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 없지만 따듯한 밤
순례 25일 26.5㎞
출발 : 오스삐딸 다 꼰데사 Hospital da Condesa
도착 : 사모스 Samos
순례 26일 45.5㎞
출발 : 사모스 Samos
도착 : 곤사르 Gonzar
함께 오래 하잔 말에
답하지 못했다
언제나 형용사를 꿈꾸었지만
내게 있어 삶이란 동사였고
지키지 못한 약속을 수 없이 보았다
말없이 묵은 먼지를 쓸어내고
삐거덕거리는 문에 기름칠을 하고
비 새는 창틀에 행주를 받치고
멎은 시계 약을 간다
성에를 걷어내 아이스크림을 채우고
향 좋은 비누를 세면대에 올려놓고
벗겨진 전기난로 피복을 감아주고
기운 책상다리를 맞춘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찾아
당신의 공간에
나의 동사를 더한다
함께 오래 하고 싶은
나의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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