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방법

홍시와 새

by 지음


집 뒤에 작은 동산이 있다. 그래서 참새나 까치가 아닌 다른 종류의 새들이 다른 동네와 다르게 많이 보인다.

거실 창가에 잎이 다 떨어진 앙상한 감나무 한그루가 홍시 3개를 한 겨울까지 품고 있다. 여름에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항상 설익은 감들이 툭툭 떨어지는 소리가 데크에 들리는데 그런 시련들을 견디고 살아남은 감이 나무에서 홍시가 되었다.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이번 여름도 잘 버티고 결실을 맺었다.


사실 감이 많았는데 집 밖으로 뻗은 가지에 있던 감은 사람들이 다 따가고 딱 3개가 남은 상태였다.

어찌 밖이 잘 보이는 곳에 감이 달렸는지 나보고 지켜보라고 그렇게 남았는 것 같기도 하다.

홍시를 먹으려 나무가지에 앉은 새들을 2주정도 관찰하는 재미에 푹 빠졌었다.

홍시가 향이 진한 것도 아닌데 어찌 알고 날아와 쪼아대는지 신기하다.


가만 쳐다보고 있으면 별의별 놈이 다 있다.

생존을 위해 먹는다지만 전부 일률적이지 않고 저마다의 방법을 취한다.

감 꼭지위에 앉아서 쪼아대는 놈

먹으려다 실패하고 바로 날아가는 놈

지켜보면서 천천히 접근하는 경계가 심한 놈

덥석 가서 먹으려 덤비다 못 먹고 헛부리질만 하는 놈

요리조리 살피면서 끝까지 배부를 만큼 먹고 미련없이 날아가는 놈


새든 사람이든 살아가는 모든 것들은 다 자신만의 방법을 가지고 살아간다.

어떤 방법으로든 터득한 방법으로 살아가고 그 방법이 좋은 방법인지도 아닌지도 모르고 사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떤 방법이든 자신의 방법을 자각하고 살아가는 것도 어쩌면 자신을 잘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나도 모른다 모른다를 외치고 살았지만 어디에서든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면 어떤 방법으로든 드러내 보여지는 모습들이 있었다.

그것들이 모여서 하루의 생활이 되고 내 삶이 된다.

하루를 잘 사는 것이 내 삶의 기본이다.


하루 하루를 잘 살아낸 감나무가 결실을 맺고 그 결실인 감이 새의 먹이가 되어 유용하게 쓰임을 다한다.

나의 하루가 요즘 너무 빨리 지나간다.

나는 이 하루하루가 자신에게 신뢰를 잘 쌓아가는 날의 반복인 것 같다.


감 꼭지위에 쪼아대는 통에 톡하고 홍시를 놓쳐버리는 새는 되기 싫다.

홍시에게 내가 먹어도 될까?라고 허락받고 신뢰를 얻은 다음 다가가서 한입씩 먹는 새였으면 한다.

서로의 마음을 알고 아낌 없이 내어주는 홍시나 그것을 잘 받아먹고 힘내서 날아가는 새처럼,


방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도 내 인생의 질이 달라진다.

나는 긍정적인 자세, 문제를 해결하려는 힘, 돌파하려는 굳은 의지, 빠른 포기등 많은 것을 해나간다.


올초 나는 지성미가 뿜어져 나오는 사람이 될거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했었는데 올해는

'끝까지 살피면서 어떤 상황이나 상태도 알아채고 끈기를 가지고 관점을 달리보고 어떤 방법이 옳은 방법인지 알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사람이다.'

올해는 이렇게 살아보려 한다.


올해도 잘 보냈고, 내년도 완전 밀도있게 살 것이라는 믿음과 그 믿음 밑에는 또 뭔가 신나는 일을 저지르지 않을까라는 설레임도 있다. 하루하루 차곡차곡 쌓다보면 또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임을 이제는 똑똑히 알기에 나는 오늘도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화요일 연재
이전 15화홍시와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