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문제로 결혼을 고민하는 동생에게
- 누나, 나는 우리집 돈도 없고, 결혼 못 하겠다. 요새 집 없이는 여자들이 결혼 안 할라고 한다.
- 어, 니 말 맞아. 결혼할 때 집이 정말 중요해.
- 괴롭네. 나만 빼고 다 부자고 잘 사는 것 같다.
- 남자들끼리는 허세 부리느라 그렇지, 평범함 사람들이 어떻게 다 부자겠어. 누나 얘기 들어 봐.
진짜 네가 니 여자친구랑 결혼을 하고 싶은데, 정말 집을 구할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 하는 건지 그것부터 따져 봐.
결혼생활은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야. 시작부터 고민이 된다는 건 그만큼 결혼에 대한 확신이 없는 거야. 이 여자를 정말 사랑하고 내가 지켜주고 싶고 평생 같이 하고 싶다면 '집'은 못 구할 이유가 없어.
이자 낼 돈만 있으면 100% 전세금 대출해 주는 버팀목대출도 있고, 원금까지 갚아나갈 여유되면 집을 살 수 있게 돈 빌려주는 디딤돌대출도 있다. 검색해 봐도 모르겠으면 댓글 달아, 누나가 알려 줄테니.
처음부터 회사 가깝고 신축에다 삐까뻔쩍 좋은 집을 구해서 살 생각에 결혼 못 한다고 하는 거면,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봐. 그 결혼 하고 싶은 게 맞는 건지.
집이 정말 문제라면 부동산은 몇 군데나 가봤는데?
부동산부터 가보자.
남들이 이렇다느니 저렇다느니 하는 말은 다 소용이 없어.
니가 직접 가서 눈으로 봐야지.
물론 부동산 중개인 말도 10%만 믿고 다 버려.
내가 만나 본 100명 넘는 중개인들 중에 양심적인 사람은 고작 2~3명이었어. 중개인은 정보를 얻기 위해 만나는 사람일 뿐, 절대 너의 '좋은 집'을 구해주는 사람이라고 믿으면 안 돼.
직접 걸어서 부동산을 돌아다니면서, 소위 '임장'이라는 걸 해 봐.
여자친구랑 데이트 겸 유앤빌리지도 걸어보고, 잠실엘스도 가보고, 동탄 신도시도 가 보고, 일산도 가보고, 전주도 가보고.
부동산들은 손님을 늘 기다리고 있어. 아무런 지식이 없더라도 이미 너희 커플이 부동산에 들어서는 순간, 중개인들은 정보를 줄 준비를 하고 있지. 누가봐도 집을 계약할 신혼부부처럼 보이니까. 부동산 중개수수료 한번 검색해봐. 너네가 줄 중개료가 엄청나지? 많이 돌아 다니면서 실컷 물어보고 너만의 답을 얻어.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으면 부동산에 중개수수료 얼마인지 확인해.
계약하기 전에 반드시 협상해야 해.
만약에 얼토당토 않은 최고 요율을 부르면, 옆에 다른 부동산들 돌아보고 비교해 봐.
가장 낮은 수수료로 중개해주는 부동산과 거래하고 합의한 중개 수수료율은 반드시 문자나 녹취로 남겨. 계약일이 되어서 발뺌하는 중개사 여러 번 봤다. 이번에 알고도 또 당했어.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지? 맞아.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프다 싶고, 소파에 누워서 휴대폰 검색만 하고 있다면 얻지 못 해.
휴대폰 속에 남들이 하는 말은 '정말 남들이 하는 말'일 뿐이니까. 지금 이 말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