그 공으로 좌습유(左拾遺)에 임명되었다. 관군이 장안을 탈환하자 숙종을 따라 환도하였다. 이때 그의 나이 47세쯤 되었다. 수도 장안의 동남쪽에는 곡강이라는 못이 있었고, 그 못의 남쪽에 부용원(芙蓉苑)이라는 궁원(宮苑)이 있어 경치가 아름다웠다고 한다. 〈곡강시〉는 이곳을 배경으로 하여 지은 것이다. 두보는 59세에 죽었는데, 그의 말처럼 70세까지 살지는 못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인생 칠십 고래희 [人生七十古來稀]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인생 칠 신 고래희라는 말을 듣고 자라신 아버지와 달리, 난 아버지 서평을 통해 처음 이 구절을 접하게 되었다.

중국의 시인 두보가 70을 넘기기 쉽지 않다고 그 옛날에도 말씀하셨듯이, 우리나라도 이전에는 60을 넘기기도 쉽지 않아 61세가 되는 환갑 잔치를 했었는데, 이젠 70이 되셔도 잔치는커녕 가족여행이나 가벼운 식사로 넘기는 가정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 가족도 엄마가 70이 되시던 그해 가족사진을 빌미로, 두 분의 리마인드 웨딩을 했었다.

그렇게 사진으로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겨두고 싶다.

한 해 한해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그렇게라도 잡아두고 싶다. (두 분은 지금도 그때 사진을 보시며 흐뭇해하신다)


독서모임에서 함께 이 책을 읽는 동안, 아버지가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읽으셨을지 예상이 된다.

서평으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아버지가 아버지의 인생선배님이라고 하시는 이근후 교수님의 이 책은 역시 아버지께 취향 저격이었다.

이전에 이근후 교수님의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를 선물해 드렸을 때와 비슷하다.

그 책도 서평을 부탁드리고 싶다.

아버지의 글을 기다리는 딸의 마음을 아시려나.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아버지가 읽으신 모든 책에 대한 서평을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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