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떠난 자리엔 제임스 정이라는 중년에 남자와 말귀를 잘 이해 못 하는 청년이 왔다.
먼저 제임스 정은 외국에서 10년 가까이 살다 왔으며 개인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면 다시 외국으로 갈 거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에 말투는 좀 어눌했으며 말수도 적었다.
외국에서 10년 가까이 살다 왔으니 그러려니 하고 지냈는데 어느 날 외국 손님이 매장에 들어와 간단한 물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못 알아들어 나를 불러 세웠다.
버스카드가 판매되냐는 물음과 충전을 해달라는 물음이었다.
외국 손님이 나간 후 제임스 정에게 "외국에 10년 가까이 살았다면서 간단한 물음을 이해 못 하신 거예요?!라고 물으니 본인은 한인 타운에서 살았으며 외국인들과에 간단한 대화는 모두 부인이 했었기에 자기는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 난 말 나온 김에 그럼 왜 말투가 약간 어눌하냐닌깐 제임스 정은 뜻밖에 답변을 내놓았다.
"그렇지 않아도 오래전에 어금니가 빠져서 임플란트를 해야 하는데 돈이 좀 필요해서 가불을 부탁하려고 했습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때서야 그에 어눌한 말투가 외국 생활 때문이 아니었다는 걸 알았으며 가불까지 하는 걸 보니 맘처럼 쉽게 다시 외국으로 돌아가지 못할 거 같다는 게 내 짐작이다.
그렇게 첨 가불 얘기를 꺼내고 난 뒤부터는 더 자주 가불을 해 갔으면 선불까지 요구하면서 그가 이혼을 하고 혼자 한국으로 돌아왔으며 홀어머니와 단 둘이 지내고 있다는 것 또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처음엔 6개월 정도 근무한다고 하며 지원했던
그는 지금까지 우리 매장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간간히 미국에 있는 자식들과 연락만 하고 지내며 그곳을 그리워할 뿐 새로운 도약을 마련할 생각이 적어도 내 눈에는 안 보인다.
그래도 그가 언제 우리 매장을 그만둘지 모르지만 그가 우리 매장을 떠나는 날은 자식과 상봉할 수 있는 날이 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