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빛

by 혜윰


늦은 밤이었다. 혼자 앓는 어둠이 적막했다. 잠이 오지 않아 인터넷 기사를 무심히 훑다가 한 부부의 이야기에 그녀의 시선이 박혔다. 오래 머물지 못한 그들의 새 생명이 누군가의 어둠을 밝히고 떠났다는 이야기였다.


문장은 길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화면을 닫지 못한 채 한참을 머물렀다. 무엇이 그녀를 붙들었을까. 어둠을 끌어안은 채 그 안에서 빛을 건져 올린 부부의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슬픔, 경외, 설명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천천히 내려앉아 마음을 데웠다.


삶은 검은 듯하면서도 희고, 온통 빛나는 듯하다가도 어느 틈엔가 어둠이 스며든다. 결국 온전히 검은 것도 완전히 흰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부부는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


그녀는 어둠이 끝이라고만 생각한 지난날의 자신을 돌아보았다. 어둠을 정면으로 끌어안는 마음도 있다는 것을, 그 어둠이 때로는 다른 빛의 자리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부부의 이야기가 한 폭의 세밀화처럼 보여주고 있었다.


화면을 끄자 방안은 어둠으로 무성했다. 뾰족하던 어둠이 어느새 부드러운 결을 품고 있었다. 그 사이로 보이지 않는 온기들이 은은하게 흐르고 있었다.


그녀가 지나온 시간이 떠올랐다. 어둡고 축축했던 계절들. 말을 잃고 마음을 닫았던 날들. 그 어둠들이 자신을 옭아매는 쇠사슬이라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하지만 그 시간 또한 다른 무언가를 밝히기 위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자리에서 일어나 불을 켰다. 방 안이 환해졌다. 어둠을 통과한 시간이 빛의 자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 것 같았다. 오늘의 밝음은 어쩌면 오래전의 어둠이 만들어준 것일지도 모른다.


목련꽃처럼 하얗게 피어난 부부의 마음이 그녀에게 묵묵한 온기를 건네고 있었다. 거친 시간을 굳건히 버텨낸 것들만이 얻을 수 있는 단단함이 천천히 그녀 안으로 스며들었다.


멀리서 빛이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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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