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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섬 Oct 15. 2022

그림, 교육현장에 가다

특권이 아닌 보편적 권리_다르젤라스, 조프로이, 보그다노프


예술작품이 왕족, 귀족과 같은 가진자들의 전유물이었던 것처럼 의무교육이란 제도가 없던 시절 교육 또한 가진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교육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할 보편적 권리이지만 안타깝게도 세계 곳곳에는 아직까지 그렇지 못한 곳이 많다. 사회적 신분이나 경제적 지위의 차별 없이 모두에게 주어지는 균등한 교육의 기회는 매우 중요하다. 국가에 의해 보장되는 의무교육은 독일에서 처음 그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프랑스, 영국 등 유럽에서 시작되었다. 화가들도 일찍이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그림을 통해 교육을 강조하고 널리 알리고자 하였다.


Andrè Henri Dargelas_Let's learn the alphabet (1860)


다르젤라스는 프랑스 화가로 서민들의 일상과 아이들을 주로 그렸다. 특히 교육에 관심과 애착을 가지고 그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림을 많이 그렸다. 


교육을 널리 알리고자 했던 프랑스 화가가 또 있다. 바로 조프로이다. 그는 프랑스 제3공화국 교육부의 공식 화가로 지정되어 학교를 알리고 교육의 개선을 위한 많은 그림을 남겼고, 교육계와 어린이 출판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래 칠판 앞에서 당황한 아이의 그림은 꼭 내 모습니다. 나는 수학을 정말 못했다.  


Henry Jules Jean Geoffroy_Embarrassed Student (1908)


골치가 아픈지 오른손으로 이마를 짚은 아이, 손가락으로 책을 꼼꼼하게 짚어가며 열심히 노트필기를 하는 아이, 자를 대고 반듯하게 줄을 긋는 아이, 공부에는 영 관심 없는 듯 연필만 만지작 거리는 아이, 옆 친구의 쓰기를 봐주는 아이, 아무것도 안 하고 앞자리 친구만 쳐다보는 아이.... 제각각인 모습으로 수업에 임하는 아이들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Henry Jules Jean Geoffroy_The Children´s Class (1889)


아래 그림은 러시아의 화가 보그다노프의 그림이다. 그는 자신의 성 뒤에 출신지역 이름을 붙여 보그다노프 벨스키가 되었다. 턱을 괴고 머릿속으로 열심히 암산을 하고 있는 아이, 왼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허공에 시선을 고정한 채 계산을 하고 있는 아이, 벌써 계산을 마치고 선생님 귀에 정답을 말하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나 진지하다. 종이와 연필이 귀한 시절이었기 때문일까? 수학을 머릿속으로 푸는 모습이 생소하다.


Nikolay Bogdanov-Belsky_Mental Arithmetic (1895)

 

누더기 차림으로 교실 문 앞에 서있는 소년의 뒷모습은 보그다노프 벨스키의 자전적 이야기다. 가난에 허덕이던 그는 학교에 다닐 수 없었다. 하지만 배움에 대한 열망을 잠재울 순 없었기에 교실 문턱에 서서 친구들이 수업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당시 농촌 계몽운동을 벌이던 라친스키 교수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예술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가난 때문에 배움을 열망으로만 간직하던 아이는 후에 화가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학자이자 교수가 되었다.


Nikolay Bogdanov-Belsky_At the School Doors (1897)



[Dargelas / Bogdanov-Belsky] : Un viaje a través de la Historia del Arte

[Geoffroy] : Museo del Prado 2.0 / Art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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