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고 글 쓰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by 유나


내 허리는 2시간 이상을 견디지 못한다. 학창 시절부터 오래 앉아있어서 그런지 2시간 이상 앉아있으면 송곳이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그래서 앉아서 무언가를 할 땐 2시간이라는 제한 시간을 두어야 한다. 어찌 보면 참 활동적이다. 2시간 글 쓰고 산책하고, 2시간 공부하고 산책하고...그렇지만 항상 제한 시간을 지킬 수는 없었다. 강의를 듣거나 과제를 하다 보면 제한 시간이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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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카페에서 과제를 하고 있었다. 단편소설을 제출해야만 했는데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허리통증이 없었다면 시간 가는 줄도 몰랐을 테지만 허리가 아픈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앉아있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나는 집에 가서 얼른 눕고 싶었지만, 과제를 빨리 해야 해서 그만둘 수 없었다. 아프니까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목뒤와 입 안이 뜨거워졌다. 그래서 차가운 허브차를 연신 들이켰다. 잔의 마지막 한 방울이라도 마시려고 잔을 높게 들어 올렸다. 한 방울도 나오지 않자 입안은 사막처럼 변했다. 그때 너무 불행하게 느껴졌다. 소설과제를 하며 내 실력이 형편없게 느껴졌고, 계속 쓴다 해도 나아질 일이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바프 때문에 단 음료를 먹을 수 없다는 것도 힘들었다. 작가가 되고, 바프를 찍는 것 모두 내가 선택한 길인데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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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프 준비동안 허브차와 아메리카노만 먹었다. 유혹이 심해서 촬영일이 다가올수록 카페에 가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나아질 것 같지도 않았다. 그 당시에 기분이란 건 뭔가 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나도 바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 뭔가가 운동이나 건전한 취미활동이었다면 좋았겠지만 나는 주로 먹는 것으로 풀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배가 불러도 끝까지 밀어 넣었다. 그건 오랜 내 습관이었다. 하지만 바디프로필이라는 거창한 계획 중에 먹는다면 안될 것 같았다. 첫째로 살이 찔 것이고, 그로 인해 기분이 더 안 좋아질 것이고,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모든 걸 포기하고 말 것 같았다. 방 안에 다시 들어가기 싫었던 나는 침대에 계속 누워만 있었다. 거실로 나가는 순간 냉장고 문을 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난 나는 어딘가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허리도 그렇고 마음이 가뿐해졌다. 자신을 통제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다. 머리도 상쾌해져서 과제도 무사히 끝마쳤다.

어떤 영상에서 누군가 한 말이 기억난다.

‘운동뿐만이 아닌 먹고 자는 것까지가 바프준비다.’

이 말은 어디에나 통하는 것 같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바른 루틴과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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