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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사장 Oct 26. 2024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35살에 청년

연예인 매니저와 핸드폰 판매 사장님 떠난 두 자리에 한 자리엔 제임스 정을 또 한 자리엔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35살에 청년을 뽑았다.

편의점 일이란 게 상당한 업무 능력을 요구하는 자리가 아니다 보니 사람을 채용하는 데 있어서 까다로운 건 아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이해 못 한다는 건 여러모로 매출에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거라 염려돼서 며칠을 고민한 끝에 채용을 하게 되었다.

그나마 채용을 확정하게 된 것은 그가 다른 매장에서 근무를 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매장에 특이한 상황만 간단히 알려 주면 문제가 되지 않을 거란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내 예상과 다르게 그는 약간에 상황 판단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내게 밤낯을 가리지 않고 전화하고 문자를 남겼다.

답답한 마음에 그를 해고도 하고 싶었지만 면접 당시 35년을 살면서 어딘가에 취업을 해서 근무했던 적은 단 6개월 편의점 야간 업무가 다라고 했다.

그 또한 첨에는 주 3일 업무를 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 1회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사람이 빠지면 대신 근무해 주는 걸로 6개월 근무를 한 것이 다라고 했고 내가 다른 시간대에 채용 공고를 올렸을 때도 그는 수시로 내가 공고를 올린 걸 확인하며 자기를 해고하려고 채용공고를 낸거냐며  매번 물었다.

그는 나와 대화를 나눌 때도 시선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으며  항상 다른 곳을 보거나 땅을 보면 얘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굳이 그에 눈빛을 보지 않더라도 그에 일자리에 대한 간절함을 알 수 있었기에 몰차게 그를 내 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청년이 답답한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매장을 항상 쓸고 닦았으며 손님들과 마주하는 인사는 아니지만 항상 공손한 목소리와 깍듯하게 머리를 숙여 인사를 건넨다.

손님들도 그가 약간은 이상하다고 생각들은 하지만 착한 사람이라는 걸 알기에 웬만한 건 알아서들 이해하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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