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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지 Jun 24. 2024

가족 중에 심부전 환자가 있다면 심장 멈추기 전에

이것 해주세요


절대로 후회하지 말라고 했는데

마음이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있어야 평온하다고 했는데


그때 이렇게 했다면 아빠가 쓰러지지 않았을까?

그때 이걸 해드렸다면 지금까지 화목하게 4인 가족으로 더 살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에 매일 잠에서 벌떡 깨곤 했다

물론 심장이 아파서 자다가 깬 아빠의 고통에 비하면 아주 깜찍한 수면 장애 수준이겠지만


이미 떠나버린 아빠를 다시 만나게 될 방법은 없어도

아직 살아있는 심부전 환자들에게 갑작스러운 죽음을 피하게 하는 방법은 알려주고 싶다.


갑자기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서 잠을 못 자고 있다면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힘들다면


돌연사를 피하기 위해 이러한 준비를 하면 좋을 것 같다




1. 스마트 워치를 가지고 있으면 좋다. 


심전도를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항상 차고 있으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본인의 심장 박동수나 심전도가 확 낮아진다면

주저말고 응급차를 부르고, 

혹여 응급차를 부르지 못하더라도 심정지 기록이 남으니

남은 가족들에게 사망 시간을 추측할 수 있게 해준다.

아직 한국에서는 심장 박동수가 멈췄을 때 자동으로 119를 호출하는 스마트 워치 기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하나 장만 해두면 좋을 것이다. 

아버지께 사드리지 못한 후회가 큰 만큼

다른 이들은 미리 사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런 기사를 종종 볼때면 아빠한테 애플워치 하나 사드렸으면 응급차가 바로 왔을까...

그런 후회가 많이 든다. 

다른 분들은 그런 후회가 없길 바라는 마음에 스마트워치 착용을 추천한다.



2. 항상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심장 질환자는 가슴 뛰는 상황을 오래 유지하면 안 된다.

우스갯소리지만 서프라이즈 이벤트도 자제하는게 좋다.

마음이 급해지고 놀라는 상황이 오면

최대한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심호흡을 하는게 좋다.

허겁지겁 달리거나, 스릴있는 활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무거운 물건 한번에 확 들기(X)

-> 가벼운 물건 여러번 들기 (0) 


달리기, 등산하기(X)

-> 가벼운 걷기, 계단 오르기 (0) 



3. 뜨거운 물에서 목욕하는 시간을 줄이고 씻을 때 심장을 쓰다듬자


대체적으로 심부전, 협심증 환자들은 고혈압도 앓고 있다. 

뜨거운 온도에 몸을 오래 담구면 혈압이 올라간다. 

오랜 시간 반신욕하면 어지러운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건강한 사람도 어지러운데, 고혈압 환자들에겐 더 안 좋다. 

너무 오랜 시간 뜨거운 물에 몸을 담지 않는게 좋고, 

샤워할 때 미지근~따뜻한 물을 심장에 대고 시계 방향으로 돌려주면 심장 부근 혈액 순환에 좋다고 한다.

그리고 잠들기 전에 수시로 본인의 심장을 쓰다듬어주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뛰어주고 있어서 고맙다고. 


4. 절대 짜게 먹지 말고, 커피도 자제


짜게 먹지 말라는 것은 어지간한 병명에서도 주의하라고 할 것이다. 특히 혈압 관련된 질병이 있으면 저염 식사를 해야한다.  아버지의 경우 간이 쎈 음식을 굉장히 좋아하셨는데 나중에 가서는 저염식 김치를 주문해서 먹었다.  저염 김치라고 맛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가끔씩 자극적인 음식이 먹고 싶어 외식을 하게 되더라도 집에서는 기본 반찬을 저염으로 해먹는게 좋다.

그리고 커피는 여러 논란이 많다. 

오히려 하루 한 잔은 괜찮다는 기사도 있는데

굳이 안 마시는 게 좋다,는 개인적인 의견이다

안 마셔서 몸이 나빠지진 않으니까. 

하다 못해 가끔씩 마시더라도..

컨디션이 안 좋거나 놀라는 일이 있었던 날에는

마시지 않기를 권한다. 

<<믹스 커피는 절대 안 된다. 이건 기저 질환이 없어도 전국의 모든 의사들이 비추천하는 커피다. 당뇨와 고혈압에 치명적이다>>

5. 하루에 한 번은 연락하기


심장 질환자 가족과 함께 산다면 

잘 때 수시로 숨을 제대로 쉬고 있는지 확인해주는게 좋다. 일어나보니 숨이 멎어있었다. 자고 있는 줄 알았다는 심정지 환자들이 꽤 있다. 

누워있는 자세는 심부전 환자에게 무리가 간다고 하니 누워있을 때, 자고 있을 때 쓰러진 건지 자는건지 확인을 제대로 해보면 좋다. 빨리 발견해야한다. 

골든타임은 3분이다.  3분이 지나면 뇌손상이 시작된다

심정지가 오는 순간 바로 캐치해서 응급처치를 하지 않으면 심장이 멈춘다. 이걸 늘 경각하고 있다면 가족과 더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만약 심장 질환자 가족과 따로 살고 있다면

하루에 3번. 못해도 자기 전에 한 번은 전화해보는 게 좋다.  

심정지가 된 후 시간이 오래 경과될수록 가족의 마지막 모습을 볼 때 가슴이 아플 거다.. 

더 일찍 발견했어야 했는데 .. 그 죄책감이 커지지 않으려면 하루에 한 번은 가족이 잘 있는지 전화해보는게 좋다. 


6. 언제라도 심장이 멈출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행복하게 살자


20대에도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유전적 요인이 있는 이상,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나 역시도 친가에 심장 질환이 있기 때문에 대비해야만 한다. 

유전 요인이 있다면 심장 질환이 발현되기 전, 병원에서 심장 질환을 진단받기 전에 보험을 꼭 들어두자.

심정지가 됐을 때를 대비해 가족들만 볼 수 있도록 노트북에 은행 비밀번호를 적어놓거나 유서를 적어두는 등 죽음을 대비한 준비를 해두는 것이 좋다. 

나 역시도 많이 놀랐다. 

심부전을 판정받긴 했지만,

같이 자전거도 타면서 제주도 여행을 하고,

마지막 그날까지도 같이 아침 식사를 했던 아버지가 갑자기 심정지가 온 모습을 보고

20대인 나도 언제든 심장이 멈출 수 있겠구나 라는 걸 느꼈다.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 역시도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사망신고 후에는 은행 절차가 복잡해진다.

가족들이 내가 가진 돈을 바로 이체해서 옮겨놓게 하는게 가장 편하다.

핸드폰 비밀번호나 패턴도 공유하고 있다면 더 좋겠지


은행 비밀번호는 가족들이 알 수 있게 어딘가에 적어놓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도 미리 적어놓자.

내일이라도 심장이 멈추면 전하고 싶은 말들..






누구나 한번 쯤은 겪는 이별인데도 이렇게 힘들다니


인간에게 위로가 되는 건 타인의 슬픔이라는데

다른 사람들도 다 이별을 겪었다는 그 말이 위로가 되진 않는 것 같다


그래도 아빠를 같이 그리워하는 엄마가 있다는 거,

우리 아빠가 안 아프고 나이 들어갔다면 딱 이런 모습이겠구나, 

라는 얼굴의 친할아버지가 아직 계시다는 거


남은 우리는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살아가야겠지


아빠가 너무 보고싶은 마음에

다른 사람들은 나처럼 후회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적어보았다


부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 이별을 늦추는 정보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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