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고 글쓰고 공부를 하며 나에게도 루틴이 생겼다. 할 게 없어서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던 때와는 정말 달랐다. 방 안에서 숨죽이고 있던 날에는 찾아주는 이도 찾을 사람도 없어서 이 세상에 없어도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루틴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약간의 소속감이 생겼다. 어떤 공동체에 속한 느낌은 아니었으나 같은 행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에 동떨어진 이질적인 사람이 되지 않았다.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사람들, 공원에서 걷는 사람들 모두 나와 같았다. 어딘가에 소속되야만 혼자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주중에 너무 달려서 그런지 주말에는 운동을 하거나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자니 다시 옛날로 돌아갈 것만 같았다. 그래서 큰 맘 먹고 홍대에 갔다. 한 시간 정도 지하철을 타야만 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붐벼서 숨이 막혔다. 오랜만의 외출이라, 타고 가는 동안 뭘해야 할지도 몰라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옆에 사람과 눈이 마주쳤는데, 날 이상하게 보는 것 같았다. 내 착각일테지만 날 어리숙하게 보고 업신여기는 것 같아 기분이 별로였다.
겨우겨우 도착한 홍대거리는 사람도 많고 건물도 많았다. 건물들은 너무 높아 그 끝을 헤아릴 때 목이 아팠다. 외국인도 많아서 전혀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었다. 현기증이 나서 당장 쉬어야만 했다. 익숙한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들어가 아무거나 시켰다. 자리에 앉으니까 좀 나아지는 것 같았다. 카페 창가에 앉은 나는 멍하니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횡단보도가 교차하는 꽤 넓은 도로가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군가와 짝을 지어 다녔고 한 손에는 쇼핑백을 들고 다녔다. 그들을 보다보니 내 옆이 휑해보였다. 내가 아무리 소속감 비슷한 느낌을 느끼나 평생 내 옆에는 아무도 없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