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라마, 알에이치코리아
#자살 #저승사자 #왕따 #사회문제 #공감
#드라마 #판타지 #상처 #치유 #내일
<해리포터 시리즈>의 저자인 조앤.K.롤링의 하버드대 축사를 본 기억이 난다. 전 세계에서 손꼽는 명문대에서 그녀는 당당하게 두 가지 이야기했다. 첫째는 '실패의 미덕'이다. 적어도 하버드 대학 졸업생이라면 실패의 경험이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실패는 우리를 성장시키고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만들어 준다며 졸업생들에게 당당하게 실패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래야 실패한 사람들의 심정을 알 수 있다며. 그리고, 두 번째 이야기는 바로 '상상력의 힘'이었다. 판타지적인 상상력이 아니라 바로 공감 능력에 대해 강조했다. 직접 경험하지 못했더라도 상대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는 상상력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도덕이라고 말이다.
우리 사회는 점점 더 개인화되어가고 있으며 그로 인해 상대방에게 많은 상처를 주기도 한다. 만약,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생각해본다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좀 더 아름다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바로, 이 공감 능력에 관해 이야기하는 만화가 바로 <내일>이다.
세상에 혼자라는 것만큼 힘든 일이 없다. 감옥에 갇힌 죄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독방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그만큼 인간은 혼자일 때 절망을 느낀다. 여러 가지 이유로 나와 다르다며 배척하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하고, 때로는 모른 척하기도 한다. 피해자들은 그 이유도 모른 채 혼자 버려질 때가 많다. 이렇게 혼자가 된 사람들은 결국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된다. 자살이다. 여러 언론을 통해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왜일까?
아무도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아직도 우리는 흑백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거나 내 편 네 편으로 편을 나누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 괜히 엮이면 힘들어진다는 이기심으로 애써 외면하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혼자 내버려 두면 하나의 선택지만 남을지도 모른다.
만화 <내일>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사람들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야기이다. 다양한 에피소드로 되어 있어 굳이 처음부터 읽을 필요는 없다. 웹툰으로 시작하여 단행본으로도 나오고 있고,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설정 자체가 너무도 황당하여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그림체도 내가 좋아하는 그림체가 아니었다. 마치 만화 <도박묵시록 카이지>(후쿠모토 노부유키, 서울문화사)의 주인공들 같았다. 게다가, 저승사자의 등장은 너무 뻔했고, 염라대왕은 산적같이 생겼고, 옥황상제는 더군다나 여성으로 등장해서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이런 캐릭터 설정이 어색하다고 느끼는 이유도 내 편견이 개입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편견을 깨기 위해 이런 설정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옥황상제가 꼭 남자여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 말이다.
주인공이 저승사자들과 함께 자살 방지를 위해 사람들을 구해내는 어찌 보면 단순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나도 이게 뭐야 싶었다. 그런데, 설정은 다소 억지스러울지 모르겠으나 내용으로 들어가는 순간 푹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리고, 눈물을 훔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하나의 에피소드들이 시작과 끝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어 좋았다.
이 만화는 감히 내 인생 최고의 ‘인생 웹툰’이라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다소 작위적인 설정에 아쉬워했으나 내용으로 들어가는 순간 푹 빠져들었다. 각 캐릭터들의 매력과 묵직한 위로가 더해지면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보여 주었다. ‘따돌림을 당하는 중학생’, ‘앞날이 막막하기만 한 재수생’, ‘남루한 인생의 끝자락에서 선 참전 용사 할아버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남자’, ‘성폭행 피해자’ 등등 각각의 에피소드를 통해 사회 문제를 이야기하면서도 각각의 인물들의 삶의 이야기들 묵묵히 들어주는 장면들은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 누구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았고, 듣고도 모른 척 무시했을 것이다. 결국 이들은 삶의 끝 절벽에 서서 이 세상과 작별을 하려고 했다. 바로 그때, 주인공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을 뿐인데, 그들은 용기를 내서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온다. 어쩌면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한 가지.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것이었으리라.
교육과정을 통해 공감하며 듣기를 충분히 가르치고 배우지만, 그저 시험을 위한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았다. 말 그대로 공감하며 듣는 것만으로도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말로만이 아닌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문제 해결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폭력이다. 그래서인지 수많은 매체에서 이 방법을 통해 아주 쉽게 해결하곤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많은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 일시적인 방법이고, 극단적인 방법이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한 번 폭력에 빠지면 중독되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생각만 해도 너무 머리가 아프다. 딱히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내 인생 영화 <In a better world>에서는 폭력을 폭력으로 대항하지 않는다. 오히려 희생과 사랑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현실에서는 참 어려운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내일>에서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까?
에피소드마다 조금씩 다르다. 따돌림을 당한 학생의 경우에는 가해자 학생에게 벌을 준다. 비현실적이기는 하지만, 가장 좋은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게 해 준다. 뇌과학의 발달로 혹시 가능해질지도 모르겠다. 국어사전을 찾아보았다.
공감 :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기분.
이것이 바로 조앤.K.롤링이 말한 상상력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가장 고차원적인 능력. 바로 상상력. 즉, 공감 능력이다. 이 공감을 통해 문제 해결을 할 수만 있다면 세상은 좀 더 따뜻해질 것이다.
1.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고 싶다면?
영화 <In a better world>, 수사네 비르 감독
폭력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폭력이 아닌 다른 해결 방법은 없을까? 영화 제목 그대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해주는 내 인생 영화이다. 인간은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서로를 비교하고 경쟁하며 타인에게 모욕을 주어가면서까지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렇다면, 이러한 폭력의 근원에는 깊은 상처가 있다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출발점이 될지도 모른다.
영화 <벌새>, 김보라 감독, 박지후, 김새벽 출연
책 <벌새>, 김보라, 최은영 외 3명, 아르테(arte)
가장 작은 새. 하지만, 부지런한 날갯짓으로 벌처럼 공중에서 정지하여 꿀을 빨아먹는 벌새. 영화로 먼저 알려졌고, 나중에 시나리오와 네 명의 작가 리뷰를 담아 책으로 출판되었다. 이 작품은 중학교 2학년 학생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한문학원 영지 선생님을 만나 조금씩 세상에 대해 알아간다. 세상을 살아가며 조금씩 상처를 받는 작은 벌새. 과연 비상할 수 있을까? 작고 작은 날개지만, 힘차게 날갯짓을 해 보자. 어느새 하늘을 날고 있으리라.
책, 내일을 위한 책 시리즈 <독재란 이런 거에요>, 플란텔 팀, 김정하 옮김, 풀빛
<사회계급이 뭐에요?>, 플란텔 팀, 김정하 옮김, 풀빛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룰까요?>, 플란텔 팀, 김정하 옮김, 풀빛
<여자와 남자는 같아요>, 플란텔 팀, 김정하 옮김, 풀빛
신기할 정도로 이 책에서 내가 이야기하려고 했던 내용들이 모두 담겨 있는 그림책 시리즈이다. 시리즈 제목도 "내일을 위한 책"이다.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주인공들은 우리 아이들이다. 그림책이라고 무시했다가는 크지도 않은 코가 납작해질지도 모른다. 글 하나하나가 마음에 쏙쏙 들어오고 그림과도 잘 어울린다. 아이들과 함께 읽다가 나도 모르게 내가 더 빠져서 보게 된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 보자.
2.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매우 높다.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는가?
(1) 청소년 자살률은 대략 OECD 평균 수준이다.
그런데 OECD 국가 중 자살률은 왜 1위일까?
(2) 다른 국가들에 비해 60대 이상의 자살률이 매우 높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3.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4.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