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함도 나름 예술이랄까?

고통에 젖어들었다면 시를 써라.

by 지비에스

인생을 항해하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고통들이 있다. 친구가 주는 고통, 연인이 주는 고통, 가족이 주는 고통, 일이 잘 안 풀릴 때 느끼는 고통. 고통의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나는 고통을 느끼고 그것을 음미하라고까 지는 말하지 않겠다. 그건 참으로도 지랄 맞게 쓰라리고 화끈거리며 죽을 만큼 아플 때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약한 육체보다 정신의 피로함과 비참함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심리학적으로 사람이 너무 큰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면 신체적으로도 어떤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한창 방황하던 사춘기 시절 때, 나는 내 어머니로부터 아주 크게 한 소리를 들었는데, 그 대화 속에서 우리 어머니는 삶의 노고와 지침, 그리고 자식만큼은 제발 그렇게 살지 말라는 소리처럼 말씀하셨다. 나는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고, 그때 나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 도망치듯이 집을 나와 밖을 산책했었다. 그때 갑자기 가슴 주변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었다.


나는 인간의 미덕이니, 옳고 그름의 사리분별이니, 하는 것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당시의 충격은 내게 딜레마적인 상황과 복합적인 무언가가 내 안에서 울부짖었고, 그때의 나는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어리광쟁이에 불과했었다.


또 한 번은 군대를 입대하고, 상병 때 휴가를 나왔을 때, 나는 그날만큼은 어디든 좋으니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우리 집안 형편상 나는 꼼짝없이 이곳에 갇힌 신세구나. 하며 담배를 태우러 집밖으로 나간 적이 있었다. 그때는 밤이었고, 비가 한창 내리고 있었다. 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열병이 날 지경이었다. 나는 뛰듯이 또는 걷듯이 건물들 사이를 지나 한적한 곳에 자리 잡아 담배를 태우기 시작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때 내 발 한쪽은 진흙으로 엉망이 된 상태였고, 나는 집에 돌아와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 내가 쓴 시는 '밤산책'이라는 제목으로 낸 시였고, 당시의 불안한 내 심정을 가장 잘 반영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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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한정 지을 수밖에 없는 불안에 시달릴 때, 나는 일단 글을 적었다. 그러다 한 군대 후임의 건유로 '시'라는 것을 접하고, 시를 쓰기 시작했다.


아무리 누가 달래도 나는 진정할 수 없었다. 내 안에 분명 악마 같은 무언가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글로 적고, 생각에 잠겼다.


문제는 텍스트로 적으면, 쓸데없는 연민이나 미사여구는 확실히 줄어들면서 본래의 목적과 욕구, 그리고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다.


그러다 해결책과 방안을 찾기 시작하면, 이미 문제의 해결은 이미 반 이상 해결되게 된 셈이었다. 나는 지금까지도 글을 쓰며, 필요시에만 쓰는 것이 아닌 매일 글의 분량을 정하고 쓰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분명한 차이가 극명하게 텍스트를 통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한방 치료제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게 마약이 있었다면, 모르핀을 꽂고 2~3일 정도는 식물인간처럼 몸져누워 있을 뿐이었을 것이다. 다만 이건 해결방안이 아닌 악작용만을 할 뿐이다.


글과 언어가 우리를 우리의 방식대로 치료해 준다면, 그리고 이 효과를 확실히 아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그들이 자신들을 위해서만 치료하지 말고, 다른 누군가에게도 이 사실을 전해주었으면 할 뿐이다.


우리는 생각보다 강하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리고 그 생각이 내일을 살아가게 만들어준다.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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