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사장 Oct 26. 2024

유명 연예인 매니저가 우리 매장 매니저

문제에 근무자가 난리를 치고 간 후 공고를 올린 지 한 참이 지나도 구인이 됐지 않았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 한통에 긴 문자 지원이 왔다.

본인은 편의점 일은 해 본 경험은 없지만 막일을 많이 해봐서 힘든 일은 잘할 수 있으니 면접이라도 볼 수 있게 해 달라는 간절한 문자였다.

나도 쉽게 사람이 안 구해지다 보니 흔쾌히 면접에 응했다.

면접을 많이 보다 보니 사람 보는 눈이 생긴 건지 왠지 모르게 진실되고 성실해 보였으며 거기에 더해  스마트한 느낌까지 들어서 바로 채용을 했다.

내 느낌이 역시나 맞아떨어졌다.

그는 빠른 업무 파악과 깔끔한 성격으로 매장 정리정돈 역시 내 마음에 쏙 들게 했다.

지금부터는 간략하게 그가 왜 우리 매장까지 오게 되었는지 얘기하겠다.

그는 몇 명에 유명 매니저들과 작은 규모에 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을 차려 사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야심 차게 시작했던 사업은 3년도 안 돼서 서로에 의견 차이와 대립으로 큰 손실만을 남긴 채 정리해야 하고 말았다고 했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이 자신이 감당될 수 없는 만큼에 투자금까지 끌어들여 사업을 하는 바람에 살고 있는 집까지 경매로 넘어가서 본인은 친구 집에서 부인과 딸은 친정에서 거주하고 있는 바람에 한 달에 네 번 일요일에만 잠깐 만난다고 했으며 하루빨리 빚청산과 함께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게 바람이라면서 일주일 내내 야간 근무를 하였고 한 달에 두 번만 쉬며 일을 했다.

어리고 건강한 사람이야 하루도 안 쉬고 야간 일을 하는 게 큰 무리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40 중반이 넘어가는 나이엔 무리 일수 있으며 더욱이 일을 마치고 자기 집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여건이면 모를까 친구 집에서 얹혀사는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아니다 다를까 그렇게 6개월이 넘게 일을 하는 동안 몸에 무리와 스트레스 때문인지 뇌출혈 초기 증세가 와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병원 치료를 받는 동안 자신을 대신해서 근무할 사람을 소개하며 치료를 마친 후엔 근무 일수를 줄이고 싶다며 그 친구가 그 자리를 대신하길 원했다.

그 친구 역시 테크노 마트에서 핸드폰 매장을 운영 중인데 코로나로 인해 매출이 하락하면서 투잡 일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흔쾌히 허락했으며 두 사람이 3일 2일로 나눠서 근무를 했다.

그렇게 1년 가까이 근무를 하면서 틈틈이 시나리오 작업을 했으며 영화 시나리오를 영화사에 보내 컨텍이 되면서 일을 그만두었고 핸드폰 매장을 운영하는 사장 친구 역시 매장을 동대문 쪽으로 옮기면서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난 지금도 핸드폰을 교체할 때면 그 사장님 매장을 이용해 의리를 지키고 있다.

그렇다고 특별한 혜택을 주는 것도 아니고 나 역시 뭔가를 바라며 가는 것도 아니다.

유명매니저는 영화사 시나리오 작업 일을 전적으로 맡아 월급을 받으면 일을 하고 있어 작은 월세 집을 얻어 세 식구가 함께 살게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새로운 터전을 마련해서 갔다. 

이전 04화 갑작스럽게 럭셔리 금융맨이 떠나고 과거 근무자가 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