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인생의 성공이나 실패를 부모로서 자신과 분리하여 생각하라
운동회가 있던 날,
태권도장에서 진상을 부린 내 아이
차량 의자에 붙박이 마냥 붙어
"안 내릴 거야!"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던 내 아이
나는 그런 아이의 모습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웠다.
그 순간 나와 아이를 향한 그 비수 같은 눈빛들이
나를 날카롭게 찔렀다.
부끄러웠고 숨고 싶었다.
나는 내 아이와 나를 분리시키지 못했다.
마치 아이가 나인 것처럼 모든 비난을
나의 것으로 여겼다.
그리곤 집에 와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던 나는
화로 나의 불안을 덮어버렸다.
자존감에 상처 입은 나는
아무리 말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내 아이 때문에 또 눈물이 난다.
아이는 내가 아니다.
나도 내 아이가 아니다.
탯줄같이 이 질긴 집착을 끊어내야만
둘 다 살 수 있다.
아이는 오늘도
학교에서 또 울었다고 고백한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팽이 싸움에 안 끼워줘서
피구를 하다가 자기 공을 빼앗겨서,
이유도 다양하다.
오늘도 놀이치료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가슴에 콕 박힌다.
태권도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런 일들이 여러 번 있었고 떼를 쓰는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힘들다고 했다.
그때, 아이를 훈육하면서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어
힘든 마음에 눈물이 나왔다고 했다.
"어머니가 우시면 안 돼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에 뭔가 맞은 듯 멍해졌다.
그 이야기 뒤로도 엄마가 중심을 잘 잡고 지도해야 한다고. 지금 안되면 더 힘들어진다고 힘주어 이야기하셨다.
그랬다.
아이는 우리를 닮은 거였다.
넌 왜 그렇게 우냐고 아이를 다그치면서
나도 울고 있었던 것이다.
나도 뻑하면 눈물이 났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에도 자주 눈물을 보였다.
내 안의 화가 감당이 안 될 때 나는 눈물로 분출이 되었다.
아이는 그런 나를 꼭 닮은 거였다.
주변 사람들은 그런 나를 보고 약해 빠졌다고 했다. 극복해 보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뻑하면 우는 내 아이를 보면서 내가 보였고
그 화를 나는 내 아이에게 눈물로 내뿜고 있었던 것이다.
내 남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둘 다 내성적인 성격이었고 남편은 학창 시절에
교우관계가 힘들었다.
그래서 아이가 친구관계로 힘들어하거나 사회성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 너무나 힘들어했다.
우리는 우리의 부족한 점을 아이에게 물려준 것 같은 죄책감을 무의식 중에 느꼈을 것이다.
그런 아이의 모습이 마치 자신인 것처럼 느껴져
더욱 분노하고 힘들었던 것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자녀와 나를 분리해서 생각해야 하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아이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이입해 버리면 결국 감정적으로 변하게 된다.
끝까지 이성의 끈을 놓지 않은 채 내 아이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건지에 집중해야 한다.
상담 선생님과 아래 카페에서 가져온 얘기들이 어느 정도 해답이 될 것 같다.
"아이가 울거나 떼를 쓰더라도 감정적으로 절대 대하시면 안 돼요. 냉정하게 아이가 진정할 때까지 기다리셔야 해요. "
"절대 울어서는 안 됩니다. 도저히 감정 조절이 안되면 다른 장소로 가거나 아버님께 맡기세요. "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결국 나의 문제일 수 있는 것이다.
나부터 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모습을 우릴 닮은 아이가 보고 있다.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