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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반티카 May 24. 2024

슬기로운 발효식생활

2024 21일 루나 디톡스: 하루를 마무리하는 감사함명상 에세이 #17



날씨가 따뜻해지고, 발효식을 다시 시작했어요. 그게 뭐냐고요? 식사, 또는 디저트에 발효된 음식을 곁들여 먹는 식단이라고 정의해 둘게요. 김치나 된장, 고추장 등을 식사 때 곁들여 먹고 있다면, 그것도 발효식이죠.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발효 음식이 많이 발달되어 있는 것 같아요. 일본의 낫또나, 인도네시아의 템페도 맛있지만 그 깊이나 효과가 청국장만 할까요. 냄새 나서 잘 안 드신다고요? 


생청국장은, 뜨겁게 끓인 청국장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아요. 낫또나 유산균 영양제를 먹는 것보다도, 건강한 유산균을 먹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귀한 보양식 사 먹듯, 가끔 주문해서 냉동실에 소분해 넣어둔 것을 조금씩 꺼내먹곤 한답니다. 


얘기가 샜네요. 자랑스러운 우리 발효 음식이라 저도 모르게! 


냉장고에 여유가 없어 김치는 잘 먹지 않아요. 그렇지만, 된장이나 고추장은 떨어져서는 안 되는 요리 아이템이죠. 거기에, 직접 발효한 음식들을 곁들여 슬기로운 발효식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캐슈넛을 발효시키면 캐슈 치즈가 돼요. 마요네즈나 크림치즈를 넣고 싶을 때 캐슈 치즈를 넣거나, 빵에 펴 발라 먹으면 꼬릿꼬릿한 동물성 치즈와는 또 다른 산뜻하고 풍미 깊은 맛이 난답니다. 생협에서 사 온 셀러리와 양배추를 먹기 좋게 썰어서 누룩 소금 (직접 발효한 것), 식초, 올리브 오일로 간을 해두었다가 캐슈 치즈에 버무리고 무농약 블루베리를 얹어 먹었더니, 메인 디쉬를 먹기 전 식욕 돋우기에 아주 적당한 애피타이저가 됐답니다. 엄청 깔끔한 맛이 났어요. 사진이 있으면 좋은데, 찍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다 먹어버렸지 뭐예요.


찹쌀 요거트 만들 때, 찹쌀밥을 식혀서 쌀누룩을 섞는 과정이에요.

밥을 다 먹은 뒤에는 며칠 전에 만들어두었던 찹쌀 요거트를 꺼내 마셨어요. 눈이 번쩍 뜨이는 단맛이었어요! 메이플 시럽이나 꿀을 굳이 넣지 않아도, 찹쌀과 쌀누룩이 발효된 그대로 달달한 맛이 나는 게 정말 신기해요. 


여기서 더 발효를 시키면 막걸리가 된대요. 술도 잘 못하니까 - 마시면 얼굴은 물론 배까지 빨개진답니다 - 막걸리가 되기 전에 다 마시려고요. 아주 만족스러운 후식이었어요. 식당에서 밥 먹고 나면 매실차를 주는 곳들도 꽤 있잖아요. 그런 느낌인데, 더 건강한 맛이에요. 


하기 전까진 귀찮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일단 해보면 세상 재밌는 실험이 발효예요. 섭취하면 몸에 좋은 유익균을 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되니 유익하죠. 시간과 공이 들어가는 과정이라, 발효된 식품을 사 먹으려면 비싼 돈을 주어야 해요. 하지만, 직접 발효를 해보면 비용도 절감할 수 있고, 배우게 되는 것도 많아요. 내 건강을 직접 챙길 수 있는 방법, 발효된 음식을 먹었더니 생기는 건강한 몸의 변화, 첨가물 들어간 자극적인 음식이나 과자를 먹지 않고도 미각과 후각이 충족되는 경험 등등. 직접 발효해서 누리는 혜택이 참 많네요! 


이토록 건강하고 즐거운 발효식생활을 큰돈 들이지 않고 누릴 수 있는 건, 세계 곳곳의 발효 러버들 덕분이에요. 인터넷에 가정에서 잘 발효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보기 쉽게 정리해 둔 사람들이 정말 많거든요. 다들 실험 정신도 강하고, 건강하게 맛있는 음식을 즐기겠다는 의지도 확고해서 그런가 봐요. 다른 사람들도 직접 발효를 해보고, 건강한 식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기도 한 거겠죠? 


발효와 누룩은 대체 누가 처음 발견하고, 또 어떤 발효 러버들이 연구를 지속해와서 지금에 이른 건지도 참 신기해요. 발효를 슬기롭게 이용해 음식을 저장하고 먹었던 조상들도, 전통 발효 음식을 귀하게 여기고 사랑해온 후대들도 대단한 것 같아요. 그 덕분에 입도 장도 즐거운 식사를 하고, 소화도 잘 시키고, 아침에 빨리 깨서 기분 좋은 오전을 보내고 있어요. 저혈압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는 걸 힘들어했던 저로서는, 정말 감사하고 기쁜 일이에요. 

채소별로 다 따로 장아찌로 만들어 찬으로 내는 이런 대단한 식당도 있답니다! 

현대 사회는 바쁘게 돌아가고, 거기에 맞춰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모두가 시간을 들여 직접 발효 음식을 만들어 먹기는 어려울 거예요.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발효 음식을 만드는 식당, 또는 저장하기 쉬운 발효 식품을 만드는 크고 작은 기업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느낍니다. 


오늘은 특히, 찹쌀 요거트를 만들 때 필요한 쌀누룩을 만들어 판매하시는 분에게 진짜 감사했어요. 쌀누룩 요거트나 누룩 소금, 누룩 간장 등을 만드는 방법을 문자로도 보내주시고, 블로그에도 상세히 정리해 주셨더라고요. 언제든 찾아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보다가 궁금한 게 생겨 전화하기도 했었는데, 답변도 아주 친절히 해주셨었어요. 


식품의 경우에는 플라스틱이나 비닐, 배송 쓰레기가 많이 나와서 아쉽기는 해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직접 발효를 하면 쓰레기를 많이 줄일 수 있답니다. 발효 음식은 꾸준히 섭취하는 종류의 음식이니까요. 누군가, 발효 음식의 저장성을 높이는 친환경 포장 소재나 다회용 용기 같은 걸 만들어주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몸과 마음 모두 깨끗해지는 발효식을 모두가 즐길 수 있게 말이에요. 





위 식당에서 내온 장아찌예요. 여주 장아찌도 있다는 걸 이 식당을 통해 처음 알게 됐어요. 아삭아삭한 맛이 나요.

오늘 하셨던 식사 중에, 곁들였던 발효식은 어떤 음식이었나요? 드실 때, 입에선 어떤 맛과 향을 느끼셨나요? 장도 행복해했나요? 


영양제나 약을 섭취하지 않고도, 장이 건강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전통 발효 음식. 


건강한 발효식을 만들어주신 가족이나 식당, 또는 기업에게 마음속으로 고마움을 전해 보세요. 


(특정 인물이나 식당, 업체에 감사하시라는 강요를 하는 게 절대 아니라는 거, 잘 알고 계시죠?! =)

감사한 마음이 느껴지지 않으면, 억지로 감사해하려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럴 땐 스트레스 해소를 먼저 하는 게 좋습니다.)


행복한 기분을 느끼려면 생각보다, 장이 건강해야 한답니다. 그리고, 꾸준히 섭취하는 습관이 아직 들지 않았다면, 한 번 식생활에 포함시켜 보세요.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평온함과 감사함을 음미하는 밤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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