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나와 같은 청춘들에게 쓰는 편지
급하면 체한다.
이 간단한 진리가 모든 곳에 통한다.
배고프다고 허겁지겁 먹은 음식은 제대로 소화되지 않고 속에서 정체구간과 러시아워를 만든다.
외롭다고 허겁지겁 만난 인연도 빛깔 좋은 신선한 음식 같지만 결국은 체기를 불러온다.
사람을 대할 때는 불을 대하듯 하라고 했다.
너무 멀면 추워서 얼어붙고
너무 가까우면 뜨거워 데인다고 했다.
배려와 존중이 있는 그 선을 지켜야 한다는 뜻일 거다.
미국 문화권에 있는 펄스널 스페이스(Personal space), 말 그대로 개인의 공간을 존중하는 그 문화처럼 존중과 배려가 있는 공간이 당신의 주위에 있기를 바래본다.
과하지 않은 깔끔함이 사람관계에도 좋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공간을 존중하고 과하게 침범하지 않으며 무엇도 판단하지 않고 상대방이 보여주는 그대로를 볼 수 있기를.. 사회가 만들어준 편견을 걷어낼 수 있기를..
경계 없는 사이가 부족한 나를 채워 행복을 준다고 생각될 때도 있었다.
네가 나인지 내가 너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그런 밀착감이 행복이라고 착각했던 적도 있다.
그런 경험들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경험은 소중하니까, 그런 경험 또한 어리석고 아름다운 젊은 날의 특권이라고 생각하다.
하지만 옳고 그름을 떠나 내가 누구인지 나 스스로 알아야 한다. 나와 남의 경계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청춘을 청춘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
그 말에 백 퍼센트 공감한다.
너무 소중하고 소중해서 아깝지만 그래서 더 아름다운 그 청춘의 특권일 거다.
청춘이 지나가듯,
인연에 대한 깨달음도 수많은 실수들을 지나가며 깨닫고 익어 가겠지.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 연인이든 친구든
스쳐가기도 하고 계속 곁에 있기도 한다.
끊어진 줄 알았던 인연의 줄이 다시 이어질 때도 있다.
스치고 지나가고 다시 만나고 새롭게도 만나고
또다시 지나쳐지고
늘 누군가는 떠나기도 하고 누군가는 다가오기도 한다.
이럴 때면 삶 자체가 정말 여행처럼 느껴진다.
찰나와 같은 여행의 매 순간처럼
인생이 아주 긴 여행이라면
누구와 함께 하고 싶을까?
지금 내가 함께 하고 있는 이 사람들일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 일까..
스스로의 질문에 답을 찾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행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 나 스스로에게 예의를 지키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