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주인공을 그만두는 법
자기 자신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행위는 좋은 것이다. 다만 슬퍼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다. '슬픔'이란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정신적 해소감을 준다는 이점이 있지만, 결국엔 자기 자신의 현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든다.
결점이란 내가 나를 들여다봤을 때는. 혐오스러운 것도 있지만, 남이 봤을 때는 하나의 매력포인트처럼 보일 때가 있다. SF영화나 소설 그리고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불행한 과거를 품은 비운의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은 항상 남의 시선에서는 매력적인 존재로 보이며, 그들이 현상태에 처해있는 자기 자신을 구원하는 모습을 볼 때,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쾌감과 짜릿함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는 어쩌면 동경해 온 비극의 주인공이 어떤 특별한 사연 내지는 도약의 계기가 생김으로써 해당장소에서(비극적 사건) 벗어나, 독자들의 마음속에 그려진 이상적인 무언가의 해방감을 불러일으켜, 자신도 마치 고난과 불행에서 벗어나 이상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주인공처럼 몰입을 하게 된다.
이는 당연한 이치이며, 오히려 소설이나 영화를 완전히 집중함으로써, 얻어지는 몰입의 즐거움이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하게 될 시 정말 내 인생의 비운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살아있는 동안 슬퍼하는 자기 자신이 남들로부터 연민과 동정을 느끼게 함으로써 힘듦을 조금은 심리적으로 덜어낼 수 있다는 희망 내지는 위로를 얻을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본인 삶을 스스로가 불행하게 만든다면 그건 정작 본인을 관리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같다. 그럼 자연스레 주변사람들은 칭얼되는게 듣기 싫어 조용히 자리를 벗어나 버린다.
여기서 가장 최악인 것은 주변사람들이 떠나간다는 것에 대해, 알 수 없는 증오심을 내고, 자신의 결핍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지 않고, 계속된 방황 속에서 결국 스스로를 계속 소멸시키게 된다. 내가 내 슬픔에 기대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는 있으나, 상당히 위험한 것은 슬퍼하는 자기 자신에게 애착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도 언제 한 번은 이 자아를 너무 믿고 설쳐 된 나머지 슬퍼하는 자신에게 기대본 적도 있지만, 결국에 인생의 문제는 스스로가 해결해야 된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스스로가 구원자가 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나를 지키고,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동기, 나에 대한 약속(신뢰감)을 지키기 위해. 매일같이 아침 6시에 일어나 생활하는 습관을 길렀다. 물론 나도 사람인지라. 한두 번 정도는 1시간 늦게나 2시간 정도 늦게 일어나 허둥지둥하며 일어난 적도 많다. 하지만 이전에 가지고 있던 배신감 넘치는 나 자신은 없어졌다. 여기서 말하는 배신감이란 나 자신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못해서 생기는 불신과도 같은 것이다. 결국 이것은 스스로에게 화를 내며, 주눅 들고, 남에게 해소하면 잠깐은 잊지만, 결국 계속 쌓이는 감정의 형태를 말하는 것이다.
이게 나중에 심해지면 도피로써 허언증으로 발현될 수 있고(왜냐하면 결점투성이에 약속도 안 지키는 나 자신을 마주하는 것은 고통이니 말이다.) 아님 받아들임으로써 우울증이나 정신병 비슷한 것이 생길 수도 있다.
이건 마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처럼 회피하게 될 시 죽음과도 같은 고통을 느낄 바에는 신경증이나 그 밖에 히스테리로 무의식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통제불가능하며 의식되지 않는 억압된 감정을 죽어라 눌러대며, 튀어나오지 못하게 코르크마개로 잠가놓은 것처럼, 인생전반에 걸쳐 계속적인 고통을 무의식적으로 나타나게 만드는 성질과도 비슷하다.
예를 들어 결핍과 부족함이 있는 것은 문제 되지 않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면 생기는 수치심 같은 느낌을 견디지 못한다면 그것을 다시 억압하거나 보기 좋게 꾸며서 흔적을 가리거나 아님 남에게 해소하거나, 스스로를 더 망치거나 자기 파괴적 행동을 결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경증은 성욕 도착의 부정인 셈이다.
성욕에 관한 세편의 에세이(열린 책들 1996판) 58page
히스테리의 소인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그 자신의 점진적인 성숙의 결과나 혹은 그의 삶을 둘러싼 외부환경의 결과로, 실제로 성적 상황의 요구에 직면하게 되면 발병한다. 본능의 억압과 성욕에 대한 반감 사이에서 질병이 그에게 돌파구를 제공하는 것이다.
성욕에 관한 세편의 에세이(열린 책들 1996판) 57page
자기 파괴적 충동행위를 견딜 바에는 차라리 거짓으로 자기를 지키겠다는 소리이다. 내 인생은 망했다는 느낌을 가진 사람은 슬퍼하면서 그것에 기대거나, 분노로 주변사람을 피곤하게 만듦으로써 고쳐지지 않는 자기 자신으로 인해 더욱 망가지거나 괴로워해지거나, 아님 자기 자신을 거짓으로 무장시켜 남들 앞에서 지키지 못할 약속이나 부나 권력 그리고 있지도 않은 능력을 과시하며, 스스로를 완전한 존재라고 착각시키게 만든다.
결국 스스로의 자아를 지키는 가장 좋은 행동요령은 첫째로 스스로에게 거짓말하지 말라는 것. 두 번째로 스스로가 지킬 약속은 지키고. 이 단계를 꾸준히 수행함으로써 신뢰가 쌓이면 그때부터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행동들을 통해 자신을 나약함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타인에게 때론 이타적이게 행동하며, 스스로를 강하게 조금씩 변화시키면 되는 것이다. 나약했던. 때론 강했던 나 자신과의 화해가 중요하다.
이 과정은 정말 힘들다. 솔직히 말하면 힘들다. 그런데 없으면 안 되고, 나이를 먹어갈수록 건강과 돈에만 의존하는 날이 점점 다가올수록 지금 당장 만들어야 될 자기 자신이다. 나이 먹고 노인이 된다 해도 스스로가 즐길 수 있는 취미나 일거리등은 결국 전부 어린 시절이나 그 후에 시간들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니, 나는 나이와 관계없이 나의 순수성과 본연을 지키고 가꾸기 위해서는 이러한 활동들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