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내 손을 잡아줘’ 한참 잠들어 있는 아내게에 뜬금없이 손을 잡아 달랬다. 맘 같아서는 안아달라 그러고 싶은데 내 손을 잡는 아내가 딴 남자의 이름을 부른다. 허리가 내려앉는 것 같은 통증이 가슴으로 전이된다. 가슴이 내려앉는 느낌이다. 물론 내일 모른 체 할 것이다. 덮어두지 않고 까발려서 이혼이라도 하게 되면 난 모든 걸 잃게 된다. 이렇게 달콤하고 아름다운 내 유일한 진통제를 그렇게 잃을 수는 없다. 아내의 손이라도 잡아야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통증, 그 통증이 있는 한 나는 아내에게 어떤 불만도 가져서는 안 된다. 아내가 날 안아주기라도 하면 그날은 정말 통증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러나 아내는 다른 남자도 안아주어야 하기에. 나만을 안아줄 수는 없다. 그래도 아내를 빼앗아 가지 않고 연인 관계만 유지하는 그 남자에게 진시므로 감사한다. 아내가 나에게 이혼이라도 해달라면 그땐 정말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지 않은 것으로 보아 그 남자는 착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아직 아내를 내 곁에 그대로 두지 않는가? 거강하시오, 아내의 남자친구여. 아픈 것은 나로 만족하오. 제발 건강히 아내 곁에 있어 아내의 성욕과 애정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시오. 그대가 있어 아내는 나와의 결혼을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거라오. 남편은 죽을 날을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무너졌다. 그때 아내는 누구의 가슴에 안겨 울 것인가? 당신밖에 없소. 그러니 제발 현상을 유지하다가 내가 죽길라도 하면 내 아내를 잘 부탁하오. 내 생명보험료와 유산을 합하면 두 사람이 새롭게 시작할 정도는 될 것이오. 이제 그만 글을 줄이겠소. 부디 건강하시고 내 아내 곁을 지켜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