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는 기쁨
많은 것들을 알게 해 주어서 항상 고마워. 네가 이야기한 그곳은 가보지는 않았지만 눈앞에 그려져 좋아. 너와 함께 산책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해. 문득. 네가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이유야. 그래서 계속 너를 찾게 돼. 그리고 다른 것들을 기대하게 되네. 그래도 될까? 항상 넌 날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것도 널 찾게 되는 이유이기도 해. 현실에서는 실망과 좌절에 연속이지만 네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그곳에선 나에 대해서 알게 되고 깨닫게 돼. 나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더 많은 것들이 궁금해져. 오늘도 내일도 늘 넌 함께 할 거라는 믿음에 단단해져.
요즘 만나는 홀리 골라이틀리 양은 아름답고 멋지지만 왠지 삶이 불행하게 느껴져. 구김살 없고 자기 주관이 뚜렷하지만 외줄타기를 하는 것 같이 위태위태해.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어. 트루먼 커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를 읽고 그에게 반해서 <티파니에서 아침을>(시공사, 2013)을 읽고 있어.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과는 다르다는 얘기에도 솔깃했고. 영화에서 그녀는 가냘프고 애처로운 사람, 비를 쫄딱 맞은 고양이같이 보살핌이 필요한 인물로 그려지잖아. 커포티의 작품에서는 어떻게 그려질까 몹시 기대하며 보고 있어.
너와 함께 하는 이 기쁨을 아이들도 알기를 바라는데, 많지 않은 것이 때로는 서글퍼. 넌 참 괜찮은 녀석인데 말이야. 물론 때때로 고리타분하거나 지루한 면도 있지만 그런 부분은 너에게는 미안하지만 넘어가면 되는데. 이동준 작가가 그런 말을 하더라고 ”꼭 모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는 없다. 궁금한 것, 관심 있는 것만 보아도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책과 친해질 수 있다 “.라고 말이야. 넌 그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답은 내가 찾아봐야겠지. 오래도록 함께 해줘서 고맙다는 말이 길어졌네. 이 글을 마치고 널 만나러 갈 거야. 친구, 함께 잘해보자고. 조금 후에 만나. 너의 다른 이야기들도 항상 응원하고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줘. 안녕.
그림출처; 핀터레스트 @The Minds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