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나는 잠이 많은 사람이었다.
새벽독서를 시작하면서 여행 가서 며칠 새벽에 참여를 못할 거 같다고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여행은 핑계였고 사실 새벽잠이 너무 고팠던 것이었다.
선생님은 내가 달콤함을 느끼려는 것을 아셨는지 흐흐~
“신독 하셔야 합니다~”
‘허걱~ 신독 해야 하는구나~’
완벽하게 타협 없는 말투로 말씀하시는 선생님.
그 말이 너무 강력해서 의심의 여지도 없었다.
그 뒤로 나는 주말에도 책을 읽었다.
어쩌면 그래서 빨리 새벽독서에 적응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알람이 울리면 벌떡 일어나서 나온다.
하지만 적응을 했다고 잠이 안 오는 것은 아니었다.
역경의 공격이 용맹스러운 사람의 정신을 바꾸는 일 또한 없다네.
그는 같은 장소에 계속 머물면서,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을 자기 색깔로 바꾸지.
그는 어떠한 외부의 사물보다 강력하게 때문이야.
그것을 느끼지 않는 게 아니라 이겨내는 것이라네.(주)
책상에 앉아 잠과 싸우지 않고, 어떻게 이겨낼지 방법을 찾아야 했다.
정신력으로 이겨내야 하지만 외부의 도움도 약간 필요했다.
그에 대한 나의 방법은
커, 피. 였다.
신독 하기 위해 온 힘을 몸과 마음에 주고 지나왔던 것 같다. 그리고 1월부터 브런치 글쓰기를 시작했고, 엄마의 유산을 쓰기 시작하면서 마음 놓을 틈이 없었다. 긴장감 있게 몇 달을 살았다. 그 긴장감의 옆에는 단짝처럼 커피가 있었다. 밤잠 못 잔다고 커피를 마시지 않았던 내가 저녁에 커피를 마셔도 이제는 머리만 대면 잔다.
막내덕에 일주일에 한 번씩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다.
단골 카페의 아메리카노가 맛있어졌다.
그 쓰디쓰던 커피에서 고소한 맛이 나는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내 입을 의심했을 정도였으니 후훗~
어떻게 내리는지는 모르지만 진하지만 타지 않은 원두의 깊은 맛이 난다.
탄 맛이 나는 커피가 싫어서 라테를 마셨던 것 같다.
그전에는 계절에 따라 커피를 마셨다면 이제는 취향을 가지고 커피를 마신다.
여름의 에어컨 바람 밑에 아이스커피는 나에게 너무 가혹했다. 그래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고, 뜨거운 커피가 식었을 때도 커피의 여러 가지 맛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언젠가 파란 간판 편의점에 갔는데 아메리카노를 내리는 머신이 보였다. 커피를 즐기지 않았을 때는 눈에 보이지도 않았던 커피머신이다. 하지만 더위에 얼음컵을 사서 한잔 내렸는데 가격대비 커피맛이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뒤로 종종 즐겨 마신다.
집에서는 막심 선물세트이다. 작년인가 선물로 들어온 알커피는 나에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 집에 붙박이로 있는 나에게 정말 좋은 아이템이다. 벌써 수시로 마셔서 그런지 그 큰 커피통 2개가 다 먹어간다. 막심을 다 마시고 나면 마시고 싶은 인스턴트커피도 생겼다. 그래서 빠른 교체를 위해 막심커피를 더 열심히 먹고 있다.
아는 지인이 믹스 스틱 커피에 ‘함께해요’ 아이스크림을 넣어 먹는다고... 여름이 가기 전에 아이들 아이스크림을 슬쩍해서 한잔 타 먹어봐야겠다.
커피는 나에게 잠을 깨우기 위해 왔지만 이제는 여러 곳의 커피를 마시면서 이맛저맛 알아가는 단계까지 왔다. 커피를 찐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의 계보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젖어든 커피 사랑이 싹을 틔웠다. 이것도 아마 1여 년간의 나의 변화이다.
처음에는 뭔가 큰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그것을 놓고 나니 이렇게 소소한 커피도 눈에 들어왔다. 이것도 나의 변화 중의 하나였다. 소소하게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빠지지 않고 하기 위해, 뭔가를 정성 들여하기 위해, 나 스스로를 가두기 위해
뭔가 읽고 쓰고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 사이 틈으로 그냥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
점점 단단해지는 내가 하나씩 보이기 시작한다.
선한 자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의미를 생각하고, 그것을 언제나 선으로 바꾼다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참고 이겨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참고 견뎌내느냐 하는 것일세.(주)
나를 스스로 어떻게 사랑해 줘야 할지 방법을 찾았고, 실천하는 나여서 다행이다.
지금이라도 찾아서 다행이다.
변해가는 내가 사랑스럽다.
주>세네카 인생철학이야기, 세네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