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향 -
아이 셋.
아이 어릴 때는 대중교통은 엄두도 못 냈다. 체력이 부치는 것도 사실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눈치도 보였다. 그래서 자가로 운전해서 아니면 집 주변 공원에 나들이를 많이 다녔다. 항상 가족이 다 같이 다녔고 그렇게 해야 되는 것인 줄 알았다. 근데 요즘 들어 아이들이 커가면서 취향도 다르고 각자 개인적인 생활이 늘어나면서 따로 이동하는 경우도 종종 생겼다.
나랑 둘째, 셋째.
초행길에 목적지를 찾아가는 미션.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아이들에게 맡겨봤다.
둘이서 협동해서 찾아보고 점심으로 먹고 싶은 메뉴도 정해보라고.
인터넷 검색을 하면 다 알 수도 있지만 어떻게 미션을 해결해 나가는 것도 보고 싶었다. 이것으로 아이들에게는 서로 협동해서 해결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지는 시작점이고 엄마인 나에게는 아이들이 또 다른 하나의 경험을 옆에서 지켜봄으로 어떻게 아이들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 지켜볼 수 있는 영광을 얻게 되는 지점이다. 길을 찾는 상황에서 한번 해본 경험이 있으니 걱정하지 않고 믿을 수 있는 힘도 생길 테니 말이다.
둘은 우왕좌왕하더니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둘째에게는 스마트폰 길 찾기를 알려준 적이 있었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은지 꺼내 볼 생각은 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 찰나에 막내가 이정표를 찾아서 보기 시작했고, 지하철 역 안까지 가서 아빠의 말이 생각났는지 “지하철 4 코스만 가면 된다고 했어!” 외치고 당당히 들어가려 한다. “어디로 4코스야?” 둘째가 묻는다. 또 둘의 시선은 무엇을 잡으려는 듯 찾지만 눈 뜬 봉사같이 바로 앞에 노선도는 지나치고 있었다. “노선도를 보고 찾아봐”라고 말하자 반대로 4코스를 말을 한다. “그게 맞아?”라고 묻자 꺄웃거리면서 다시 반대 노선을 보면서 “이거네!”를 외친다. 근데 정작 타려니 이정표에는 우리가 내려야 할 역이 쓰여있지 않았다. 노선도의 종착역이 우리가 가려는 방향임을 가르쳐 주었다.
막내의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엄마! 진짜 몰랐어!”
“응~ 몰랐어! 울아들이 잘 찾아 안내해 줘서 길 안 잃어버리고 찾아가겠네.”
항상 이래저래 형과 누나에게 치여 짜증 내던 아이가 아니라 해냈다는 자신감에 찬 얼굴이다.
아이들에게 공부만 하라고 했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공부보다 어떻게 삶을 잘 살아가는지 어떤 방향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가고 자신의 앞길은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함을 같이 대화하고 싶다.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는 것도 길을 찾는 것과 같은 것 같다.
자신이 가야 하는 방향을 찾은 것도 어쩌면 행운인 것 같고,
그 방향을 잊어버리지 않고 가는 것도,
어디에 흘려 잃어버리지 않고 가는 것이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목적지에 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호기심.
매의 눈으로 관찰하는 힘.
오늘의 뿌듯함을 막내가 잊지 않았으면 한다.
스스로 걸어온 경로를 지도에 그릴 수 있고,
그것을 보고 다시 목적지로 향해 갈 수 있는 힘이
의문과 호기심, 관찰에서 생겨나는 것 같다.
스스로 찾아내는 힘!!
실패해도 괜찮다!!
그 실패가 자신의 지도에 위험이라는 경험으로 쌓일 테니까.
목적지로 향하는 길에 하나의 정보로 작용해 성공으로 가는 길이 가까워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