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동석 Jul 19. 2022

앓던 이는 뽑지만, 두통은?

치아와 몸 건강

‘앓던 이 뽑기’란 말이 있습니다. 너무 아픈 나머지 이를 뽑아버렸을 때의 후련함을 말하는 것이지요. 살릴 수 없는 아픈 치아를 뽑는 것도 치료 방법 중 하나입니다. 앓던 치아처럼 뽑아서 아픈 것이 사라지는 건 정말 다행입니다. 하지만 머리가 너무 아프면 어떨까요? 


두통의 종류는 원인과 증상에 따라 다양합니다. 두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감기처럼 열이 있는 경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때, 목이나 어깨에 나타나는 근육 기원의 긴장성 두통, 즉 신경성 두통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뇌종양, 뇌혈관질환, 뇌염, 뇌막염 등 매우 위중한 병에 이르기까지 그 기질적인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머리가 아픈 것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뇌막염이나 뇌염, 뇌종양 등은 두통 이외에도 구토 등의 증세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구토를 동반한 두통이 있는 경우에는 정밀진단이 꼭 필요합니다.


치과의사로 20년 넘게 일하는 동안 부끄럽게도 저를 마치 생명의 은인처럼 생각하시는 몇 분이 계십니다. 그중 한 분이 바로 만성 긴장성 두통을 앓던 분이었습니다. 10년이 넘도록 두통에 시달렸는데 여기저기 다녀도 치료가 잘되지 않아서 결국 포기하셨다고 했습니다. 두통 때문에 저를 찾아온 것이 아니라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 온 것인데, 치료 도중 입을 잘 벌리지 못하는 것을 보고 턱관절을 검사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관절염 소견이 있는 데다가 이를 악무는 습관 때문에 근육통이 심한 상태였습니다. 결국 만성두통의 원인은 턱관절 질환 때문일 수 있다고 말하고 턱관절 치료를 했습니다. 치료는 통상적인 턱관절 치료법을 따랐습니다. 즉 물리치료, 운동요법, 약물치료, 마지막으로 스플린트 장치를 이용한 치료였습니다. 총 치료비용은 그 당시 50만 원 정도였고 3개월 정도 지났을 때 두통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단돈 50만 원으로 내 인생이 바뀌었다’고 고마워하셨습니다. 사실 치과에서는 특별할 것이 없는 치료였는데도 이런 치료 방법조차 모르고 계신 분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지요.

                      

턱관절 질환으로 발생하는 두통은 전문적인 치과 치료를 요합니다.

최근 턱관절 질환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턱관절 질환은 과도한 스트레스나 만성피로, 턱을 괴는 버릇, 껌이나 오징어를 오래 씹는 생활습관 등이 턱관절에 무리를 주어서 긴장성 두통을 일으킵니다. 턱관절 질환은 그 자체로도 문제가 되지만 긴장성 두통을 야기할 때에는 아무리 두통약을 먹어도 근본적으로 해결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턱관절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만성적으로 머리가 아픈 분들 중 턱관절이 좀 안 좋은 느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 가까운 치과를 찾아가 보세요. 삶의 질이 달라지실 수도 있습니다.






턱관절 장애 치료 및 예방 _ 치과진료실 엿보기


일단 턱관절 장애의 증상이 어떤지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잘 모르고 엉뚱한 곳을 치료할 수도 있으니까요. 턱관절 장애가 생기게 되면 초기에는 주로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귀 앞에서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통증이 생기는 부위는 주로 귀 앞부분이나 턱과 얼굴에 나타나고 머리에 생길 수도 있습니다. 질환이 진행이 되면 통증은 더 심해지고 입을 벌리는 것도 힘들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가 됩니다. 턱관절 장애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되어서 나타나고, 증상이 심해지면 치료가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자가 행동요법으로 완화시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턱관절 장애의 자가 행동요법


1. 단단하고 질긴 음식을 먹지 않는다.

오징어나 껌, 얼음, 질긴 고기 등은 턱관절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페인이나 향신료가 지나치게 많이 함유된 음식도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합니다.


2. 턱에 좋지 않은 습관을 개선한다.

턱에 좋지 않은 습관은 이갈이, 이 악물기, 턱 괴기, 엎드려 자기 등입니다.


3. 입을 크게 벌리지 않는다.

크게 하품을 하거나 쌈 같은 입을 크게 벌려서 음식을 먹는 등 입을 갑자기 크게 벌리는 것을 피합니다. 


4. 가벼운 턱관절 운동으로 턱근육의 긴장을 풀어준다.

턱관절 운동은 ‘얼~’하고 발음할 때처럼 혀를 위 앞니 뒤쪽 입천장에 닿게 하고 혀가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만 가볍게 스트레칭하는 운동하는 것입니다. 6회씩 하루 6번 정도 반복하면 됩니다. 이때 귀 앞쪽을 가볍게 손으로 눌러주면 좋습니다. 턱관절의 움직임이 손으로 감지가 될 것입니다. 특히 이 운동은 악관절 탈구에 효과적입니다.


5. 목과 어깨의 근육을 스트레칭합니다.

윗몸일으키기를 할 때처럼 머리에 깍지를 끼고 최대한 굽혔다 피는 것을 반복하는 상부경추 완화 운동, 코 밑에 손가락을 대고 머리를 최대한 뒤로 젖히는 상부경추 신전운동, 어깨를 펴고 날개 뼈를 최대한 뒤로 하는 어깨 운동이 턱관절의 긴장 완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6. 턱관절 주변의 근육을 따뜻하게 찜질한다.

반드시 양쪽을 같이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60~70도의 온찜질을 1일 2회 10~15분 정도 합니다. 단, 찜질 후에 부어오르거나 통증이 더 심해진다면 중단하고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자가 행동요법으로도 전혀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치과에서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교합안정장치(splint) 치료, 외과적 수술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