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장이 Jul 11. 2024

조금 엉망일 수도 있다, 극강의 자존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아무리 구겨져도 만 원짜리 지폐의 가치는 변함 없듯이, 큰 실패를 했고 극심한 통증 겪어도 '나'라는 존재의 가치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쭈그리가 될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어떤 일을 그르치거나 건강상 문제가 생기면 마음이 위축되는데요. 순간적인 현상은 어쩔 수 없겠지만, 최대한 빨리 원상복구를 해야 합니다.


회복탄력성이란 말이 있지요. 크고 작은 다양한 역경과 시련과 실패에 대한 인식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합니다.(위키백과)


살아 보니 그렇습니다. 아무 고난을 겪지 않고 순탄한 길을 걸었을 때는, 크게 배우거나 깨닫는 경우 드뭅니다. 허나, 도저히 견디기 힘들 것만 같은 고통과 시련을 겪을 때는 항상 뭔가 배우고 깨닫고 의지를 다지게 됩니다. 


실패와 역경을 겪는 가운데에서는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만 들거든요. 좌절하고 절망하고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그런데, 조금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자기계발 모임 같은 곳에 참여할 때, 평온하게 살아가는 이들보다 고난을 겪은 제가 훨씬 돋보이고 사람들의 주목을 끌곤 하거든요. 


한 마디로, 위기를 겪은 사람이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는다는 뜻입니다. 쓰러진 상태에서 포기해버리면 그런 영광의 순간을 맛보지 못합니다. 기를 쓰고 다시 일어나 극복하고 이겨내면 공부 많이 한 사람보다, 돈 많은 사람보다, 훨씬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게 됩니다.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 막노동꾼, 암 환자. 이것이 과거 저의 수식어였습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조금 다른 수식어로 저를 소개합니다. 


              전과자였는데, 지금은 작가가 됐대.            

              파산한 적 있는데, 지금은 사업가로 돈 많이 번대.            

              알코올 중독자였는데, 지금은 술도 끊고 작가와 강연가로 근사하게 살아간대.            

              막노동꾼이었대. 현장에서 잡부로 일했다네. 근데, 지금은 [자이언트 북 컨설팅] 대표야.            

              암에 걸렸대. 최근에는 신경부종과 디스크 파열과 염증 쇼크로 매일 통증에 시달린대. 그래도 글 쓰고 강의하면서 흔들리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야.            


자신 앞에 어떤 수식어를 붙일지는 오직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전과자래. 원래 잘 나갔던 사람인데, 사업 실패로 무너졌다나 봐. 불쌍해. 돈 욕심 부리다가 자멸한 거지. 안타깝지만 어쩌겠어. 세상엔 그런 사람도 있는 거지 뭐. 제가 만약 그대로 좌절하고 절망한 채 삶을 포기했더라면, 아마 지금까지도 저런 꼬리표를 달고 살고 있겠지요. 


나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것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미친 개한테 물릴 수 있고,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삶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억울하고 분하고 원통하지요. 하지만, 내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힘들고 아픈데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었느냐고 말이죠.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알 수 있습니다. 아무 일 벌어지지 않을 때는 '다시 일어설' 필요조차 없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공부하고 자기계발하는 이유는, 순탄하게 살아갈 때를 대비한 게 아니죠.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을 때 어떤 태도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선택하기 위함입니다. 


고난은 끝이 없습니다. 문제 하나를 해결하고 나면, 또 다른 문제가 닥칩니다. 이제 좀 살 만하다 싶으면, 금방 다시 위기가 몰려옵니다. 이제 좀 알 것 같습니다. 삶이란, 꽃길을 찾아 기대하며 사는 과정이 아니라 나에게 닥치는 모든 문제를 끌어안아 이겨내고 또 이겨내는 과정이란 사실을요. 


별것도 아닌 사소한 문제로 끙끙대며 하루하루 피곤하게 살아가는 사람 있는가하면요.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의 고난과 역경도 거뜬하게 이겨내며 인생을 멋지게 조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 차이는 오직 하나! 자신이 어떤 생각과 태도를 선택할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가진 것도 없고 학식도 짧습니다. 실패를 거듭했고, 안 좋은 일 많이 생기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작가와 강연가로 멋진 삶을 이뤄낼 수 있었던 이유는, 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궁리한 덕분입니다. 


능력, 돈, 외모, 학력. 이런 것들은 삶을 아주 조금 다르게 만들 뿐입니다. 인생 뿌리를 움직이는 것은 언제나 태도입니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그냥 누워 잘 것인가. 아니면, 그럼에도 잠시 시간을 내어 오늘 하루를 마무리짓고 잠자리에 들 것인가. 사람들은 이 차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든요. 


하루만 보면 별 일 아닐 수 있지만, 그것이 쌓이고 또 쌓이면 전혀 다른 인생을 만드는 것이지요. 매일 병원에 가고, 매일 신경주사를 맞고, 매일 온몸을 비틀고. 그래서 여기저기 멍 투성이고, 가만히 있어서 전기가 통하는 것 같고, 바닥에 누우면 목과 허리가 끊어질 것 같습니다. 


아파 죽겠다는 이유로 모든 걸 손 놓고 마냥 쉬기만 하면 어떻게 될까요? 쉰다고 해서 몸이 당장 나을 것도 아닙니다.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건강을 되찾게 되면 제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겁니다. 부지런히 병원 다니며 치료 받고, 생활습관 바꾸고, 자세 교정하고, 운동하고. 그렇게 발로 뛰면서 또한 제 할 일을 꿋꿋하게 하는 것이죠. 


저는 또 해낼 겁니다. 지금이 이 극심한 통증을 결국 이겨내고, 이후로는 아픈 사람들을 위한 책도 쓰고 강연도 할 겁니다. 신이 제게 또 하나의 소명을 준 거라고 믿습니다. 


어제부터 모든 강의 요청을 적극 수락하고 있습니다. 조금 먼 곳에서 요청한 강의도 출강하기로 했고, 그냥 거절해도 될 만한 강의까지 모두 접수했습니다.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가장 나다운 모습입니다. 작가와 강연가라는 정체성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이겨낼 겁니다. 


지난 주부터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지 않기로 했습니다. 통증을 줄여주는 주사라서 거부 결정 내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 자신을 믿습니다. 치료라면 모를까, 일시적으로 통증을 줄여주는 정도라면 차라리 저의 의지로 이겨내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한 거지요. 건강에 해로운 주사니까 약해빠진 정신 상태 더 이상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살다 보면,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풀리는, 인생이 참 엉망이다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네, 조금 엉망일 수 있지요. 구겨질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이 생겨도 나 자신의 존재 가치는 변함 없다는 사실,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극강의 자존감을 장착하세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작가의 이전글 너를 언짢게 만드는 건 쉽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