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ftwaffe Ground Forces Doctrine)
1930년대 후반, 독일은 베르사유 조약에 따른 군사적 제약에서 벗어나 대규모 재무장을 시작했으며, 나치 정권은 이를 총력전 대비의 일환으로 삼았다. 루프트바페의 지상군 교리는 독일 군사 이론과 전략을 구상하던 군 간부들의 착안에서 출발하였다. 특히, 쿠르트 슈투덴트(Kurt Student) 장군의 주도로 형성된 이 교리는 공군의 전력을 단순한 지상전 지원 역할에 그치지 않고, 전쟁의 중심축으로 삼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강하엽병은 적의 후방에 낙하해, 적의 보급로를 타격하고 전략적 목표를 신속하게 점령하는 훈련을 받는다. 나치 정권의 선전부장관직에 앉았던 괴벨스는 강하엽병을 독일 병사의 새로운 전형으로 부각시키며, 강하엽병을 '용맹하고 충성스러운 제3 제국의 전사'로 상징화했다.
공군의 지상군교리는 벨기에 에벤 에마엘 요새 점령 작전에서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다. 1940년 5월, 강하엽병은 글라이더를 타고 요새에 은밀히 접근하여 성공적으로 적의 방어선을 돌파했다. 이 전투는 루프트바페 교리가 실전에서 효과를 본 사례 중 하나다. 지상전에서의 성공은 나치 독일의 전술적 우위를 입증하는 중요한 사례로 남게 되었다.
이후 강하엽병은 루프트바페 지상군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았다. 적의 후방에 투입된 강하엽병은 주요 다리, 교량, 공항 등의 전략적 목표를 신속히 점령하며, 적의 병참선과 이동 경로를 차단하고 독일군 주력 부대의 진격을 지원했다. 그러나 1941년 크레타 섬 침공(Operation Mercury)에서 수많은 강하엽병부대가 포위와 함께 전멸된다. 비록 작전은 실패했지만, 이 경험은 강하엽병의 전술적 응용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쟁 중반, 강하엽병은 방어전에도 투입된다. 이탈리아 몬테카시노 전투에서 험준한 지형에서 방어 임무를 수행하며 지상전에서의 역할을 확립한다.
게임 속 루프트바페(독일 공군) 지상군 교리
게임 속 루프트바페 지상군 교리 지휘관의 핵심은 강하엽병(공수부대)이다. 전술을 펼칠 때 강하엽병을 활용해야 할 경우가 많아, 이 지휘관을 선택하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판단이라 할 수 있다. 전장에 투입된 강하엽병은 FG42 자동소총을 사용하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주요국의 제식 소총은 대부분 볼트 액션식 단발 소총이었다. 그러나 특수부대나 공수부대에는 기관단총이나 자동화기가 주로 지급되었으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 게임에서도 잘 구현되었다.
엽병은 독일어 '예거(Jager)'에서 유래한 용어로, 일본식 표현이다. 우리말로는 '사냥꾼'을 의미한다. 독일은 뛰어난 사냥꾼을 모집하여 정예부대로 양성하였으며, 이 정예부대는 루프트바페(독일 공군)의 공수부대에 편성되기도 했다. 이들은 뛰어난 사격 능력과 생존 능력을 지닌 인물들이었고, 전장에서 큰 위협을 가할 수 있었다. 게임 내에서도 이러한 역사적 고증이 잘 반영되어, 강하엽병을 투입하면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게임에서 강하엽병은 명령한 지점에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적의 부대를 순식간에 무너뜨린다. 만약 강하엽병을 엉뚱하게 사용하더라도 최소한 하나의 분대는 빠르게 처치할 수 있다. 이처럼 강력한 유닛인 강하엽병의 특성을 잘 활용하면, 적의 후방이나 취약한 거점을 교란할 수 있으며, 전선 후방의 교란은 적의 퇴각이나 전선 유지에 큰 어려움을 초래하므로 심리적으로 큰 압박을 줄 수 있다. 또한, 전면전에서 강하엽병을 투입하여 적의 주의를 끌 수 있는 전략도 유효하다.
강하엽병이 전장에 투입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지휘관은 충분히 선택할 만한 가치가 있다.
