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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성욱 Jul 14. 2023

네 안에 있었어-1

어느 저녁이었다. 아이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떼를 쓰기 시작했고, 나는 저녁 준비를 하느라 분주했다.

자기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니 아이의 떼는 도를 넘고 악을 쓰기 시작했다.

나의 감정도 좋지 않았다. 울음을 멈추면 얘기하자고 하고 아이의 울음이 멈추길 기다렸다. 하지만 아이의 울음과 떼는 고조에 다 다르고 그래도 봐주지 않는 엄마에게 시위를 하 손에 잡히는 물건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당황하기도 잠깐, 화가  치밀었다.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아이는  주변을 살피더니 지인이 보내준 생선박스 돌렸다.

엄마가 기분 좋게 받은 택배 박스를 엄마에 대한 분풀이 상대로 인식했는지 생선 박스를 열더니 안에 든 생선을 덥석 잡 한 마리씩 집어던졌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무엇이 이아이를 이렇게 분노하게 했는가? 그리고 이 아이는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가?


이든이는 순한 성격에 아이들이 으래  하는  저지레 한번 없던 아이였다.

그런 아이의 지금 행동에는 분명 메시지가 있다생각 들었다.

일단 철렁 내려앉은 가슴을 진정해 본다.


우는 아이를 진정시키고, 대화를 시도하기 전에 널브러진 생선을 주워 담으라 주문했다.

아이도 그제야 바닥에 널브러진 생선들을 보며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한 듯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다시 생선을 주워 담기에 다섯 살 아이는 선이 무섭다.


"생선 무서워, 못해요?"를 외치며 울먹였.


마음이 약해지기도 했으나 단호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엄마의 마음을 눈치챈 아이는 울상이 된 얼굴로 상자의 비닐을 벌리고 생선을 주워 담다.

무서워 겨우 잡아든 생선을 담으면서도 그것들의 머리와 꼬리를 맞춰 차곡차곡 담는 모습에 어이없는 웃음이 나오고 이내 나의 화도 누그러들었다.


이제 왜 화가 났는지? 금 마음은 어떤지, 들어줄 차례이다.

아이가 말한다.

"엄마는 내 마음도 몰라주고" "계속 이모들이랑 핸드폰만 하고" "내가 좋아 이모들이 좋아?

허걱! 이건 뭔 뚱따지 같은 소리인가!

'내가 언제, 내가 얼마나 너에게 신경 쓰는데'란 말이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것을 삼킨다.


아이가 그렇게 느꼈다면 그게 맞는 말이다.

반박하고 싶은 마음을 누루고 지난 며칠 내 행동들을 곱씹어보고 요즘 내 일상을 찬찬히 점검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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