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적(主敵)에 대하여

by 신윤수

H형, 작년에는 호랑이해라며 형이 참 좋아했는데, 이제 음력으로도 토끼해, 검토끼해가 시작되니 형은 이만 하늘로 올라가 쉬어야 할 때가 되었네요.


아직도 지상에 남은 내가 세상일 바라보며 생각나는 대로 가끔씩 적을 테니, 하늘에서 보아주시구려. 하늘에서 보기 편하라고 앞으로 가급적 소제목을 붙여 드리겠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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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적(主敵)에 대하여: UAE의 적, 우리의 적


어제는 종일 <‘尹 UAE의 적’ 발언 여야 공방…“외교 참사 vs 표현 문제”>라는 기사가 TV, 인터넷에 돌아다녔어요.


이제는 감히 현직 대통령에게 尹이라고 외자로 쓰는 언론이 생긴 게 이채롭소. 우리 언론은 대통령 족(族)에게 감히 외자로 성(姓)만 쓰면 안 될 텐데 말이요. 혼나려고? 그리고 그 족(族)의 배우자에게 여사(女史)를 떼면 혼나는 걸로 아는데 말이요.


잠깐 말이 옆으로 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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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어제 있었던 우리나라 국회와 정치권의 웃기는 일들을 적어보려 합니다.

1. 표현 문제니까 확대해석하지 말라? 尹통의 “UAE의 주적은 이란,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라는 말의 어디에 확대고 축소고 해석할 여지가 있나? 그냥 바로 이해되는 말에다가 ‘표현문제’다 ‘해석 어쩌구’ 말하는데 정말 웃기지 않소? 구캐으원 나리들은 늘 영어 속에 살다보니 이런 쉬운 우리말도 해석해야 하나?


2. 외교(애교)차관의 답변이오. ‘다른 나라의 주적 운운은 외교상 부적절하다’고, 그럼 尹통이 말하면 괜찮나?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외국의 공개된 장소에서 말이오. 이런 게 “외교 참사”아니라 그냥 ‘외교 결례’? 아니 뭐라 할까 그게---?. 그러면 발언자가 즉시 시정하고 오해를 풀어야지, 다시 바이든-날리면의 2탄으로 이란인지 아닌지 ‘대국민 듣기평가’를 할 셈인가?


벌써 인터넷에는 이런 말이 돌아다닌다오. 그러기 전에 발언자가 ‘내 말의 진짜 뜻은 이거였다’ 설명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러지 않으니 다시 인터넷에---


‘이란’이 아니라 ‘이런’으로 들리는데!

‘이란’ 아닌 ‘저란’, ‘계란’, ‘거란’……등등!


3. 어제, 국회 ‘어느 당’의 초선의원들 45명이 3월 8일에 예정된 그 당 대표 후보(아니 아직 ‘후보 호소인’인가?) 羅모씨를 상대로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고요. “나씨는 윤씨에게 사과하라”는데? 그 당 초선들은 유치원생인가? 왜 남보고 남에게(아니, 女보고 男에게) 사과하라는겨? 웃기잖소!


그 당의 명칭이 바뀐 걸 확실히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인듯 싶소.

「국민의 힘」 → 「윤민의 힘」


참 H형도 국회(구캐)에 으원 젤 많은 당이「더불어명주당」으로 바뀐 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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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적을 만들다


여태 세상 살면서 나도 친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가끔 하지만, 돌아다니며 주적(主敵)을 만드는 건 참 이상한 일이요. 일국의 대표가 비싼 비행기 타고 외국에 큰 손님(國賓)으로 가서 “너네 주적은 재네고, 우리와 너네는 친구니까 재네는 우리의 뭐?”


아이들 소꿉놀이에 나오지요.


“너와 나는 친하고 재는 너와 안 친하니까 ‘너의 적’이고! 우리는 친구니까 ‘재’, ‘너의 적’은 내게도 적이지.”

요즘 유치원 애들도 이렇게 이야기 안해요. 외교적으로 말한다구 “우리는 모두 친구야(겉으로는), 우리에게 적은 없어!” 그러면서 (속으로만).


‘UAE와 이란’ 부분에 대해 나는 이리 이해합니다. 미국과 이란은 적대관계 (미국은 북한과 더불어 이란을 ‘악의 축’이라 부르니까), 미국과 한국은 동맹관계, 우리와 UAE도 친구관계, 그러니까 동맹이나 친구의 적은 이란이라고 한 거지요. 그러니까 이란은 우리의 적(?)


이것도 왠일인지(윤통은 군에 가지 못했거나 않았는데?) 군복으로 갈아 입고 UAE군의 군사훈련을 도우러 가 있는 전투부대도 아닌 아크부대(UAE군사훈련협력단)에 가서 말이오.


