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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소송 - 2 한문철 TV

소송일기

by 밀크씨슬 Jun 16. 2024


  보험사를 통해 100%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직후 ‘한문철 TV’에 제보를 넣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라이브 방송에 채택되었다. TV출연이라도 하는 것처럼 들뜬 마음으로 해당 방송을 보았다. 내 블랙박스 영상이 재생되었고 한문철 변호사님이 직접 코멘트를 하기 전에 시청자 투표를 진행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는데,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필자가 더 큰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블랙박스 영상에서 내 차량의 속도가 조금 빨라 보이는 등이 작용해서 내가 잘못했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잠시 짜증은 났지만 왠지 그렇게 듣고 보니 다른 관점에서 해석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에 관해 보험사, 지인 등에 공유해서 이야기를 나눌 때는 내가 잘못이라는 의견은 하나도 없었는데 어쩌면 그들이 필자를 배려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심지어 경찰조사에서 ‘억울하겠지만 교통법상 가해자는 차주가 된다.’라고 들었던 것까지 떠올라서 잠깐이지만 정말 내가 잘못했구나 생각했다.



최초의 여론



   시청자 투표 후에 한문철 변호사님이 코멘트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를 보고 예상외의 결과라 말씀하시곤 곧 조목조목 따지기 시작했다. 자전거가 다닐 수 없는 도로라면 킥보드도 다닐 수 없다는 것, 킥보드가 법규를 지켜서 도로로 다녔다면 역주행 방향이었다는 것 등 조목조목 따져주고 재투표를 하니 시청자들의 의견이 정반대로 돌아섰다. 그때의 한문철 변호사님에 대한 나의 고마움은 세상 어떤 말로도 부족할 정도였다.



코멘트 후 뒤바뀐 여론



  방송을 참고한 다음 썬팅 등 수리비 외 비용에 대해 우리 보험사가 말한 대로 내가 직접 받아내야 하는 것이 맞는지 한문철 TV에서 운영하는 스스로닷컴에 물어보았다. 한문철 변호사가 직접 답변을 달아 주었는데 그런 수리비 외 비용에 대해선 보험사에서 들은 그대로라고 하였다. 사실 수리비 외 비용까지도 보험사에서 해줘야 한다는 답변을 간절히 기대하고 물어봤으나 우리 보험사는 정직한 답변을 했던 것이었고 이젠 정말 직접 소송을 진행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도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가 가해자인 것을 거의 인정할 뻔했던 것에 비하면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 보험사에 연락하여 별도 소송을 진행할 계획인데 보험사에서 진행하게 되면 그 소송에 대한 정보를 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보험사에서는 개인정보가 포함되지 않은 정보까지만 줄 수 있다고 했다. 개인정보... 하다가 깨달았다. 내가 가해자의 이름도, 그 부모의 이름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소를 제기하려면 기본적인 인적사항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경찰서로 향했으나 경찰서에서도 개인정보라서 알려드릴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경험이 없던 탓에 소 제기에 필요한 기본정보를 얻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차량이 파손되었을때 필자의 경우처럼 보험사에서 보장이 되지 않는 항목들이 있다. 썬팅, 보호필름 등은 보험사에서 보장하지 않아 별도의 소송이 필요하고 시간이 지나면 가치를 인정받기 힘든 항목이다. 필자의 경우는 차량이 출고되고 극히 초기(2주 이내) 사고가 났기 때문에 청구가 쉬운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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