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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생 Mar 03. 2022

흑돼지와 갈치조림

언제 다시 볼지 모를 사진 보다, 가성비도 생각해보자

 제주 여행 중 먹고 싶은 음식 순위 중 다섯 손가락에는 들어갈 흑돼지와 갈치조림.   


 두터운 고기 살 한 덩이  화로 불 위에 올리자 “치~~” 소리와 함께 떨어진 기름이 침 한 모금 “스~읍”하 삼키, 코를 “흥흥” 거리게 만드는 고소한 냄새와 함께 자욱한 연기에 눈을 비벼 대다, 노릇하게 익은 고기를 그 옆 함께 끓고 있던 매콤한 땡 썰어 넣은 멜젓에 푹 찍어 한입 씹으면 짭조름한 젓갈 맛이 먼저 에 닿은 뒤 고소한 고기 육즙이 입안 가득 터지고, 그 뒤를 이어 땡가 깔끔하게 잡아주면, 마지막은 소주 한잔 어 넣으면 절로 “캬~~” 하는 소리를 내뱉게 한다.

흑돼지 오겹살

 그다음으로 이번에는 빨간 국물 이불 삼아 덮고, 그 아래 짭조름한 국물 머금은 무를 침대 삼아 누워 있는 영롱한 은빛 자태 한껏 내뿜는 통 갈치조림

통 갈치조림과 구이

 함께 벗 삼아 누운 새우와 문어, 전복 등, 주 연급 조연들은 평소답지 않게 오늘 하루는 한쪽 에서 주연 갈치를 더욱 빛나게 받 주고 있지만 감칠맛을 더해 주는 최고의 조연인 것을 알기에 맛에 더욱 감탄한다.


 주연의 하얀 살점 한 숟갈 가득 입안에 담아 넣으면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고소한 맛과 칼칼하고 짭조름 한 국물 맛이 어우러져 혀끝을 더욱 자극하고, 함께 나온 노릇노릇 구워진 기름진 갈치구이의 고소하고 담백함은 조림의 칼칼한 국물 맛을 한  치켜세웠다, 순수 해졌다를 반복한다.  

   

 이런 맛에 반한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제주까지 와서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스치듯 할 수 있겠나 싶다.     


 하지만 이 맛을 느끼려면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있으니 그 걱정 잠시 잊고 오늘은 그저 마음먹은 대로 누리겠다고 생각했다면 문제없겠지만, 여행 이후 조금은 가벼워질 지갑 생각에 씁쓸함이 머리를 스친다면 고민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흑돼지와 갈치조림의 맛은 어디 하나 나무랄 곳 없지만 그 비싼 가격은 나 역시도 만만치 않아 쉽게 즐기지 못하기에 여행객들에게 나만의 방식을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야기하는 제주 여행 6번째 tip

-언제 다시 볼지 모를 사진 보다, 가성비도 생각해보자-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정보와 맛 집 정보를 블로그를 통해 많이 알아보는 듯하다.

나 역시 그랬고 지금도 사실 그렇긴 하다.     


 그렇게 찾은 맛 집에서 음식을 먹기 전, 의미가 있지 없지 모른 체 블로그 등에서 본 것과 같이 사진을 연출해 찍고서는, 음식 맛을 볼 때에는 마치 유명 셰프에 빙의가 된 듯 블로그에서 보았던 맛 표현과 같은지 음미하 평론하게 된다.     


 그 이후 찍은 사진은 한 번도 보지 않는 아이러니한 행동을 나의 기준에서는 반복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어느 정도 블로그에 대한 노하우가 생겨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선택해 간 곳에 실패는 적은 편이며, 다녀와 만족도 또한 그리 나쁘지 않긴 하지만 현혹된 눈 때문인지 기분 탓인지 알 수 없긴 하다.     


 여행객들은 제주 여행이 나름 특별한 날이기에 이날만큼은 가성비보다는 맛있고 아낌없는 여행을 원할 텐데, 각자 상황이 다르기에 여행 방법에 게 좋겠다 저게 좋겠다 할 이유가 없지만, 혹시라도 방송 프로그램 '식객 허영만의 백반 기행’처럼 평소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식당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해해 주길 바란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현지인들은 내가 생각하기에 흑돼지와 통 갈치조림을 잘 먹지 않는 듯하다.

