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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촌에서 용이 날 뻔…

by Zarephath Sep 28. 2024

강원도 탄광촌 출신인 그는 단 하번도 광부로 늙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비록 지금은 광부로 일하고 있지만 그는 서울로 갈 생각이었다. 고등학교때 까지도 공부를 곧잘 하던 그 였기에 공부를 해서 출세할 야망을 결코 버린 적이 없다. 문제는 돈, 홀로 동생과 함께 살아가는 그가 탄광일을 해봐야 밥먹고 나면 끝이다. 대학 등록금 따위 마런할 여유가 영 없었다. 틈틈이 돈을 모아 놔도 동생이 술 먹고 사고치면 합의금으로 날리고 하던 일이 일쑤였다. 상황은 절망 그 자체, 그러나 찬규는 학업을 중단하거나 게을리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럴 수록 더욱 이를 악물고 세상에 자신이 누구인지 보여주리라 다짐하곤 했다.

찬규에게는 어릴적 부터 사귀어 오던 규리라는 여자친구가 있다. 그녀는 찬규가 광부가 되건 대학을 가건 그런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찬규와 인생을 함께 하기만 하면 그걸로 충분했다. 그와 함께라면 탄광촌이면 탄광촌인대로, 서울 어느 좁은 방이면 방인 대로 그녀는 행복했다. 올해도 입시철이 다가온다. 마련해둔 등록금은 없다. 그러나 찬규는 또 원서를 넣는다. 시험을 친다. 합격을 한다. 등록을 포기한다. 이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찬규는 원서를 넣고 시험을치고 집에 와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즈음, 탄광을 폐광하고 카지노 사업을 하는 이슈가 지역 개 발 이슈로 한참 뜰 때였다. 사업체 회장과 아들이 현장답사를 하로 왔는데 그 안내를 찬규를 비롯한 몇몇 청년들이 맡게 되었다. 안내가 돈되는 일도 아니고 또 폐광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잃게하는 일이라 다들 떨떠름하게 안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탄광 내부가 흔들리며 돌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청년들에게는 익숙한 상황이지만, 회장 부자에게는 오줌을 지릴뻔 한 공포스런 경험이었다. 찬규가 상황을 정리하고 회장 부자를 안전한 곳으로 모셨다. ’자네가 내 생명의 은인이네. 내 이 일 잊지 않겠네. 어려운 일 있으면 이쪽으로 여락 하게나‘라며 쥐어준 명함 하나가 찬규의 인생을 이렇게 바꾸어 놓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

찬규는 그 명함을 소중히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가 시험 친 수능 수험표를 보았다. 죽으라는 법은 없고 기다리면 기회는 온다. 찬규는 회장을 찾아갔다. 수험표와 그동안의 성적표 등을 보여 주며 도움을 청했다. 회장은 오히려 고마워 하며 은혜 갚을 기회를 주서 고맙다며 가족 저녁식사까지 초대했다. 회장 집에 들억서자 어느 여자가 회장 아들의 팔짱르 끼며 ’오빠, 우르릉 쾅쾅 했나며? 오줌 지렸다며?꺄르르르르 꺄르르르‘ 소란을 떨었다. 회장의 여식이다.

식사 시간에 회장은 가족들이 듣는 데서 찬규를 정식으로 소개하며 그의 우수함을 극찬했다. 단지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을 못가고 있음을 아쉬워하며 앞으로 찬규 군이 꿈을 달성할 때까지 모든 경제적 지원을 회사 차원에서 하겠노라고 공식 발표해 버렸다. ’별 사고 아니었다며? 아빠는 너무 물러 터진게 문제야. 그깟것 좀 도와 줬다고 회사 차원에서 후원을 해? 너무하시는 거 아니예요?’‘아니, 저 친구가 내 팔을 붙잡고 나를 끌어 안전한 곳까지 대피시키는 동안 네 오빠는 오줌만 지리고 있었어.’ 아들의 얼굴은 울그락 풀그락 했다.


다음날 임원 회의시간, 회장은 긴급 안건으로 그룹 내 장학사업에 대해 얘기했고, 찬규는 그 1호 장학생이 되었다.

그 소식을 가장 기뻐한 사람은 규리였다. 항상 도움도 못되고 혹덩어리같이 찬규 옆에 붙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있었는데, 찬규의 가장 필요한 부분이 해결되어 이만 저만 기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규리를 대하는 찬규의 태도는 뭔가 이상했다. ’너와는 상관 없는 일이야.‘

찬규는 이번을 계기로 과거와의 완전한 단절을 원했고 규리 또한 그 과거의 일부로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찬규는 회장네 가족들과도 가까와지려고 애썼다. 잔심부름 같은 것도 마다하지 않고 기분좋게 들어주었다. 그런 그의 노력의 결과 거의 매일 저녁을 찬규네에서 같이 먹는 사이가 되었고 그의 그 가족들 에게로의 침투는 더욱더 과감해졌다. 아직 졸업 전인데도 사업제안을 하고 추진시켜 성공시키느가 하면 기업 회계 장부 상 문제가 되는 일들도 과감하게 드러내어 더 큰 기업의 위기를 구해내기도 했다.

회장의 찬규에 대한 신뢰는 두터워져만 갔고 누가 그 집 아들인지 햇갈릴 정도가 되었다.


규리가 찾아왔다. 그동안 너무 연락이 안되서 반찬거리 몇이랑 싸들고 잘 지내는지 보러 온 것이다,’앞으로 연락하지 말고 오지 마‘’왜 오빠 왜그래? 무슨일 있어?‘’아니 내가 좀 불편해서. 나도 사생활이 있으니깐.‘’그래 알았어 오빠, 앞으론 안그럴게 이번만 한번만 나 반갑게 맞아주면 안되?‘’그래 알았어 이리 와‘그러고서, 그들은 탄광촌에서 처럼 서로의 몸과 마음을 사랑해 주었다.새벽 일찍 규리는 집을 나왔다. 나오는 규리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이미 모든 걸 드끼고 있었더 것이다. 이후 규리는 다시는 찬규를 찾지 않았다.


찬규는 회장네 집에서 승승장구했다. 졸업 즉시 사원으로 취업한 후 실무를 익히고 이후부터는 초고속 승진이었다. 결혼도 하기 전에 이사급 임원이 되었다. 다음 경영권이 찬규가 될지 회장네 아들이 될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찬규가 온 이후 회사는 찬규가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찬광촌을 카지노 관광지로 탈바꿈 시키는 일을 마무리 해야 했다. 회장은 찬규가 거기 출신이라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거라며 찬규에게 일임했지만, 사정을 잘 알 수록 골치아픈 일이었다. 정치권, 지방치단체, 기존 상인들, 조직 폭력배들, 모두가 얽혀있는 골치아픈 사업이었디. 삐끗 하는 순간 쇠고랑 차게 될 수도 있는 일이었고, 쇠고랑 차기 딱 좋은 사람이 바로 찬규였다. 국회의원 지자체단체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고 기존 상인들은 을이고, 조직 푝력배들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애들 이었다. 위혐을 감지하자마자 일은 터졌다. 그 일에 쏟아 부어진 돈을 각각 다 갈라먹고 그 책임을 사업 시행자에게 뒤집어 씌운 것이다. 일시에 찬규는 공금횡령범이 되었고 쇠고랑 차고 감옥소 가는 신세개 되었다.


만기 출소하는 날 찬규를 마중나온 사람은 딱 한 사람 있었으니, 규리였다. 그리고 규리의 손에는 작은 딸 아이 하나가 손을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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