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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히 주무셨습니까?

문제 치아의 치료

by 김동석

중년이 되어서도 학창 시절 때 친구들과 가끔 만나서 여행을 갑니다. 남자들끼리의 여행이어서 잠을 잘 때에도 한 방에서 여러 명이 같이 잠을 잡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는 방을 정할 때 중요하게 체크하는 것이 생겼습니다. 바로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과는 방을 함께 쓰기 싫어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독한 경험을 해본 사람은 다시는 그 친구와 방을 함께 하기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들끼리 자는 진풍경이 벌어진답니다. 하지만 사실 이렇게 우스갯소리로 얘기할 것은 아닙니다. 코골이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심할 경우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30대 이상의 인구 20% 이상이 코골이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중 상당수는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거나 민망해서 숨기게 될 경우 큰 화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코골이의 원인을 바로 알고 또 치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코골이는 쉽게 말해 목젖이 떨리는 소리입니다. 누운 상태에서는 혀가 뒤로 처지고 이로 인해 기도가 좁아지게 됩니다. 근육이완이 쉽게 되어서 떨림 현상이 심한 사람이 바로 코골이가 심한 사람입니다. 술을 마시면 코골이가 심해지는 이유는 바로 알코올 성분으로 인해 몸의 근육이 이완되기 때문입니다. 연조직의 이완이 심해서 기도가 좁아지면 공기의 흐름이 어려워져서 10~30초, 길게는 1분까지도 숨을 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를 수면무호흡증(Sleep Apnea)이라고 부릅니다. 옆에서 코 고는 사람이 갑자기 숨을 쉬지 않아서 놀라신 기억 간혹 있으시지요?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대부분이 상기도(비강에서 시작되어 인후두까지 이어지는 구조)의 공간이 좁아지는 해부학적 이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비만으로 인하여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거나 혀, 편도 등의 조직이 비대해진 경우 목 안의 공간이 줄어들고 상기도가 좁아져 코골이 및 수면 무호흡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턱이 비정상적으로 작거나 목이 짧고 굵은 사람에게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두 번째 인두 주변 근육의 기능에 문제가 생겨 인두의 기도 확장근의 힘이 횡격막에 의한 흉곽 내 음압을 이겨내지 못할 때에도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이 발생합니다. 노화가 진행될 경우 연조직의 탄력이 떨어져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고 폐경기 여성의 경우 근육 긴장 기능을 하는 여성호르몬(프로게스테론)이 줄어들어 코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아의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의 가장 큰 원인은 편도 비대와 아데노이드 비대입니다. 아이의 코골이가 너무 심하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은 다른 질병과 연관성이 많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30%나 높다.

수면무호흡증이 위험한 것은 그 자체의 문제뿐 아니라 다른 질병과 연관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만 연간 3000~4000명이 수면무호흡증과 연관되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무호흡 시간이 길어지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산고 공급도 줄어들게 됩니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산소 결핍 증세가 생기면 심장은 몸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더욱 무리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심장 질환과 고혈압, 부정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30%나 높습니다. 혈액순환의 문제, 발기부전 등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해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잠을 잘 자는 것은 삶의 질에 대한 문제입니다. 잠을 자는 시간은 하루 동안 몸속에 쌓인 피로를 풀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이를 잘 수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일상생활에 반드시 문제를 일으킵니다. 하지만 코골이 환자의 대부분은 자신의 문제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부분 정말 코골이가 심해져 아내의 손에 끌려오시거나 수면무호흡증에 놀라서 찾아오십니다. 어제는 편히 주무셨습니까?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치료 - 치과 진료실 엿보기


연조직도 근육이기 때문에 운동을 통해 몸의 근력을 키우거나 몸무게를 줄이게 되면 효과가 있습니다. 현재 몸무게에서 10% 정도를 줄이면 실제로 기도가 넓어져 증상이 훨씬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혀가 뒤로 처지지 않도록 베개를 조금 높이거나 옆으로 눕는 것도 방법입니다. 술을 즐겨 마시는 사람이 코골이가 심하다면 술을 계속 마시는 이상 다른 치료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술은 근육을 심하게 이완시키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통해 몸무게를 줄이고, 금주를 통해 근육의 이완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코골이는 수술을 통해서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주로 이비인후과에서 시행하는 수술로 공기가 기도로 원활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줍니다. 주로 목젖이 길다거나 혀가 지나치게 두꺼운 경우, 편도가 좁은 경우 시행합니다. 하지만 각자 고유 기능을 하고 있는 조직을 없애는 것이고 또 조직이 다시 생겨서 재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잘하지 않는 추세입니다.


약물 치료는 근육 수축 기능이 있는 항우울제 같은 약을 처방합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약의 복용은 내성을 키우고 효과도 일시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것은 특별히 고안된 마스크를 통해서 공기를 주입해주는 방법입니다. CPAP, BiPAP 등으로 알려진 이런 양압기 사용은 효과에 비해 다른 문제점이 있습니다. 즉 착용감이 좋지 않고 지속적으로 마스크를 써야 하기 때문에 피부질환이 생기기도 합니다.


최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구강장치의 사용입니다. 이 방법은 이미 1930년대부터 시도했고, 80년대에 세계 수면학회에서 그 치료효과를 인정했습니다. 구강장치는 아래턱을 앞으로 당겨주어서 혀가 처지는 것을 막고 기도를 확보합니다. 구강 내 코골이 장치는 최근 성공률이 7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강 안에 이물감과 악관절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부작용을 최소화 한 장치들이 나와 있습니다. 그밖에 코골이 스프레이나 코골이 베개 등을 병행하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코골이도 치과에서 검진받으세요.

20220824_225200.png 구강장치는 아래턱을 앞으로 당겨주어서 혀가 처지는 것을 막고 기도를 확보한다. 구강 내 코골이 장치는 최근 성공률이 7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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