아니 나의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비싼 가격에 잘 먹지 못하는 것 같다.     

 원래 제주 전통 흑돼지는 통시에서 사람의 인분을 먹고 자랐다고 하며 지금은 돈사에서 같은 기간을 키워도 그 크기가 백돼지 보다 작아 생산량이 적다 보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한다.

백돼지의 경우 200g 1인분 가격이 15,000원 정도 라면 흑돼지의 경우 비싼 곳은 150g 1인분 가격이 2만원 정도이다.


 나의 경우 일반 삼겸살 400g은 먹는 식성이 흑돼지를 먹으려면 혼자서 3인분은 시켜 6만원은 지불해야 그 호사를 누릴 수 있다.

그러니 세명만 가더라도 술과 밥,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비빔국수까지 먹으려면 20만원은 훌쩍 넘게 된다.    


 제주 은갈치의 경우에도 흔히 이야기하는 먹갈치와 비교한다면, 한 마리씩 주낙을 통해 잡아 은빛 비늘에 생채기가 나지 않게 고이 모셔 오다 보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어 통 갈치조림과 구이 세트 메뉴로 3~4인 기준 한 끼 식사비용이 20만원 가량이다.     


 나는 그렇다고 해서 물가 비싼 제주에서 맛있는 음식을 참을 만큼 미식에 대한 열정이 부족하지 않기에 나만의 방법으로 해결해 가며 살아가고 있다.     


 먼저 돼지의 경우에는 현지인들이 주로 다니는 동네 식당 중 하나로 그곳은 짜투리(뒷고기)를 파는 곳이다.(물론 흑돼지 오겹살도 메뉴에 있다.)   

색달 돈솔 짜투리 구이와 김치찌개

 짜투리 살은 도축하는 사람들이 맛있는 고기라 몰래 뒤로 빼돌려 자기들끼리만 먹는다 해서 뒷 고기라고도 한다.

이 식당은 짜투리 고기 중에서도  앞리 살과 등살 이 만나는 부위를 주로 사용한다고 하며, 자투리를 모은 것이기에 흑돼지와 백돼지가 섞여 있다고 한다.


 이 짜투리 살 1인분 양이 300g이나 되고 가격 또한 15,000원 밖에 하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4,000원이던 것을 돼지 값이 너무 올라 최근에야 올린 가격이다.

우리 식구 3명이 가서 양껏 먹어도 밥, 찌, 술, 국수를 포함해 6~7만 원이면 충분하다.   


 특히 이곳의 김치찌개와 계절메뉴 열무국수는 강추이다.

 

 그리고 동네 식당이다 보니 사장님과 형님, 동생 하게 되었고 함께 술잔을 기울이다 보니 느끼는 정 또한 배가 되 사는 맛까지 느끼 있다.


 올해 설이 지나고 첫 방문을 할 때에는 딸에게 세배 돈까지 며 이주민인 우리 가족에게 소소한 정을 내어주마음 좋은 사장님이다.

색달 돈솔

 내가 느낀 사장님의 정에 혹시라도 보답이 될까 싶어 식당 이름"색달 돈솔"을 살짝 공개해 보며 여행객들 또한 이 맛을 즐겨 보길 추천해본다.

아마 맛과 가성비에 후회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제주에서는 돼지고기 소비가 많다 보니 어느 식당이든 갓 도축한 신선도 좋은 생고기를 쓰기 때문에 고기의 질과 맛이 좋아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이고자 한다면 백돼지도 또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되고

용이식당 두루치기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이 평소 즐겨 먹는 돼지의 앞다리 살 또는 뒷다리 살과 무채를 섞어 만든 두루치기도 있으니 흑돼지 삼겹살의 비싼 가격에 놀랐다면 저렴하고 푸짐한 두루치기에 제주 막걸리 한 사발을 추천해 본다.

