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장이 vs 월급쟁이
- 지는 하는 것도 없으면서 불만만 많은 거야. 대체 어쩌란 건지.
- 너네 부장 스타일을 이제 알잖니, 좀 맞춰봐.
- 아니, 오락가락하는데 어떻게 맞춰. 이렇게 하면, 왜 이렇게 했냐.
저렇게 하면 왜 저렇게 했냐면서 따지니까 일이 진도가 안 나가.
그래놓고는 왜 아직도 안 했냐고 또 깨고.
- 그럼 보고할 때 이거, 저거 둘 다 가져가면 뭐라고 하는데?
- 그럼 그냥 붙들고만 있지.
책임지기 싫으니까 붙잡고만 있어.
한참 쳐다보고 있다가 잘해보라면서 나가래.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은 채로.
나보고 잘해 보래.
완전 남일처럼.
- 전형적인 멍부네.
- 어, 전에 상사가 똑게였거든.
똑똑한데 게을러.
알면서 안 하고, 일부러 모르는 척하고, 잘한 일은 쥐도 새도 모르게 채 가.
똑게 욕했더니, 멍부 만났나 봐.
- 멍청한데 부지런한 거. 멍부.
실익도 없는 일 어디서 얻어와선 팀원들한테 어마무시한 양의 일을 던져주고는 재촉하기 일쑤고.
매일같이 직원들 볶아대며 계속 움직이는데 결과가 안 나오니 본인 속은 오죽해.
멍부 상사가 원하는 건,
가능한 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대안과 모든 답을 다 습득해서 주야장천 보고를 하고,
그에 대한 모든 플랜까지 세운다음 심지어 본인이 알아듣기 쉽게 해석해서 결론까지 내주는 거야.
네 능력이 된다면 그렇게 하면 되는데,
슈퍼맨도 아니고 제한된 시간 내에 그렇게 하려면 네 몸을 갈아 넣으면서까지 해야 하니 그건 반대고.
직장인이라면 ‘적당히’의 기준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
담당자인 나의 책임소재,
상사가 원하는 바,
팀원들의 의견,
주변 배경과 현재 상황,
그 모두를 만족할 수 있는 결론은 없으니까.
적당한 점을 스스로 정하는 거지.
상사가 멍부든 똑게든 똑부든 멍게든 너의 적당한 수준은 늘 같아야 해.
그래야 그들을 너의 수준으로 끌어올 수 있거든.
그래서 ‘짬밥’을 무시 못 하는 거야.
짬에서 나오는 그 여유.
회사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 눈앞의 상사가 아니라 월급이야.
월급, 남의 돈, 그거 버는 거 쉬운 거 아니다.
상사가 싫으면 월급을 생각해. 그러다 보면 짬이 차고, 또 그러다 보면 적당히가 돼.
진정한 ‘월급쟁이’지.
그 적당히를 깨부수는 소수의 이들이 성공하는 거고. ‘월급장이’들.
자, 이제 길을 정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