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의 걷기 운동

치아와 몸 건강

새벽에 일어나 강이나 하천 주변의 산책로에 나가 보셨습니까? 아니, 새벽이 아니라 한밤중에 나가도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 있습니다. 바로 걷기 운동을 하는 분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입니다. 걷기 운동은 전신운동 중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운동입니다. 걷기 운동은 모든 장기와 골격의 운동을 촉진시키고 활성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런 걷기 운동과 같은 얼굴의 운동이 있습니다. 바로 씹는 행위인 ‘저작운동’입니다.

저작운동의 사전적 의미는 ‘음식물을 구강 내에서 잘게 씹어 소화액과 접촉하는 면적을 크게 하고, 타액과 잘 섞이게 하여 소화관에서의 소화 흡수를 돕는 작용을 말한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기능이며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잘게 부수어 소화를 돕는 것만이 저작운동의 다가 아닙니다. 

저작운동에 관여하는 주요한 근육은 교근(masseter muscle), 측두근(temporalis muscle), 내 익돌근(medial pterygoid muscle), 외 익돌근(lateral pterygoid muscle)의 4개의 근육입니다. 이 근육의 작용은 뇌세포와 신경을 자극하여 활성화됩니다. 일본의 기후대학 연구팀은 ‘씹는 활동이 치매를 예방하며, 적절한 뇌기능을 유지하게 한다’고 임상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실험을 통해 고령 환자에게 의치(義齒)를 장착한 후 기억력이 증진될 뿐 아니라, 몸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저작운동은 또한 침샘에서 침이 잘 나오게 합니다. 침에는 필수 전해질, 당단백질, 항균성 효과 외에도 유익한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침은 음식물의 유해 세균을 죽이고 입 안의 상처를 치유하며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일차 소화작용을 하고 더불어 식품 첨가제나 환경호르몬 같은 화학적 성분을 중화하거나 불활성화하는 정화작용도 합니다.

음식을 잘 씹을 경우 암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일본의 한 대학 연구팀은 침 속의 페록시다아제라는 효소가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의 DNA의 변화를 막는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런 중요한 기능을 하는 치아가 만약에 상실된다면 저작기능이 저하되어 음식물을 대충 삼키게 됩니다. 소화기관에도 부담이 되어 섭취해야 할 식품을 고르게 먹기 힘들어져서 영양의 불균형이 오기도 합니다. 치아의 개수가 많이 줄어들게 되면 남아 있는 치아에 무리가 되어 손상의 속도가 더 심해지게 됩니다. 잔존 치아의 통증으로 잘 씹지 못해 결국 턱관절 장애까지 올 수 있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앞니가 손실된 경우에는 발음이 불명확해지고 미관상으로도 문제가 되어 대인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스트레스와 과민증까지 생기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최근 노후대비를 위해 투자 상품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은퇴 이후에 안정된 생활을 원하는 것은 모두의 바람입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모든 준비를 잘해 놓고서도 잘 씹어 먹지 못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치아가 자식보다 낫다는 말도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제대로 저작운동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