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 에세이, 21일 루나 디톡스 #3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많은 것들을 배운다. 삶과 수련에서 배우고 느낀 것을 요가와 명상 수업에서 아낌없이 나눈다. 수업에 오는 사람들은 배울 것을 배우고 간다. 배움이 끝난 사람들은 다시 오지 않는다. 수년간 배움을 지속하면서 곁에 남아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에게 자세를 안내하며 부모의 마음이 되었다가, 또 조부모의 마음이 되기도 한다. 혈연과 연락하거나 함께 있을 때는 다시, 한없이 받는 자식의 입장으로 되돌아가는 내가 있다.
주고받음에 대한 오랜 숙고 끝에 다다른 결론이 있다. 꼭 사랑을 준 사람에게 그 사람이 원했던 방식의 사랑이 가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준 만큼 받고, 받은 만큼 주는 관계는 건강하고 이상적이다. 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부모가 자식에게 준 사랑은 자식에게서 또 다른 쪽으로 흐르기도 해야 하는 것이다. 물이 고이지 않고 흐르는 것처럼. 이는 몸 안에서 순환이 될 뿐만 아니라 노폐물이 몸 바깥으로 빠져나가 건강하게 비워지고, 또 새로운 공기와 물, 음식이 들어와 더 건강해지는 것과도 비슷한 원리인 것처럼 보인다.
사랑은 지금 이 순간에도 흐르고 있다.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자식에서 연인에게로, 배우자에게로, 학생에게로, 자식의 자식에게로. 이렇게 여기저기로 흐르다 보면 세상이 사랑으로 가득 차게 되는 것이다. 사랑에는 제약이 없어서, 아무리 가득 차도 넘치지 않는다. 좋아지면 좋아졌지, 덜 좋아지거나 악화되지 않는다. 사랑의 신비를 느끼게 되기까지, 삶에 많은 사람들이 거쳐갔다.
지금은 만나지 않지만, 기억 속에서 살아있음으로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떠올릴 때 특히 감사한 점은, 그들 중 어떤 이들이 더 이상 내 하루 속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때는 같이 있음으로 너무 힘들었던 사람들이 있다.
'왜 저렇게 말하지? 왜 저렇게 행동하지?'
'저 사람처럼 살지는 말자.'
그들은 위와 같은 의문과 결론에 도달하도록 표정, 말 한마디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를 통해 세세히 가르쳐주었다. 더 이상 만나지 않을 수 있는 계기나 상황으로, 그들이 내 하루 속에서 나간 뒤로 심신이 건강해졌다. 그래서 내 삶에서 기꺼이 떠나가준, 또는 기꺼이는 아니지만 어쨌든 떠나가준 사람들에 대해서 감사하다. 때로는 내게 무엇을 주거나, 옆에 있음으로 해서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것보다도 내 삶에 무엇이 없는지, 그들이 없어준 덕분에 무엇이 가벼워졌고, 새로 생겼으며 변화했는지를 관찰하며 느껴지는 감사함이 활기를 가져다준다.
없는 이들에 대한 감사함. 그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 제한 없는 그 능력의 범위에 깊이 감사하다. 감사하다 보면, 그 가지가 나무의 그것들처럼 멀리멀리 뻗어나가면서 확장된다.
확장되는 사고를 꼭 망상이라 치부할 수는 없다. 날개를 단 상상이 신념이 되고, 신념을 바탕으로 한 행동이 되고, 행동으로 이루어진 어떤 일련의 시퀀스 (sequence)가 되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되면, 이는 다만 현실의 세세한 부분을 현미경 들여다보듯 붙들고 있는 것보다도 아주 큰 파장을 가져오게 된다. 바로 이런 사고방식을 통해서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성장하고 부를 이루었다. 없는 시간도 내어 명상을 하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명상 선생님들을 찾아 지혜를 배우고, 그 배움을 바탕으로 사업에 적용해서 부를 또 이뤄낸 것으로도 보인다. 거리를 두고 관찰해 보면, 재미있는 배울 거리들이 무궁무진하다.
명상을 하며 관찰자가 되고, 사람들도 그렇게 해볼 수 있게 안내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도움을 준 지혜로운 선생님들이 있었다. 만나건 만나지 않건 그들은 내 하루 속에, 마음의 곁에 있다. 나는 선생님들의 사랑을 먹고 무럭무럭 자란다. 어른이지만, 선생님들을 찾아가 같이 시간을 보내며 사랑을 받고, 자라고, 그 사랑을 사람들과 나눈다.
코로나 이후로 혼자 지내는 시간이 유독 길어지며 나를 돌아보고, 고요히 숙고할 시간이 많았다. 최근 몇 년 사이, 건강한 경계 없이 타인을 더 위하다 몸과 마음의 건강이 서서히 무너졌다. 쉼이 길어지는 동안에는 받는 사랑이 비대해졌다. 미처 다 나누지 못한 사랑이 흐르지 못하고 고여 무거워졌다. 그런 상태에 오래 머물고 있었다는 것과, 나누지 못하고 있음에 대해 부채감과 죄의식을 떠안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것이 불과 작년의 일이다.
다시 기지개를 켜고, 사랑이 흐르도록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한다. 글 한 자 한 자에 마음을 담아본다. 당신이 하루 중 감사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충분히 음미하기를. 당신의 삶이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풍요로워진 마음으로 일상에 돌아가 주변 사람들과 행복하게 지내기를. 고통이 없는 마음에선 타인을 위한 바람도 수월하다.
| 당신을 위한, 당신의 명상 |
더 이상 내 하루에 존재하지 않음으로 나를 가볍게 해 준 사람이 있나요? 그는 내게 어떤 배움을 주었나요? 어떤 생각과 감정을 내게 남겼나요?
| 한 단계 더 나아가는 명상 | *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이 그의 덕분이라고, 나는 진심으로 말할 수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나의 마음엔 그에 대한 어떤 생각과 감정이 상처로 남아있나요? 그걸 놓아주기 위해서, 지금의 나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요?
* 개인별 선택 사항입니다. 명상은 기분 좋은 만큼만 하셔도 좋고, 원하신다면 더 깊이 숙고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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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