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논어 이야기
스무 살에 처음 만난 논어는, 일상 속 지친 마음에 위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기숙사 생활하던 그때 기숙사 룸메이트는 작은 메모지에 성경 구절 하나씩 들려주었고, 저는 전공인 논어 구절로 친구에게 화답했지요. 논어에 삶의 결을 맞춰보며 저를 다듬어 갔어요.
중등 한문 교사가 되고, 만만한 교사로 불리면서 카리스마 제로 교사로 힘든 시기를 보냈어요. 그때 아이들에게 잔소리 대신 논어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저 사람이 또 저러네.' '또 시작이다.' 멍한 표정으로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표정을 짓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등에 식은땀이 흐르고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대로 빠져나가는 물줄기 속에 조금씩 자라 있는 시루 속 콩나물처럼, 아이들은 점점 변해갔어요. 잔소리보단 낫다는 마음으로 견디는 아이들에게 하나씩 지혜가 들렸던 거예요.
지금도 졸업생들이 찾아와 나에게 세뇌당한 것 같다며 웃으며 말해요. 작년 졸업생, 재작년 졸업생... 모두들 그런 말을 하는 것 보면 논어의 힘이 아주 없다고 말하긴 어렵겠지요...?
제자들을 움직인 논어 처방전을 이제는 나 그리고 아기에게 시작하려고 합니다.
아이에게 논어의 지혜를 통해 삶에서 가장 먼저 익혀야 할 기본을 알려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