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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동규 Sep 26. 2024

2-4. 주식은 기다림입니다

돌파와 눌림

단타시장은 꿈이 있습니다. 인생역전의 희망이 보입니다. 모두가 모여듭니다. 


하루 종일 주식창을 보다 보면 단타의 세계에 접어듭니다. 주식창 보고 있으면서 사고팔고를 안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돈을 빨리 벌고 싶은 욕구 때문에라도 단타를 하게 됩니다. 퇴직은 했지, 벌어둔 돈은 없지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타를 해서 빨리 돈을 벌어야겠다는 식으로 마음가짐이 흘러갑니다. 



웰컴 투 단타세계


단타는 몇 분 만에 주식을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는 투자법입니다. 심지어는 몇 초만에 매매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려면 주식창을 잘 봐야 합니다. 캔들과 거래량, 이동평균선을 보면서 오랫동안 연구를 하다 보면 노하우가 축적됩니다. 주식이 지금 오르겠구나 싶은 순간이 느껴집니다. 전 고점을 돌파하려고 할 때 주식은 오르려는 힘이 강합니다. 


전 고점을 돌파하려는 순간에 주식을 사는 것을 돌파기법이라고 합니다. 상당 수의 단타투자자들이 돌파기법을 즐깁니다. 돌파기법은 대가도 크고 손실도 큽니다. 오르는 척하다가 갑자기 아래로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돌파와 쌍벽을 이루는 단타기법이 눌림기법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고수 중 주덕이 눌림기법을 선호합니다. 돌파보다는 안정감 있는 기법입니다. 눌림기법은 오르다 말고 잠시 주춤거리는 주식을 저점에서 사는 기법입니다. 분명히 오르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 이유 없이 주춤거리는 주식은 대개의 경우 더 오르기 전에 개미들을 털어내려고 그러는 것입니다. 눌림기법은 경우에 따라서는 제법 오랜 시간 기다려야 다시 오르는 때도 있습니다. 


눌림기법이 여유 있다고 해도 예측과 달리 주식가격이 하락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돌파의 경우에는 눌림 기법 보다 주식가격 하락이 더 많이 나타납니다. 



언제나 아픈 손절


그래서 단타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법이 손절입니다. 손절은 참으로 아픕니다. 손해 보고 판다는 의미입니다. 주식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고 샀지만 현실에서는 밑으로 내려갈 아깝지만 팔아버리는 것이 손절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다가 완전히 가격 하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손절은 대개의 경우 옳습니다. 


그런데 너무 과감하게 손절하다 보면 손절하느라고 손해가 커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주식은 애초부터 안 사는 연습을 고수들은 많이 합니다. 


여하튼 단타는 위험합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주식을 예측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단타 할 때, 특히 손절까지 같이 할 때 손실이 컸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기법을 변경했습니다. 이제는 분봉을 잘 안 봅니다. 단타를 하려면 분봉을 주로 보는데, 요즘 에는 분봉 대신 일봉을 주로 봅니다. 때로는 주봉도 살핍니다. 긴 호흡으로 주식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일봉과 주봉으로 주식 동향을 파악하면 필연적으로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약간 주가가 내려가도 참고 기다리고, 결국은 반등할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이러면 손절은 많이 안 하게 됩니다. 


기다림을 인내하려면 결국 종목이 좋아야 합니다. 잡주보다는 우량주가 좋습니다. 그리고 지금 각광받는 분야 내에서 매입을 해야 합니다. 예컨대 산업경기가 반도체는 좋은데 2차 전지는 힘을 못쓰고 있다면 반도체는 기다려도 원상회복 속도가 빠르지만, 2차 전지는 기다림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화끈하게 아주 빠르게 돈을 벌지는 못해도, 잃지 않는 주식투자법, 이게 요즘 제가 하고 있는 투자방식입니다. 

워런버핏은 얘기했습니다. 투자의 제1원칙은 돈을 잃지 마라, 제2원칙은? 제1원칙을 잃지 마라. 


빨리 돈 벌고 싶어서 단타를 오랫동안 연마했지만, 기대만큼 돈이 벌리지 않았습니다. 위험한 반면에 돈은 기대만큼 안 벌리고 시간만 잡아먹으니, 아무래도 단타보다는 다른 일을 찾는 게 현명하겠다 싶은 생각이 점차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주식에 대한 환상이 깨져나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행정사와 직업소개업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주식은 합니다. 다만 주식투자 관련 시간을 줄이고 기대치를 낮췄습니다. 이제는 용돈 수준으로 들어와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 정도도 대단한 겁니다. 하루 종일 길거리 다녀봐야 만 원짜리 한 장 안 생기는데 말입니다. 


주식은 패가망신도 아니고 시간낭비도 아니고, 소소한 재테크입니다. 욕심 내지 않으면 비수도 과일 깎는 칼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은퇴 후 주식 투자는 방어적으로 해야 합니다. 잃으면 손실 복구가 어렵습니다. 노후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주식은 기다림입니다. 시장을 좌우하는 큰 손들은 개미들이 쉽게 돈 벌 수 있게 놔두지 않습니다. 손절하면 주가가 올라가고, 사면 떨어지고... 운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큰 손들이 개미털기 하는 겁니다. 


개미털기를 이기는 방법은 기다리는 겁니다. 기다리려면 한 종목에 몰빵하면 안됩니다. 분산 투자하고 부담을 줄여야 기다림이 가능해집니다. 


제가 고수는 아니지만 경험에 의하면 주식으로 큰 돈 벌기 어렵습니다. 큰 손이 개미들이 돈 벌게 놔두지 않습니다. 그저 소소한 용돈벌이가 맞습니다. 그래야 스트레스 줄고, 위험 낮춥니다. 노후에 소중한 자산을 투자하다가 날리면 정말  낭패입니다. 방어적으로, 수세적으로 해야 합니다. 



 

주식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을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이동시키는 도구다. 워렌 버핏 (미국, 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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