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된 컨텐츠라니?

새들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는다.

by 밀크씨슬

수익화 신청을 하고 딱 하루만에, 메시지가 날아왔다.

수익화 신청 거절? 재사용된 컨텐츠? 아니 이게 무슨소리지?

분명히 책 등을 참조하여 만든 것은 맞지만 그걸 바탕으로 재구성한 나의 영상을 유튜브는 재사용된 컨텐츠라는 부정행위로 간주하였던 것이다. 덕분에 여름휴가 내내 기분을 잡치고 말았다. 돌아오는 내내 어떻게 할지 생각했다.


우선 수익화 거절을 당한 마당에 컨텐츠를 더 올리는 것은 기분이 허락치 않는다.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곡식을 나라에서 100% 싸그리 걷어간다면 농사를 지을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그리고 알아보니 수익화를 못해도 광고는 계속된단다(?). 무엇보다 유튜브로 본전을 뽑으려면 수익화가 반드시 필요했다.


수익화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항소 동영상을 업로드 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반드시 알아야할 팁을 하나 드리겠다. 수익화 거절을 당했을 때 절대로!! 절대로!!! 기존에 업로드된 동영상을 지워서는 안된다. 동영상을 지우면 일종의 증거인멸로 간주하여 항소 절차가 아예 불가능하다. 그러면 항소가 아니라 재신청을 해야하는데, 재신청은 거절당한 날로부터 무려 90일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 정도면 유튜버의 꿈을 접기엔 충분한 시간일 것이다.


무지했던 필자도 자기 직전에 비교적 퀄이 안좋다고 판단했던 콘텐츠 몇 개를 삭제하고 잠에 들었으나, 하늘이 도왔는지 실수로 확인버튼을 누르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삭제하지 않은 것이 되었다. 그 후에 이 동영상 삭제 룰을 알았는데 처음엔 소름이 쫙 돋았고 그 다음엔 나의 부주의함을 칭송하였다.


어쨌든 부들대다가 동영상을 만들기 전, 다른 유튜버들의 조언을 듣기로 했다. 검색을 해보니 그렇게 유별난 일은 아니었다. 수많은 유튜버들이 이 재사용된 컨텐츠라는 판정을 받았었고, 유튜브를 그만두었다......

욕설로 끝난 영상이 한둘이 아니었다. 수익창출 거절을 받아도 광고는 그대로 송출한다는 것도 그들의 비난 영상에서 알게 되었다. 수익을 잘 내고 있던 유튜버도 어느 순간 그렇게 된다고도 했다. 튜토리얼 마지막에 제대로된 보스를 만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쯤에 이런 보스를 만나게 되어 행운이란 생각이 든다. 컨텐츠를 하며 알게 된 사실인데, 새들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는다고 한다. 바람 없는 날 지은 집은 바람이 불 때 견고한지 어떤지를 알 수 없지만, 바람이 강한 날 지어서 완성시킬 정도로 튼튼하게 지은 집은 날씨가 어떻든 믿고 몸을 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낱 새들도 그걸 알고 행동할진대, 거대기업 유튜브에게 내 시간과 돈을 돌려(?)받고자하는 포부가 있는 필자는 더욱 이 위기를 기꺼이 맞이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재사용된 컨텐츠라는 오명을 씻어 보리라. 시작한지는 얼마 안 되었으나, 난 내 컨텐츠에 나름 자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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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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