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비싼 사치

있었던 것. 그 자체가 소중하고 아름답다.

by 지비에스

몸이 아프기 전에는 건강에 관심을 가지기 않는다. 바쁜 와중에는 일상의 행복을 지나친다. 행복이 없다고 느낀다면 그건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밥을 먹는 행위에 즐거움을 느끼고 공부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고,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같이 웃고 떠들며 소박한 담소를 나누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가벼운 산보를 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은 가장 귀한 가치들이다.



사람이 포부가 크고 넓으며 어떤 것을 이루겠다는 다짐은 분명 좋은 의미지만 그러다 보면 항상 지나치는 것들이 있다. 바로 '일상의 행복'이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서두르지 않는다. 그건 전날밤 충분한 숙면을 취했기 때문에. 그래서 다음날 아침이 되면, 나는 어김없이 창문을 열어두고선 이불을 개고 책상에 앉아서 오늘의 할 일 목록을 보며 가볍게 일기를 쓴다. 나가야 될 시간이 다가오면 그저 나가면 되는 것인데, 예전에 나는 이상하게도 그 시간이 다가오면 일부러 일찍부터 서둘러 내 마음의 불안을 조금씩 키워 나갔던 것 같다.



상황에 대한 변수들을 미리부터 너무 계산하고 앞당겨서 그런지, 여유 있는 아침시간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얼른 일을 대충 처리하고 나가려고만 한다. 그러다 보니 아침의 상쾌함을 느끼기도 전에 벌써부터 불안해지면서 일을 대충 끝내버린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나는 내 루틴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건강한 원칙을 바탕으로 나를 버티고 유지시켜 주는 일종의 '명상 상태'를 만들어 심신을 가볍게 만들고 숨 쉬는 것부터 물건의 촉감까지 모든 사물과 직감에 따라 반응들을 은밀히 느끼며, 내 상태에 따른 변화들을 몸저 음미해 본다. 이는 내가 책을 보거나 전날 공부한 내용을 가볍게 읽었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의 미묘한 전율이고, 컵고리를 잡고 들어 올렸을 때, 물의 찰랑거림의 감각이고, 숨을 들이마시고 내쉼으로써 내 몸이 식물처럼 자연스럽게 세상을 호흡하고 있다는 감동이며, 내 주변사물과 내 생각이 하나로서 아름답고 이타적이게 연결되어 있다는 숭고함이 깃들어 있다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뜻이다.



이 모든 것들은 내게 가장 중요한 것들이며, 살아 숨 쉬는 동안 이것을 매 순간 아침마다 느낀다는 것에 대한 감동과 희열이며 이것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사치가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침은 여유롭게. 점심 전까지는 정신을 온전히 집중하며 꿈을 위해 노력하고 식사 후에는 가볍게 산보하며, 지난날들이 내게 큰 가장 큰 행복을 온전히 느끼보며 이것들이 내게 무엇으로 다가왔는가?를 사색하며 조용히 자연의 새소리를 들으며, 태양과 걸음을 맞추고 내 삶의 소중한 부분들을 조용히 음미하며 타인에게 이타적으로 행동하며 그들의 목소리에 공감하고, 자비와 같은 마음으로 내 길을 닦는 이 모든 행위들. 인간이 파괴적인 충동으로 바뀌지 않게 만드는 이 같은 아름다움을 나는 매 순간 느끼며, 놓치지 않게 하기 위해 앞으로 전진한다.


누군가는 이 같은 삶의 단순함이 '무위도식' 한 삶의 형태처럼 보일 수는 있으나. 나는 한 번이라도 좋으니 그들도 나와 같은 동감을 가지고 삶을 호흡하고 건강함을 정신적으로 느끼며 그 자체에서의 보람을 느꼈으면 한다. 왜냐하면 이 같은 마음과 몸은 돈을 아무리 줘도 살 수 없는 것이며 돈과 시간을 준다 해도 바꾸고 싶지 않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심신의 건강을 챙기고 있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나는 박수를 보내며. 그들 스스로가 아침을 맞이하고 내일을 기대하며 살아간다는 그 마음가짐에 나는 감사함을 느낄 뿐이다.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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