루프트바페 지상군 교리 지휘관은 또 다른 스킬을 지니고 있다. 바로 중무장 요새화이다. 루프트바페 지상군 교리 지휘관을 선택하면, 돌격 공병이 다양한 구조물을 건설할 수 있다. 이들은 기관총이 장착된 벙커, 대인지뢰, 참호 등을 만들어 적의 진로를 방해하거나 특정 거점을 방어할 수 있다. 이러한 거점 요새화 전술은 서부 전선 사령부 진영에서는 드물게 사용되므로, 매우 귀중한 전략적 자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루프트바페 지휘관은 일정량의 군수품을 사용하여 '용맹한 강습'이라는 버프 스킬을 발동할 수 있다. 이 버프는 중화기 분대(대전차포 분대, 중기관총 분대, 박격포 분대)를 제외한 모든 보병에게 적용된다. 이 버프는 매우 효과적이며, 단 70의 군수품으로 발동할 수 있다. '용맹한 강습'은 이미 강력한 보병 부대의 성능을 더욱 강화시켜 줄 수 있어, 고착된 전선을 돌파하거나 강하엽병 분대를 적 후방에서 탈출시키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루프트바페 지상군 교리 지휘관이 지휘 전차나 중전차(티거)와 같은 특수 유닛을 대신하여 강하엽병 분대를 투입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강하엽병과 특수 스킬을 적재적소에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강하엽병의 성능을 과대평가하여 다수의 적이 포진한 전선에 강하엽병만 투입하거나, 전차가 밀집된 전선에 보내는 실수를 피해야 한다.
대체로 독일 진영은 유닛 양성 및 생산 비용이 비싸지만, 그 성능은 뛰어나다. 따라서 유닛을 잃었을 때 손실이 크므로 각 유닛을 소중히 다루는 것이 손실을 최소화하고 패배를 방지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팀원 중대와 함께 전선을 돌파하거나, 수세에 몰린 팀원 중대의 후방을 교란하는 전략, 혹은 결단의 타이밍에 다 함께 총공세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다. 이 게임에서는 유닛을 다루는 능력이 전황과 지형지물에 맞게 조화를 이루어야만 승리할 수 있다.
강하엽병 : 군사와 정치의 관계
독일 공군 내에서도 나치에 반대했던 인물이 있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인물은 하인리히 하르더 대령이다. 하르더는 독일 공군의 초창기부터 활동한 인물로, 초기에는 나치에 동조했지만, 나치 정권의 점차적인 군사적 팽창과 무분별한 전쟁선동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히틀러의 전략적 결정을 비판하며, 독일 공군이 고수해야 할 군사적 원칙과 인도주의를 주장했다. 하르더의 반대 의견은 공군 내에서 논란을 일으켰고, 결국 그는 군 내에서 고립되거나 좌천되는 처지에 놓인다.
하르더의 전쟁반대는 나치의 군사 전략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장차 벌어질 전쟁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우려했다. 군 간성의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나치 정권은 이러한 반대의 목소리를 묵살하며, 영토확장과 전쟁을 추진한다. 하르더의 입장은 당시 군부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그의 비판적 시각은 후일 군사적 평가에 필요한 참고자료로 남았다.
대전 초기,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공군의 지상전 교리가 성공하면서 히틀러의 권위와 지도력이 강화됐다. 대중들 사이에서 나치에 대한 신뢰가 증대되는 한편, 전쟁에서의 성과는 단순히 군사적 승리에 그치지 않고, 정치적 안정과 나치 정권의 권력강화를 가져왔다.
전술의 혁신은 단순히 기술적인 발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술혁신 그 이면에는 정치와 국제사회의 위기가 있다. 나치 정권이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고, 정치적 성과를 거두는 데 군사전술이 역할을 한 것 처럼 말이다. 전쟁위협이 고조되는 요즘, 군사와 정치의 관계를 망각한 채 힘에 의한 평화만이 정답으로 제시되는 것만 같아 걱정된다.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2 독일서부전선사령부진영 소개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cUdezMxCY9s
*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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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2015). 제2차 세계대전의 공중전술 변화와 강하엽병의 역할. 국방정책연구, 31(4), 4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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