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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고민

by 지음


‘책을 읽고 실천해야 한다’는 말은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항상 읽고 나서 조금 지나면 증발하고 없는 내 머리였다. 실천보다 내면의 위안과 외부를 향한 과시밖에 되지 않았다.

새벽 독서를 하기 시작하면서 읽어야 하는 책들 읽어 내려가면서 동화책 같은 책들은 정말 술술 재미로 읽었고, 어려운 책은 글자만 읽어댔다. 그 이면의 뜻을 읽어내기에 나는 아주 많이 부족했다.


지금 1년의 독서를 했다. 몇 권밖에 진도를 내지 못했다. 다시 읽었던 책들을 잡았다. 처음 읽었을 때와는 다르게 와닿았다. 그래서 기쁜 마음도 있었다. 조금씩 나아지는 것도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성장일 때만이다.


관계에서의 성장은 아직도 어렵다. 조금 진척되는가 싶다가도 다시 제자리로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마인드가 바뀌었다 생각하기 때문에 다시 완전히 돌아가지는 않는다. 그냥 늘어난 고무줄 같다. 팽팽하게 당겨져야 하는데 돌아가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 답답하다.

욕심(욕구하는 마음) 놓으라고 하지만 내 욕심의 바닥이 어디인지도 모르겠다.


상대와 관계에는 마음이 맞지 않을 시 갈등이라는 것이 온다. 그것을 서로 조율하는 것도 힘들다. 내 행동에 따라 무관심으로 보일 때도 있는 것 같고, 또 오지랖으로 보일 때도 있는 것 같다. 그 어디쯤을 아직 찾지 못하겠다.


아직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나?

나의 기준을 상대에게 대입하고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있나?

상대가 깨닫고 행동해야 하는데 계속 내 생각을 주입하려 해 갈등을 조장하나?


아마 같이 공부하는 선생님들 눈에는 내 행동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보일 것이다.

말을 하지 않는 것은 내가 깨닫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아마 툭툭 건드려 주는데도 나는 알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정말 알고 싶은데 아직 알 때가 아닐 수도, 아님 내가 우둔해서 못 알아듣는 것일 수도 있다.


마음속에서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중심은 있는 것 같다.

그냥 그렇게 하다 보면 다 알아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마라.

끝없는 변화 속에서 유일하게 확고한 기둥은 오로지 ‘당신 자신’뿐이며, 그 기둥이 곧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을 떠받쳐 줄 것이다.

힘은 타고난 것임을 알과 그동안 자기 아닌 다른 곳에서 선을 찾아왔기에 약해진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것을 깨닫는 순간 머뭇거림 없이 자신의 생각에 몸을 내던질 것이다.

즉시 자신을 바로잡을 것이고, 똑바로 서서 자신의 손발에 명력을 내리고 기적을 행할 것이다.

두 발로 서 있는 사람이 머리로 서 있는 사람보다 더 강한 것처럼!


글을 쓰다가 답답한 마음에 책을 폈다. 이 구절이 지금 나에게 길을 내어 준다.

내가 타고난 힘을 믿지 못하고 외부에서 사람들의 말속에서 찾고 있었을 수도 있겠다.

할 수 있다는 자신을 믿고 해 나가다 보면 고민에 대한 해답이 또 어딘가에서 툭 튀어나올 것이다.

차근차근 해내고 있는 나를 믿는다.



주> 자기신뢰철학, 랄프왈도에머슨, 동서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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