이거 이런 해석은 어떻소? “국군통수권자니까 내가 너희 보고 UAE의 주적인 ‘이란 공격해’라고 명령하면 너흰 공격해야 되!”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선전포고는 국회동의사항(헌법 제60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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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 외교에 대하여


군대는 나라를 지키는 조직이요. 국방은 글자 그대로 ‘나라 지키기’, ‘國防’이고, 영어로 ‘Defense’니까 나라를 지키는 거지 남을 침략하는 게 아니거든.


남의 나라 가서 군복으로 갈아 입더니, 그 나라 군사훈련을 도우러 간 부대더러 ‘그 나라의 주적’ 어쩌고 하면 이게 무언가? 내정간섭인가? 아니면 앞으로 군사동맹으로 바꾸자는 건가?


헌법의 군대 관련 조항이 이리되어 있다오.


제5조 ①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

②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헌법은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는데 말이요. 미국을 도와 이란과 싸워야 하나? 미국을 침략국으로 보는 입장도 있지 않나?


대만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전쟁하면 우리도 참전해야 되나? 예전에 우리 군이 월남전에 가서 많은 사람이 죽었어오. 월남전은 그때 동서양 진영의 대리전쟁이었고, 우리는 용병이었지요. 미국이 우리 군인들 월급까지 주었어요. 월 45불씩. 이 정도면 당시 우리나라의 보통 월급쟁이 봉급의 서너배(?)라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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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파병의 기억


참 기억나는 게 이때 채명신 장군(주월 한국군사령관)은 미국과 싸워 한국군의 작전권을 확보했다고 해요.


“미군과 한국군은 모두 월남을 도우러 온 거지, 전쟁은 기본적으로 월남의 전쟁이다. 우리의 작전에 대해 미군은 작전지휘를 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오. 당시 주월 미군 사령관 웨스트모어랜드 대장은 무척 황당했다고 해요. 미국이 무기·탄약·식량 심지어 월급까지 주는데 한국군이 미군의 작전지휘를 받지 않겠다니 기가 차서 말이죠. 그러다 나중에 동의하고 말았다고 해요.


만약 그때 우리가 작권지휘권 없이 내내 미군에 휘달렸다면 우리 사상자가 몇 배 더 발생했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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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작전지휘권’부터


내가 장황히 이야기하는 건 빨리 우리가 ‘전시 작전지휘권’부터 돌려받아야 한다는 걸 말하려는 거요. 전세계 국방력 6위의 한국군이 작전지휘권도 없다는 걸 세계 사람들이 알면 정말 기차다고 할 거요. 그리고 중형 항공모함, 핵잠수함, KF21Navy 개발 등 시간 걸리고 돈 많이 드는 일을 해야지요. 투표에서 득 보려고 의무복무하는 군인들 봉급 200만원 올린다는 포퓰리즘 말고, 그 재원부터 이리 돌려서라도 말이요.


그리고 중국과 긴장이 더해지며 대만은 의무병사 복무기간 4개월을 12개월로 연장했다오. 우리 병역법에는 현역 복무기간이 2년인데, 전에는 북한과 긴장이 완화되면서 18개월로 6개월 줄였어요. 이 정부 들어서서 요즘 국내외 안보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된 걸 보면 이것부터 원위치시켜야 될 것 같소(18개월→24개월). 이건 국무회의에서 심의 후 대통령이 결정하는 거니까.


며칠 전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일본의 핵잠수함 개발을 언급했습니다. 미국은 호주에 이어 일본에도 핵잠을 허용하는 모양이요. 일본은 임진왜란(1592년) 이후 정한론(征韓論)을 유지하고 있고, 현재 항공모함도 몇 척 만들고 있는데 여기다 핵잠까지 갖는다면 우리는 그저 고스란히 일본에게 먹힌다오. 우리가 빨리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다가는 북한이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 의해 우리 생명선이 막힌다는 거요.


현재 우리의 주적은 남한에 핵 공격까지 운운하는 북한의 공산정권이 분명하지만(헌법상 북한 주민은 우리 국민이니 그들까지 주적으로 볼 수는 없소), 지금 잠재(潛在)적 주적은 전에도 우리를 침략한 적이 있는 일본과 중국인 것도 분명하지 않소?


이번에 윤통이 아크부대에서 ‘UAE에게 이란, 우리에게 북한이 主敵’이라고 했다는 건 아마 ‘북한의 공산왕조, 즉 지도부’를 지칭한 거지 설마 역사와 전통을 같이 하는 ‘북한 주민’에게 주적이라 했을리가?


우리 언론들은 이런 거를 잘 분석해서 썼으면 좋겠어요. 모두 베끼고 받아적으면서 어떤 게 진짜 문제인지도 모르는 것 같아 짜증나네요.


대한민국 높은 나리들께서는 우리 일이나 잘하자고요. 딴 나라 내정이나 국방·외교에 간섭하는 건 국제관계의 금기사항이라요.


새해에 좋고, 신나는 일을 쓰려했는데, 참 멋적네요! 신문·TV나 인터넷에서 정치면을 끊어야 하나!


H형,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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