  



 그리고 갈치조림은 아무래도 은빛 자태 충만하고 크고 굵은 토막 내지 않은 생 갈치 한 마리 가격이 장에서 보통 5~6만원은 하기에 식당에서 이 맛을 보려면 조림과 구이에 갈치 두 마리와 전복, 새우, 문어, 밑반찬 등을 생각다면, 20만원이라는 가격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현지인인 내가 다니는 식당은 배를 가진 선주가 직접 운영하 식당으로 유명한 곳으로 갈치조림 1인분 가격이 1만5천원으로 가성비 좋은 식당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이유에서 인지 알 수 없지만 직접 배를 운영하지는 않는다 하고 그래서인지, 원래는 생 갈치를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선상 냉동 갈치(배에서 잡아 바로 급랭 한 갈치)를 사용하고 있었고, 4~6월 경 생 갈치 가격이 낮아지면 그때는 사용한다고 하니 이 시기에 방문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갈치조림 2인분

 선상 냉동 갈치였지만 나의 기준에서는 지금도 가격 대비 맛은 훌륭했고 점심 특선 메뉴  중 광어 매운탕과 고등어구이 세트가 1인분에 8천원 하는 것도 있으니 저렴한 가격에 가볍게 식사기 좋은 것 같다.


 20만원씩 하는 통 갈치조림과 같지는 않겠지만 4~6월경 시기를 잘 맞추어 방문한 다면 전혀 손색없을 꺼라 생각하고, 나와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블로그 등에도 소개가 많이 된 곳으로 알고 있어 서귀포 중문 덕승 식당(제줏댁으로 상호 변경)이라 공개해 보며 현지인의 맛을 느껴 보고 싶은 여행객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보길 추천해 본다.    

제줏댁(구 덕승식당 중문점)

 단 블로그 등에서 보는 영롱한 자태 뽐내며 누워 있는 통 갈치의 사진 담을 수 없는 건 안하길 바란다.


 이곳 이외에도 많이 있겠지만 내가 아는 만큼 소개하는 것이니 참고하기 바라며 이 식당을 홍보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여행객들에게 예를 들어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이니 상업적 목적을 의심하지 않기를 바라며 사장님들의 정도  함꼈으면 좋겠다.     




 그 외에도 제주는 비싼 물가로 인해 직장인들이 출근해서 먹는 점심 한 끼 식사 값 또한 만만 치 않다.     

   

 서울 등 육지의 가성비 식당에서는 아직도 5~6천 원 식사가 있는 것에 비하면 만원을 넘나드는 한 끼 식사 값은 평범한 직장인으로서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 현지인들만 찾는 정식 식당을 많이 이용하게 되는데 여행객들 또한 일정 중 한 두 번쯤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곳 식당들의 대표 메뉴는 보통 돼지 두루치기 또는 수육과 생선 조림이나 조기, 옥돔 등 생선구이를 빼놓지 않는다.

예래동 좋은 가든 식당 정식

그리고 나물 및 젓갈 김치 등 여러 가지 반찬은 입맛을 돋니 나도 모르게 “삼춘 공기 밥 하나 더 줍서” 하는 말이 자연스레 나오게 된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기에 정도를 알 수 없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 사는 게 모두 다를 바 없지 않나 다.


 여행은 좋은 에너지와 활력을 주지만 그 경비는 누구나 조금은 부담을  텐데 일정 중 한 두 끼 정도는 부담스럽지 않게 식사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되어 서귀포 현지인 추천 맛 집이 아닌 밥집 몇 군데 더 소개해본다.     


 대정읍 하나 식당, 안덕면 올레 마당 제주 산방산점, 예래동 좋은 가든 식당, 중문동 천제연 폭포 앞 놀멍 쉬멍 머그 멍, 월평 동카름 식당, 용이 식당(두루치기), 서귀포 전원일기, 토평 미래 뷔페, 토평 엄마 식당, 토평 별미 식당, 효돈동 밥집 빼어날 수, 남원읍 공천포 전지훈련장 앞 행복식당, 표선 또옵서 국밥, 성산 해왓 등


 지역별로 더 많이 있긴 하지만 내가 다녀본 곳과 다른 현지인의 추천을 받은 곳이니 참고하길 바라며 여행에서 음식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한껏 힘주어 맛있는 음식도 먹어 보고, 이렇게 현지인 밥집도 찾아보는 소소한 여행의 재미도 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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